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행자생활을 하며 대식스님을 시봉들때 였습니다. 한번은 산너머 청양 관산리라는 곳으로 경을 읽어주러 갔었습니다. 대식스님 이처사님,필화씨라는분과 저 이렇게 넷이서 어떤집에를 갔었습니다. 그집은 찣어지게 가난하고 사는것이 얼마나 남루한지,물론 그시절엔 시골 청양엔 모두 사는것이 힘들고 물자도 귀하고 그런시절이라 거의가 다 가난을 천형처럼 짊어지고
살때였습니다만,그집은 유독히 더 어려웠습니다. 살림도 어렵고 그런집인데 늘 그집 바깥주인 꿈에 이상한것이 보이고 가위에 눌리고 항상 꿈자리가 어수선해서
밤잠을 설치는 까닭에 그집 주인은 하루가 다르게 꼬치꼬치 말라가는 것이였습니다. 생각다 못해 절을 찾은 그집 주인아주머니가 대식스님께 간청을 해서, 하루만 틈을 내어 오셔서 경좀 읽어 달라고 사정을 하셔서 대식스님이 아무보시도 없이 그냥가서 경을 읽어주기로 한것이였습니다. 스님 한분에 따라간 사람이 셋이고 밤새 경을 읽어줘야 했는데 모두들 한두어시간 경을
읽자 배들이 고팠는데 그때 공양을 내왔습니다. 밥은 거의가 보리고 밥알이 희끗희끗하게 몇개 보일정도로 꽁보리밥 이였습니다. 반찬은 김치와 간장 한종지에 고추장 밖에 없고요. 그런데 그날 거기 가신분들은 모두 앞을 못보는 분들이셨는데,그중에 유독 필화씨라는분이 음식타박을 하는분이셨어요. 대식스님이나, 이처사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는 그냥 주는대로 달고 맛있게 먹는 사람들인데 필화씨는 입이 까다로왔습니다.
필화씨가 심술이 나서 말했습니다."이런 깡보리밥에
반찬도 물러터진 김치 하나밖에 없는데 이거 먹구 워치게 밤새 경을 하란말이여? 난 못해유" 대식스님이 혹시 그집 식구 들을까 싶어 얼른 말을 가로 막았습니다. "뭔 소리여? 지금 때가 어느땐디 음식타박이여? 그냥 잔말말고 맛있게 먹지뭇혀?" 궁시렁궁시렁하는 소리를 그집 처사가 들었는지 스님들 입이 깔깔하실것 같아서
밤참으로 죽을 쑤었다고 하는 소리를 스님께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앞못보는 필화씨가 곧장 심통이 나서 말했습니다."죽? 죽은 뭔죽이여? 난 굶었으면 굶었지
죽은 싫어유.안먹고 말지 그까짓 죽을 뭐 맛있다고 난 안먹어유"하며 못 참고 한마디 했습니다.
죽이 나왔는데 필화씨만 안먹겠다고하고 나머지 사람은 둘러앉아 맜있게 먹기시작했는데 대식스님이 걸리셨는지 필화씨를 불렀습니다. "아 이사람아 어서 와서 먹어 죽이 맛만있네.아 고소름하니 입에 착착붙어 얼마나 맛있나 물러 어이와..." 필화씨가 말했습니다. "아이 전 죽싫어유 스님이나 많이 드세유.안먹을 꺼니께유"
대식스님이 웃으시며 재차 권했으나 필화씨가 거절을 하시자 스님께서 "환희야 그죽 떠논거 너랑나랑 다 먹어 치우자"하셔서 죽을 맛있게 먹었지요.상을 물리시고
대식스님이 껄껄 웃으시며 제게 물으셨습니다."환희야 그 죽에 뭘넣었길래 그리 맛있더냐" 평소에 음식타박을 잘하시는 처사님이라 제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스님 소고기를 갈아 넣었씨유. 고기를 쌀하구 달달
볶다가 끓였나봐유.어찌나 구스름한지 너무 잘먹었씨유.입에 착착 붙던데유" 필화씨가 놀라 소리 쳤습니다. "뭐여? 소고기를 갈아 넣은 죽이란말이여? 그런죽을 나만 빼고 먹었단 말여?" 대식스님께서 크게 웃으시며 한말씀 하십니다."그려 맛있어서 와 먹으라고해도 굶었으면 굶었지 죽은 안먹는댔쟎어. 안잡숫는대서 실컷
먹었지 덕분에 포식했구먼... " 우리는 모두 크게
웃었습니다. 그집 처사께서 어려운 살림 에도 불구하고 큰맘먹고 육곳간을 하시는 형님네댁에 찾아가서 하얀 쌀 한말하고, 쇠고기를 갈아다가 스님들 입 깔깔하시다고 정성스레 죽을 쑤어 내온 것이였지요. 그다음부터 음식타박하거나 식당에가서 까다로움을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일이 생각나서 그냥 한끼 아뭇소리 말고 먹어두라고 합니다.
첫댓글 ^^* 나무아미타불!~()
건안하세요.......()
()..
좋은날 되세요.....음식 타박을 하면 안 되겠어요 ^^*.()
음식은 언제나 감사한 마음으로..고맙습니다...()
_()_ 나~무~아~미~타~불~
스님 편안한 저녁되십시요..^*^ ().. ..
늘 건안하십시요...()
앞으론 아뭇소리 안하고 잘먹어야 겠어여,건강하시고 늘 편안하게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