지난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성균관대는 원광대를 2-0으로 물리치고 4년 만에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7회까지 0-0으로 팽팽했던 흐름은 8회 성균관대로 넘어갔다. 연속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에서 최재혁(4학년.3루수)이 좌전안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고 선발 김용인(3학년.좌완)에 이어 구원으로 나선 윤중현(2학년.사이드암)이 원광 타선을 틀어막아 영봉승을 지켜냈다.
이로써 성균관대는 인하대(춘계리그),경성대(연맹회장기),홍익대(협회장기)와 더불어 올 시즌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남은 대회는 추계리그와 전국체육대회. 하지만 4학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무대는 이번 대통령기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제49회 대통령기 우승을 거머쥔 성균관대 2011년 이후 4년 만이라 기쁨이 더 컸다.
2016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일찌감치 1차 지명을 받은 10명의 선수들이야 마음 편히 이 행사를 지켜보겠지만 대부분의 고교·대학 졸업 예정자들은 운명의 24일(월)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과연 누가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을까? 어떤 선수가 1라운드에 호명될까? 행사를 앞두고 야구팬의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스카우트들도 삼복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목동과 신월을 오가며 게임에 나선 선수들 보다 더 긴 시간 야구장을 지켰다. 혹시 대학 내 쓸만한 후보감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었으나 그 반대. 원체 졸업 예정자 수도 적을뿐더러 뽑을 만한 인재가 없다는 것이 스카우트들의 공통된 푸념이다.
201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 현장
NC와 kt가 연이어 KBO리그에 참여하면서 한동안 대학선수들의 지명비율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흐름을 보면 마냥 낙관적이지 않다. 재작년엔 44.4%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엔 38.3 %로 낮아졌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느 정도가 될까? 스카우드들은 최악의 경우 30% 아래로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4년 더 야구를 했고 파워나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군 문제가 걸려 있다는 불리함을 안고 있고 게다가 성장은 더 이상 힘들다는 것이 대학선수들이 품고 있는 핸디캡이다.
고졸은 향후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당장은 부족해 보여도 향후 미래를 보고 데려오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선수들은 적어도 대체요원으로 활용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 최소 2군 선수들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 되야 뽑을 만 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대학 선수 중 현재 프로 2군 선수들 정도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 이는 10여명 내외 정도일 뿐이라고 스카우트들은 냉철한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신인 2차 지명 회의에서 대다수의 대학선수들은 된서리를 맞고 운동을 접어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는 이는 분명 존재 할 터.
포지션 별로 지명권내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들을 추려 보았다. 물론 이 중 일부는 미지명의 아픔 속에 육성선수로 출발해야 할 지 모른다.
* 투수 △ 1라운드 유력, 김재영 김승현 △ 우완 일색, 좌완, 사이드암 조기 지명 가능성 ↑
각 구단의 첫 번째 선택에 귀추가 쏠리는 있는 가운데 대학선수로 후보군에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건 김재영(홍익대4.사이드암), 김승현(건국대4.우완) 정도다.
이 둘은 나란히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으나 고졸 아우들에게 밀려 2차 지명회의에서 진로가 판가름 나게 됐다.
홍익대 김재영.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프로 입문 후 많은 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 출신의 김재영은 2013년 2학년 당시 최고의 피칭감을 보이며 일찌감치 서울권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87cm 74kg의 체격조건에서 최고구속 147km/h까지 던졌지만 평균구속은 140대 중반정도. 지난해 21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에 이어 올해 유니버시아드까지 2년 연속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7월 남해에서 열린 대한야구협회장기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다. 그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당장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지명회의 첫 번째 지명권을 쥐고 있는 kt를 비롯해 한화, KIA, 롯데 등 1라운드에서도 먼저 호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국대 김승현. 해외파까지 가세 1라운드의 흐름은 혼전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김승현에 대한 평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강릉고 시절 이미 완성된 체격조건에서 뿜어내는 묵직한 패스트볼은 스카우트들의 군침을 삼키게 했고 건국대에 진학 후 1,2학년 때 꾸준히 마무리로 나서며 위력적인 볼을 자랑했다. 등판 때 마다 가볍게 150km/h를 넘겼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구위가 주춤을 넘어 뒷걸음질 쳤다. 구속은 140대 중후반을 유지했으나 문제는 제구. 올해는 아예 마운드에서 모습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팔꿈치가 정상이 아니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만약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면 투수자원이 부족한 팀으로서는 주저할 수밖엔 없다. 그렇다고 그를 뽑을 수 있는 순번을 맞이 했을 때 마다할 팀이 있을까? 남 주기 아깝다는 생각에서라도 1라운드가 넘어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김영일 - 권용우 - 임대한 의외로 조기지명도 가능한 다크호스들이다.
대통령기 고려대와의 경기에서 148km/h를 찍은 김영일(원광대4), 작년부터 동의대 에이스로 자릴 잡고 꾸준함을 보여준 권용우(동의대4), 유격수에서 투수로 전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최고구속 146km/h을 찍으며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는 임대한(송원대4), 또 지난해 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 준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춘계리그 MVP를 수상한 임서준(인하대4)도 중간 라운드 이내 호명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방윤준(단국대4) 김찬균(연세대4), 김도영(동아대4)은 제구가 불안정하지만 패스트볼을 갖고 있는 우완들이며 노유성(성균관대4) 오세민(단국대4) 이정훈(영남대4) 김귀용(중앙대4) 도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김주한 - 고봉재 - 서덕원 - 이민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순)
옆구리 투수로는 김주한(고려대4) 고봉재(호원대4) 이민준(경남대4) 서덕원(건국대4) 김신우(경희대4) 정도가 기대를 거는 정도다.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고려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해 온 김주한은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일원으로 활약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올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저학년 때 이미 손꼽히는 옆구리로 분류되어 왔다.
경남고 출신의 고봉재는 최고구속은 김주한(140대초반)보다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능력을 자랑한다. 이민준 역시 4년 내내 구속이 늘지 않아 고민. 전반적으로 전년에 비해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나마 지난해 8승 5패 방어율 3점대를 기록했다는 점에 위안을 삼는다.
올해 대학은 물론이고 고교에서도 좌완이 귀한 편. 대상자 자체가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좌완들이 특수를 누릴 여지가 있다.
가장 유력한 대상자로는 2013년 모교를 추계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의 영광을 차지한 김성재(원광대4)가 있다. 올 초 허리와 팔이 좋지 않아 2.3학년 때 비해 등판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그래도 과거 성적에 대한 기대로 유니버시아드 대표에 발탁되어 참가했고 이후 대통령기 대회에서 조금씩 구위를 끌어올려 결승전에서 7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감투상을 받기도 했다.
* 포수 △ 눈에 띄는 즉시전력감 부재 △ 아예 고졸 영입, 장기적인 육성 쪽으로 눈 돌려
올해 지명에 나서는 대졸 포수는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자원 자체가 없기도 하지만 저학년이 안방마님 자리를 꿰찬 팀도 다수다. 4학년인 만큼 개인성적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뛰게 해 준 경우도 있다. 스카우트들의 시선은 그래서 아예 고졸쪽으로 향해 있다.
그나마 언급이 되고 있는 선수로는 김융(성균관대4),문성용(건국대4), 권유식(동의대4) 정도다. 김융은 3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올 춘계리그에서 타율5할 2푼(25타수 11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형 포수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성적은 17경기 출전 3할7푼5리(48타수18안타) 2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도루저지 능력을 갖추고 있고 투수리드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김융과 나란히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했던 문성용은 사실 나원탁(홍익대3.포수)의 부상으로 대신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올 초 부상으로 춘계리그에 나서지 못했으나 이후 대회에서 4할2푼9리(28타수12안타) OPS(출루율 + 장타율) 1.000를 기록할 정도로 불방망이를 선보였다.
권유식은 2학년 때부터 동의대 주전 포수로 뛰었다. 타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작년까지 홍성무(kt.우완)와 호흡을 맞추며 덩달아 시선을 끌었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융 - 문성용 - 권유식
이 밖에 이용석(단국대4),최재원(동국대4),김종덕(연세대4),소재환(한양대4)도 한 자리를 노리고 있는 대졸 포수들이다.
지난해 SK는 연고선수 1차 지명 선수로 이현석(동국대)을 데려갔다. 4년 내내 최고의 포수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만큼 곧바로 1군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입단 이후 퓨처스 경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며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결국 스카우트들은 제아무리 대학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프로에서의 적응력과는 별개라는 점을 깨달았고 이에 어린 고졸 선수를 데려와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키우는 편이 더 낫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