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제1독서
<그들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2,1-2.7-14
형제 여러분, 1 십사 년 뒤에 나는 바르나바와 함께
티토도 데리고 예루살렘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2 나는 계시를 받고 그리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른 민족들에게 선포하는 복음을
그곳 주요 인사들에게 따로 설명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전에 한 일이
허사가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7 그들은 오히려 베드로가 할례 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듯이,
내가 할례 받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8 할례 받은 이들을 위하여 베드로에게 사도직을 수행하게 해 주신 분께서,
나에게도 다른 민족들을 위한 사도직을 수행하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9 그리고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야고보와 케파와 요한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고,
친교의 표시로 나와 바르나바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가고
그들은 할례 받은 이들에게 가기로 하였습니다.
10 다만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기로 하였고,
나는 바로 그 일을 열심히 해 왔습니다.
11 그런데 케파가 안티오키아에 왔을 때 나는 그를 정면으로 반대하였습니다.
그가 단죄받을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12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기 전에는 다른 민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더니,
그들이 오자 할례 받은 자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몸을 사리며 다른 민족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13 나머지 유다인들도 그와 함께 위선을 저지르고,
바르나바까지도 그들과 함께 위선에 빠졌습니다.
14 그러나 나는 그들이 복음의 진리에 따라 올바른 길을 걷지 않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 앞에서 케파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복음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1-4
1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새벽을열며....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전 일 것입니다. 수학능력 평가를 마친 본당의 고3 수험생들을 데리고 강화도로 1박2일 여행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험을 보느라 수고한 아이들에게 쉼의 시간을 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낮에는 강화도의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펜션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이 알아서 할 일을 분담했습니다. 야채 씻고 다듬는 조, 고기 굽는 조, 밥을 하는 조 등으로 나눴습니다. 그런데 밥하는 조가 걱정되었습니다. ‘밥을 해 본 적이 있을까?’라는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밥 조의 아이들은 못 하는 것이 없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합니다. 더군다나 전기밥솥인데 못하겠냐고 말하는 것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고기를 함께 구워 먹다가 ‘뻥’하는 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기밥솥의 뚜껑이 날아갔습니다. 밥을 할 줄 몰랐던 아이들은 사람이 많다고 쌀을 밥솥 맨 위까지 가득 넣은 것입니다. 주방에는 여기저기로 튄 밥알로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할 것이라고 말한 아이에게 “밥 잘할 거라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말합니다.
“저 친구들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또 잘 놀아요.”
다 잘하는 친구였습니다. 뭐든 다 잘하니까 밥도 잘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경험이 없다면 잘할 수 없습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그렇습니다. 지금은 너무 바쁘고 할 일이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언젠가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그때는 신앙생활을 아주 열심히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가능할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진정한 경험 없이 잘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여러 예언자나 율법 교사처럼 예수님에게서 멋진 기도 방법을 배우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제자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그럴듯하게 보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특별하고 화려한 기도를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가 지금도 바치고 있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어떤 처지에서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단순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기도는 특별한 것이 아님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기도란 하느님과 인간의 대화라고 하지요. 대화를 나누는데, 특별한 장소에서만 할까요? 또 특별한 시간에만 할까요? 바쁘고 여유가 없을 때는 대화하지 않나요?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기도인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과 계속적인 만남의 경험이 축적되지 않는다면, 주님과의 좋은 관계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명언: 돈이란 써야 돈값을 한다. 쓰지 않는 돈을 모아서 무엇에 쓰려는가(백선행).
사진설명: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첫댓글 '다만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기로 하였고(갈라 2,10)',
10월 20일 예비신자 환영식이 다가옵니다. ^^
수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