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3,1-12
1 그 무렵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유다 광야에서 이렇게 선포하였다. 2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3 요한은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이사야는 이렇게 말하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4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5 그때에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요르단 부근 지방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나아가, 6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7 그러나 요한은 많은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8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9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 10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
11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12 또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하시어,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지난 10월의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뵙고 싶어졌습니다. 전화할 수도 없고, 편지를 써도 수신이 가능한 주소도 없습니다.
기도해도 부모님께서는 침묵 중이셨고, 꿈에서도 잘 등장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무작정 운전해서 부모님 산소에 갔습니다. 산소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연도를 바쳤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그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움에 무기력한 마음마저
더해져 우울해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 비가 쏟아졌습니다. 쌀쌀한 날씨였는데, 비까지 맞으니 추워서 도저히 산소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미사 가방을
챙기고, 부모님께 인사한 뒤에 차 있는 곳까지 뛰었습니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산소까지 차를 끌고 갈 수 없었기에, 한참을 비
맞으며 뛰어야만 했습니다.
차에 도착해서 수건으로 젖은 몸을 닦는 순간, 우울한 마음이 사라졌음을 깨달았습니다. 차를 운전하는데 라디오에서 아주 멋진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저를 위로해주고 힘내라며 옆에서 가수가 불러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식당 주인과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해서 나가려고 하자, 괜찮다면서
주문받습니다. 비 맞은 제 모습이 안돼 보였는지 음식이 나오기 전에, 자기들이 먹는 계란 후라이가 남았다면서 먹으라며 주십니다.
식당 주인의 배려에 감동하며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외로움은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아서 생겼음을 비 맞으며 뛰다 보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멋진 노래를 듣고, 계란 후라이를 먹으며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음을 그래서 외롭지 않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늘 함께하는 주님과 나의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으쌰~”를 외치며 힘차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유다 광야에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합니다. 그는 자기만의 구원을 위해 이렇게 외쳤던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 광야에서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 꿀을 먹으면서
필사적으로 외쳤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미리 알려준 주님께서도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우리와 함께하면서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시는 것입니다.
무기력함과 함께 희망 없는 삶이라며 절망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때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즉, 자기 삶을
되돌아보면서 주님께로 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또 세례자 요한처럼 누군가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합니다.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행복한가? 그렇지 못한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아리스토텔레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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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한은 사막에 유목민 처럼 입고 먹었다고 합니다. 유목민은 낙타틀 가죽을
적당히 뀌매어 입고 가죽끈을 만드어 허리에 둘렀으며 농사를 짓지 않고
자연에서 우연히 습덕한 "매뚜기와 산 굴" 을 먹고 살았다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