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간이 길어지면 몸도 맘도 피곤해지고 관두고 싶어지고 해서
이번 여행엔 중간 기착지를 몇군데 두었습니다. 체력 보충이나 여러가지 정비도 해야하니 말이죠
대마도도 그 일환 중의 하나로 생각한 계획입니다. 기분 전환이랄까...
아침에 일어나서 부산국제여객터미널로 이동합니다. 인근에 주차장이 있는데 하루 7000원씩 해서 14000원으로 주차 해결.
2층에 올라가서 여행사 깃발보고 가서 시키는대로 다 했더니 표를 줍니다.
시간되서 들어갑니다.
들어간 쪽이 히타카츠라는 곳인데 북부 대마도라서 출발한 지 한 시간 정도만에 도착합니다. 한적한 마을입니다.
하루 숙박할 곳은 이곳이 아닌 대마도가 아닌 남부의, 대마도 최대 마을인 이즈하라 라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 출발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그냥 마을 구경하고 돌아다녀봅니다.
콘비라 에비스 신사라고 되어있는데 그냥 한 번 올라가 봅니다.
근데... 문은 신사 도리이가 맞는데 위에 올라가보니, 작은 지장보살 석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안내책자를 훓어보니 지장보살 순례길이라고 되어있는데, 작은 석상이 88개가 이어져 있습니다.
올라가서 보니, 히타카츠 항구가 한 눈에 보이면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줍니다.
석상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봅니다. 석상에 보면 숫자가 1번부터 88번까지 써있고 그 앞에 그릇이 있는데
그 안에 참배객들이 올려놓은 동전이 있습니다. 뒤적여 보니까 1엔에서 50엔까지 다양합니다.
보통 한 곳에 30엔 정도는 있는거 같더군요. 저거 다 털면... 30*88 = 25.... 2500엔이 넘는 거금이 나오더군요
차마.. 털지는 못 하고... 저도 1번이랑 88번, 처음과 끝에 10엔씩 올려봅니다.
뭐, 딱히 소원을 빌지는 않았지만, 못된 일 한 건 아니니까 벼락은 안 맞겠죠 ㅎㅎㅎ
한 바퀴 다 도는데 거의 1km 정도 되더군요. 내려와서 버스 터미널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배도 고프고, 몇 가지를 사가지고 갔습니다. 왜냐하면... 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까지
버스로 걸리는 시간이 무려... 2시간 30분. 섬 전체가 산길에 길도 좁아서 제한속도가 40~50 km 입니다. ㅡㅡ;
대마도 특산이라는 카스마키라는 빵이랑 째리뽀 한 봉지 샀죠. 카스마키는 432엔인데 2엔 깎아주네요.
지장보살 납전의 힘인가??? ㅎㅎㅎ
버스표를 사고 버스에 올라탑니다. 버스표는 하루 패스권으로 1000 엔에 파네요. 관광객들에게만 말이죠.
원래대로라면 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까지 53 정거장, 가격은 3450엔 ~~~ 훨 싸네요.
가면서 먹어본 군것질거리. 째리뽀는 거의 같아요. 다만 녹색 맛이 청포도맛이 아닌 매론맛이라는 말고는..
카스마키라는 빵쪼가리는.. 별로.. 그냥 기회있어도 먹지 마세요. 느끼하고 맛대가리 없어요.
그냥 롤케익에 팟 들어간 거 한 줄, 허연 앙꼬 같은거 들어있는 거 한 줄, 요렇게 있네요.
두 줄 다 먹고, 째리뽀 몇 개 먹었더니 배가 무쟈게 부릅니다.
버스타고 가는데, 시간이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말고는 계속 혼자타고 갑니다.
옆으로 내다보니 동네가 섬인지라 수변 마을이 많이 보입니다. 보기엔 엄청 이쁩니다.
졸고졸고 또 졸고를 몇 차례.. 드디어 도착한 이즈하라. 역시 조용한 어촌마을 같습니다.
처음 도착한 히카타츠보단 크긴 하지만.. 서울로 치면, 마을이 지하철 3정거장 거리도 안 될 거 같더군요.
실직적인 마을은 한 정거장 거리도 안되고 말이죠.
동네 곳곳에 조선통신사의 길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벽화부터 유적지가 많이 있어요 ㅎㅎ
천천히 마을을 거닐어 봅니다. 마을 가운데로 물이 지나가는 것이 배 띄어서 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동네가 조용해서 그런지 고즈넉한 맛이 있더군요.
지나다 본 마을의 차들. 한국과는 다르게 경차들이 상당히 많아요. 아기자기한 모양의 차랄까..?? ㅎㅎㅎ
근데.. 군용차 같은 것도 있더군요. 험비같은 말이죠. 뭐하는 차인지는 모르겠네요.
번호판을 보니까 일반 민수용 차와는 확실히 다르긴 하네요.
지나면서 재밌게 본 건물. 은행 이름이 18 은행이네요??? 한국에선 육두문자의 대명사가 여기선 은행이름 ㅎㅎㅎ
또 다른 하나는 무슨 상점인데, 가게 입구로 향한 화살표엔 '천국' 이, 반대로 향한 화살표엔 '지옥' 이 있습니다.
들렸더가라는 강렬한 표현인 듯 합니다 ^^
돌아다니다 보니 배도 고프고.. 관광객들이 많이 찼는다는, 물론 대부분이 한국인, 티아라 몰로 들어갑니다.
음식점 아무데나 들어갔는데 우동전문점이네요. 특이하게 가게 안에 손 씻는 곳이 있습니다.
김치우동(460엔)이랑 3개짜리 유부초밥(200엔)을 시켰는데, 맛이 아주 좋군요.
맵고 짠 걸 좋아하는 저에겐, 대마도 특산이든 뭐든 빵쪼가리보단 훨씬 훌륭합니다 ㅎㅎㅎ
동네가 작은것이 장점이 하나 있더군요. 유적지 돌아다니기에 아주 좋습니다. 걸어서 10분이면 어디든 도착하니 말이죠.
가기 전엔 자전거 렌탈을 할 까 했었는데 두 다리로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후 6시가 넘어가니 문을 닫는 곳이 많아지는군요.
그래서 한 군데. 흥선대원군을 탄핵해 권좌에서 끌어내린, 구한말 꼿꼿한 선비의 표상인 최익현 선생이 순국지.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최익현 선생이 일본에 끌려가서 돌아오지도 못하고 죽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미 꽤 늦어서,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했는데 엄청 구리더군요.
뭐.. 예약을 안해서 부랴부랴 막 전화해서 방을 잡은 제 잘못이 크지만요.
와이파이 안되고, 이불 더럽고, 방에 머리카락 막 굴러다니고... 싼게 비지떡. 1박 4200 엔.
밖으로 나와서 주점을 찾습니다. 한 잔 먹어줘야죠 ㅎㅎㅎㅎ
꼬치구이집으로 들어가서 아무거나 시켜봅니다. 문제는.. 술을 잘 못 시키겠더군요.
안주야 손으로 그냥 집으면 되는데 술은 왜 이리 큰 병만 있는지..
처음에 꼬치안주 3개랑 사케 한 홉 시켰는데, 술이 너무 적어서 모자르더군요.
다른 술 하나 더 시켰는데, 잔은 커졌는데 너무 맹탕이네요.
아무 술병이나 카리키면서 '스몰'을 부르짖었지만, 소통은 없었습니다 ㅡㅡ;
한일관계 단절....
그냥 같은거 한 잔 더 시키고 안주 몇 가지 더 맛보고 나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려고 샤워실에 가니까 알아볼 수 없는 두 개의 통이 있더군요.
영어도 안 쓰여있고, 한자도 없고... 가나는 모르겠고... 어제의 이은 관계단절 2연타.
이토록 제 자신의 비루한 지식으로 인해, 그냥 두 개 다 한 번씩 몸에 바르고 마구 문댑니다 ㅡㅡ;
숙소를 나와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요기를 합니다. '쓰시마버거' 라고 하는데
여기서 잡히는 오징어랑 톳을 재료로 썼다고 합니다. 맛은 근처에 있는 모스버거랑 차이를
모르겠네요. 제가 워낙 미각이 바닥이라.. 한국 햄버거랑 차이도 없는 것 같네요...
오전에도 그냥 몇 군데 돌아다닙니다. 조선통신사와 관련된 유적지가 많이 있네요.
지리적인 특성이 크겠죠. 고종의 막내 딸인 덕혜옹주와 대마도주 소씨 남정네와 결혼을 축하하는 봉축비도 있고..
덕혜옹주 인생이 참 고달프고 불쌍했다는걸 아는데, 뭔 놈의 축하 봉축비. 볼모로 끌려갔을 뿐인데 말이죠.
여기는 동네가 아주 작은데 곳곳에 절이랑 신사가 상당히 많네요. 규모가 작든 크든 군데군데 있어요.
그 중에 하치만구 신사라는 곳을 가봤습니다. 한국말로 하면 '8번궁 신사' 정도 되나요??
올라가서 소원 적어놓은 곳을 봤더니 한국인들이 많이 오긴 하나보군요.
한글로 쓰여진 편지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니 말이죠.
한국 땅에다 소원을 빌 것이지, 뭣하러 왜놈 땅의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윗동네에도 그렇고 아랫동네에도 그렇고 항상 빠친코 가게가 있네여. 가 본김에 한 번 해봅니다. 할 줄도 모르는데..
가지고 있던 동전 1440 엔. 순식간에 털립니다 ㅠㅠ 아까비...
이제 컴백할 시간이 됐습니다. 선박표 받고 항만세 내고 했더니 동전이 또 나오네요.
출출하기도 하고 불편한 동전도 들고오기 싫어서 라면이랑 과실주 한 캔 삽니다.
뭔지도 모르고 산 라면 맛 굳~~~ 별로 안 느끼해요 ㅎㅎㅎ
캔은 알콜 도수가 3% 밖에 안 되는지라 시원한 복숭아 맛 탄산음료 같네요.
드디어 배가 들어오고,,,,,, 대한민국 부산 컴백 완료.
내일은 김해 봉하마을을 시작으로 남해 쪽을 지나갑니다.
만사에 행운이 깃드는 평안한 밤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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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
고맙습니다
사진 볼만 한가요?? ㅎㅎ
좋은 여행되세요
감사합니다. 건강이 최고요 ㅎㅎ
여행 제대로 하시네요..토요일은 한밭 관광농원으로 오세요^^
주말엔... 남해안 쪽에서 있을 거 같아요 ㅠㅠ
덕분에 구경잘합니다^^
허접한 여행기를 잘 봐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
우왕~~~
굿
감솨요~~~~ ㅋㅋ
우와잘 봤습니다
사진을 자꾸 몇 개씩 빼먹고 있는데.. 다행입니다 ^^
멋진여행이시네요
지루해지는 중간에 기분전환 좀 하려고 잠깐 다녀왔어요 ㅎㅎ
일본항구는 부유물이 거의 없다능...잘보았읍니다...험비같은차는 일본 험비개량형으로 Komatsu LAV(경장갑 고기동차량)입니다. 일우익이 독도침공시 한국이 대마도점거, 교환요구를 대비해서 1개분견대(중대)에서 1개레인져(대대)로 증편하고 레이다,지대공등등 설치..
아.. 일단 저거 타고있는 넘들.. 전투복 입고있던 4명 정도... 그 넘들이 우익놈들이군요.. 대마도민은 한국과 외교마찰이 없길 바라고 있던데, 저 놈들은 대마도로선 불필요한 놈들이네요
대마도도 우리땅이라고 태극기하나 걸어놓고 오시지요.
대마도가 우리 땅인 것도 좋지만, 현재 갖고있는 우리 땅 좀 안 빼았겼음 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