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10월 29일(목) ▲가을 남자 최백호① ◀낭만에 대하여 ◾최백호 ◾최백호+아이유 ▪이적 ▪김응수 ◀Laura-에이스 캐논 ◀부산에 가면 ◀길 위에서 ‘다시 못 올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는 보통사람으로 늙어가면서 인생의 황혼기로 접어든 이 시대 많은 아버지들이 가을 이때쯤 듣고 싶어지는 노래입니다. 지나간 청춘의 낭만을 애절한 허스키 보이스로 토해내는 최백호의 노래는 과거로의 추억 여행을 하게 만듭니다. 탱고 리듬을 빌려온 트롯을 타고 돌아갈 수 없는 ‘낭만’을 만나봅니다. https://youtu.be/CKrybgx_l3E 젊은 아이유는 예쁜 목소리로, 멋있게 늙은 최백호는 가슴으로, 부르는 ‘낭만에 대하여’입니다. https://youtu.be/V_ShrEDlVCc 1994년에 나온 이 노래 앨범은 2년 동안 거의 팔리지 않은 실패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작가 김수현이 우연히 이 노래를 들은 것이 열풍을 불러온 출발점이 됐습니다.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이 대목에 반한 그녀는 당시 드라마 ‘목욕탕집 사람들’에 즉각 이 노래를 등장시켰습니다. 평균 하루 한 장도 안 팔리던 앨범이 하루 2천장 이상으로 주문이 밀렸습니다. 최백호는 한 인터뷰에서 통학 열차에서 만난 ‘첫사랑 그 소녀’의 이름은 ‘박경희’, 자신이 첫사랑의 대상인 줄도 모른 채 초로의 할머니가 돼 있을 것 같아 이름을 밝혀도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실연이 이런 달콤함으로 남았습니다. 해외 거리 버스킹에 등장한 이적의 ‘낭만에 대하여’입니다. 이 노래 가사내용을 베를린의 독일인들이 알았다면 감동은 더했을 겁니다. https://youtu.be/G8K2Vm-I54E 정말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장용이 처음 불렀습니다. 자칭 음치라는 탈렌트 김응수가 ‘음치 탈출’ TV 프로그램에서 뮤지컬 형식으로 등장시킨 이 노래는 재미가 있고 별난 맛도 있습니다. https://youtu.be/kLMCP-PhHW8 도라지 위스키와 짙은 색소폰소리가 등장하는 다방은 여러 사연들이 만발했던 그 시대 사내들의 추억장소입니다. 최백호는 부산에서 어렵게 지낼 때 비가 오던 날 동래에 있는 한 다방에서 들려오는 색소폰 음악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합니다. 바로 그 기억을 꺼집어 내 노래속에 담았다고 한 인터뷰에서 얘기했습니다. 그때 스무번 이상 들었다는 에이스 캐논의 입니다. https://youtu.be/0Z3opTlaGP0 부산은 최백호에게 할 얘기가 많은 곳입니다. ‘낭만에 대하여’ 이후 제2의 전성기를 열었던 최백호는 2013년 ‘부산에 가면’이란 노래를 불렀습니다. 프로듀서이자 작곡가인 에코브릿지는 이 노래를 만들어 놓고 최백호에게 불러줄 것을 부탁했고 그는 흔쾌히 응했습니다. 부산역, 광안리, 달맞이 고개... ‘부산에 가면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에코브릿지가 최백호에게 이 노래를 부르개 한 건 절묘한 선택이었습니다. https://youtu.be/J-8uzwHYkbo 2012년 최백호는 12년 만에 새 앨범 ‘다시 길 위에서’를 내놓습니다.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 작곡했던 싱어송라이터에서 짐을 내려놓고 앨범 전곡의 작곡을 다른 뮤지션에게 맡겼습니다. 팝재즈, 탱고 등 다양한 장르가 등장하는 이 앨범에서 최백호는 노래에만 전념했습니다. ‘낭만에 대하여’의 다음 얘기처럼 들리는 타이틀곡 ‘길위에서’입니다. https://youtu.be/_Q1vuhVLRuQ 최백호는 노래에도 삶에도 기교나 꾸밈이 별로 없습니다. 일흔을 넘기면서 앨범에 당당히 7자를 달고 부지런히 활동하는 그가 함께 나이들어 가면서 보니 참 괜찮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