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착 하나를 내려놓는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유에 가까워집니다.
출세라는 말은
오늘날 성공과 승진 높은 지위를 뜻하는 말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 단어의 뿌리를 따라가 보면 그 의미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출세는 불교에서 유래한 용어로
본래 출세 간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여기서 세간이란
우리가 살아가는 속세 즉 욕망과 집착 생노 병사로 이어지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출세가는 그 세계를 벗어나 깨달음의 경지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번뇌를 내려놓고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출세의 본래 의미입니다.
그런데 출세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깨달음을 잃은 존재가 다시 중생을 위해 세상에 나타나는 것 이 또한 출세라 합니다.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는 뜻의
부처님 출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벗어남과 돌아옴 이 두 방향이 함께 출세라는 말 안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궁을 떠났습니다.
세속의 명예와 권력을 등지고 진리를 찾아 나선 것이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출세였습니다.
세상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번뇌로부터의 자유를 향해 나아간 것 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말의 의미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세간을 벗어난다는 뜻에서 시작된 이 말이 오히려 세상 속에서 더 크게 성공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명예와 부를 얻는 것이 출세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내려놓으면서 시작된 말이 어느새 더 많이 가지는 것을 향한 말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의 역전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남깁니다.
살아가다 보면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더 많이 가질수록 마음이 가벼워지기보다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는 사실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응무소주 이 생기심
이라 하였습니다.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마음을 낼 때
비로소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붙잡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가 시작된다는 이 가르침은 출세의 본래 의미를 다시 비추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묻게 됩니다.
진정한 출세란 무엇인가?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인가?
아니면 더 가벼워지는 것인가?
출세는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선택입니다.
무엇을 더 가지려 하기보다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를 바라보는 순간
이미 방향은 달라집니다.
작은 집착 하나를 내려놓는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유에 가까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