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독약의 소멸, 그리고 근원적 광명
우리가 죽는 그때, 우리는 마음의 본래자리로 돌아온다.
즉, 몸과 마음이 풀려남에 따라 모든 것이 分解된다.
욕망, 성냄, 무지 이 3가지 독약이 소멸된다. 이렇게 온갖 부정적인 감정, 윤회의 뿌리가 실제로 소진되었을 때, 틈이 생겨난다.
이 과정은 우리 몸의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있는 그대로의 순수함과 자연적 단순함 그대로의 마음 본성의 원초적 토대에서 일어난다.
이제 그것을 가리웠던 모든 것이 제거되고, 우리의 참된 본성이 나타난다.
3독이 소멸함에 따라 우리는 점점 더 순수해진다.
마음의 본성을 가리웠던 모든 것이 소멸되므로, 리그파가 점점 명료하게 나타나 커지기 시작한다. 삶 속에서 밝은 마음을 가렸던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므로 우리의 참된 본성을 어둡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겨진 것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도 같은 원초적 근원, 곧 우리의 절대적 본성뿐이다. 이를 근원적 광명(淨光明, 아누다라삼먁삼보리, Clear Light) 또는 밝은 빛의 서광이라 일컫는데, 의식 자체는 일체를 포용하는 진리의 공간 속으로 용해된다.
죽는 순간 나타나는 이 초월의식은 공(空)의 세계로부터 나오는 투명한 빛(clear light)으로 상징된다. 경험하는 의식은 사라지고 순수의식이 베일을 벗고 나타나는 것이다. 이 무색 투명의 빛은 햇빛이나 불빛을 초월한 빛이다. 모습을 가진 모든 물체는 다양한 색깔을 갖기 마련이지만, 근원적 광명은 모습이 없기 때문에 색깔도 없다. 공(空)은 아무것도 없음이 결코 아니며, 논리의 영역을 넘어서 있기 때문에 이름과 모습의 세계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설명할 수도 없다. 모든 규정과 정의를 초월해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허무의 세계가 아니다. 그 자체의 있음은 결코 부정될 수 없다. 물론 형태와 이름의 세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은 그 공(空)을 알 수도 없으며 체험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무(無)일 수밖에 없겠지만......
죽음이 찾아와 육신을 벗는 더없이 중요한 순간에 의식을 지닐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투명한 빛을 알아차리고 그것과 하나가 된다면, 윤회의 환영과 굴레는 그 즉시 산산이 부서져 버린다. 꿈꾸던 자는 즉각적으로 실체(존재의 근원)에 눈을 뜨고 위대한 깨달음을 성취한다.
마지막 숨이 막 멎으려고 할 때 의식체의 탈바꿈이 이루어진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임종자가 잠에 빠져들려고 하거나 수면상태가 계속되려고 하면, 이를 막아줘야 한다.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그대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의식을 집중하라!)
숨이 완전히 멈춘 것이 확인되면 서서히 잠에 빠져드는 임종자의 목의 동맥을 부드럽게 그러나 단단히 눌러 줌으로써, 척추 에너지 통로(수슘나 나디, 중추신경)에 있는 생명력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고 정수리의 브라흐마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도록 돕는다.
마지막 날숨이 멎고 아직 몸 안에 숨이 남아있는 기간이 바로 생명력이 중앙에너지 통로에 머무는 기간이다. 이 순간에 가장 순수한 상태의 빛(다르마카야)이 출현한다.
(아, 고귀한 집안에 태어난 아무개여, 지금 그대는 존재의 근원에서 나오는 투명한 빛을 체험하고 있다. 그것을 알아 차리라. 그대의 현재의 마음(分別識)이 곧 존재의 근원이며 완전한 선이다. 그것은 본래 텅 비어 구성물질도 없고, 모습도 없고, 색깔도 없는 궁극의 실재 그 자체이다. 투명하게 '비어있는' 그대의 순수한 의식(空)이 곧 붓다이다. 이것을 깨닫는 것으로 충분하다. 본래 텅 빈 그대 자신의 마음이 곧 붓다임을 알면 그대는 붓다의 마음에 머물게 되리라.)
호흡의 종결과 내적인 호흡의 중지 사이의 시간은 대략적으로 한끼 식사를 하는 시간(약 20분 정도)이라고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런 과정 전체는 아주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즉, 악한 인생 길을 걸어온 사람이나 건전하지 못한 에너지 통로를 가진 사람은 중앙에너지 통로에 생명력이 머무는 상태(첫 번째 clear light)가 손가락 한 번 퉁길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깨달음을 얻거나 건전한 에너지 통로를 가진 사람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일반 사람들은 생명력이 중앙 에너지 통로에 머무는 동안 의식체가 기절한 상태로 3일반 가량 이어진다(4일이라고 하는 경전도 있음). 의식체의 기절(죽는 순간 대상을 경험하던 의식이 사라짐)은 초월의식이 등장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절상태에서는 위대한 해탈의 기회를 인지하지 못하고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최초의 투명한 빛을 인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깨어 있어야 한다.
호흡이 완전히 정지된 후 한식경이 지난 뒤엔 카르마의 어둠으로 약간 흐려진 두 번째의 투명한 빛을 체험한다(몸밖에서 투명한 빛을 경험하는 죽음 중간계). 이 순간은 생명력(프라나)이 카르마에 따라 오른쪽이나 왼쪽 에너지 통로로 흘러 들어간 후, 육체에 있는 적당한 출구를 통해 빠져나갈 때이다. 의식이 몸밖으로 나가면, 자신이 죽은 것이지 살아있는 것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던 불투명한 의식이 갑자기 투명해진다. 이 상태를 '불순물이 섞인 신비한 몸'이라고 한다. 이때 두 번째 투명한 빛을 인지하면, 어린애 광명(자식실재)과 어머니 광명(어머니실재)이 융합되고, 진화의 추진력(카르마)이 힘을 잃는다. 햇빛이 어둠을 정복하는 것 같이, 투명한 진리의 빛이 진화의 추진력을 소멸시켜 절대자유의 경지에 이르게되는 것이다. 신비한 몸은 마음으로 만든 미묘한 에너지 몸으로서, 꿈에서 경험하는 몸과 비슷하다. 카르마에 상응하여 만들어지는 자식실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약간 흐려진 투명한 빛이 자신의 흠없는 본래면목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즉시 투명하게 각성된 몸으로 변형된다.
육체를 벗어 던진 맑고 영롱한 빛덩어리(子體, 소우주)는 원래 영계모체(대우주)의 한 부분에서 떨어져 나왔다가 다시 그 모체로 돌아간다.
사자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이 몸밖으로 빠져나간 것을 느끼게 되며, 지금 죽은 것인지 산 것인지 알지 못하는 혼란 속에서, 마치 자기가 여전히 육신을 가지고 살아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슬피 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자를 보지 못한다. 가족들이 애통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나, 사자가 그들을 부르는 소리를 가족들은 듣지 못한다. 그리하여 절망감에 빠져들 때 갑자기 우리 의식 속에 여러 가지 색깔의 빛과 광선이 나타난다. 마음의 본성(리그파)이 자발적인 에너지로 변환되어 분출되는 사실을 모르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며 당황할 수밖에 없다. 다르마타 바르도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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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안개꽃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두 가지 의문이 한꺼번에 해결되었어요. ^^
궁금한 거요.. 이 문서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갖고 계세요? 신기신기..
구글에 있는데요.. 검색문서 주소로는 안열리고.. 그냥 저장된 페이지예요
아우 안개꽃님 언제나 감탄하지만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