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여름 논산 영창에 있었던 형제들...
형제들... 아니 이제는 나를 형제라고 하지 않겠지... 하지만 나의 기억속에 그대들은 형제...아니 형들이었지...내가 제일 나이가 어렸으니까.
다 모두 다 나보다 형들이었지. 나는 군대를 지원해 놓은 상황에서 이 종교를 알게 되었으니까.
1살 이상에서 5살이상 형도 있었지. 4살이 제일 많았었던가...?
여튼 그래 봐야 그 때 25살이었겠군.
지금 내 나이 36, 지금 25살 군대를 다녀온 사회인이나 대학생을 보면, 분명히 성인이지만 어려보이는것은 그만큼 내가 나이를 먹은게지.
형제들... 형들은 내가 어떻게 중립이라는것을 지키러 들어왔는지를 알고, 그 때 부터 나를 특별히 대해주었지. 이 종교를 접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이 종교의 세세한 문화를 잘 몰랐던 내게 다들 따뜻하게 대해주며 침례도 받지 않았지만 다들 형제로 여겨 주었지, 그리고 밖에서 내게 격려와 위로를 하던 사람들도 모두 형제라고 불러 주었지.
이후 출소후 나의 이야기는 모두 다 알거야. 그리고 이제 아마도 나 최용로라는 감옥에서 만난 동생은 기억속에서 사라져가고 있겠지.
"형","동생"
난 사실 이 단어를 사회에 나와서는 잘 안써. 세상은 말이야 동생이라는 말로 이용해 먹으려 하고 형이라는 말로 빌붙으려 하거든. 뭔가 원하는게 있어서 "형","동생"이라는 말을 쉽게 쓴다 말이야. 물론 나를 동생같이 여기고, 형이라고 따르는데 사회 통념상 그리 부르는 사람에게 언제봤다고 그리부르냐라고 까지는 않지만 너무 쉽게 이 말을 쓰지는 않아.
그런데 이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를 벗어난 지 십 수년이 지난 지금 왜 그대들을 형제라며 글을 쓸까?
인생 70에 36은 후반전이지... 70이후는 연장전이야. 어느덧 36살이 된 나를 돌아보며 추억하건데 여호와의 증인교는 정말 나쁜 종교이지만 종교를 떠나서 그냥 가장 힘들었던 시절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를 생각해본다면, 그 기억은 지우기 어렵고,
정말이지 종교라는 문화를 떠나서 그 논산영창에서 팬티만 입고 각 잡고 앉아서 전방을 주시하고, 그대들과 교감 하던 때를 생각해보면 너무 인간미가 없는 요즘 세상에 혈육으로 맺어진것도 아닌데 그렇게 가까워 질 수 있는 사람들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 아마 없을게야.
왜냐하면 내가 예전처럼 순수하지 않고, 내 연배의 사람들이 순수하면 얼마나 순수하겠어? 아마도 그렇게 순수한 사람을 만난다면 성인군자일거야. 예수님도, 부처님도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이라는 말을 한걸보면 하늘나라에 가려하든 극락에 가려하든 어린아이와 같은 천사의 심성을 가져야 한다는것은 동일한데 나이를 먹고도 그렇게 순수해지는건 정말 어렵다는걸 새삼 느껴.
그렇게 향수에 젖어서 기억하건데. '종교'라는걸 떠나서 힘든 때에 살과 살을 맞대고 함께 칼잠을 자던 때를 생각해보면 너무나 싫어하게 된 종교이지만 내 기억속의 그대들의 모습은 왜 웃음지어 질까...
그것은 아마도 그대들도 나도 그만큼 세상에 때타지 않고 순수했던 시절에 어려움을 정말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견뎠기 때문이겠지...
아마도 이번 생에는 또 다시 그런 추억은 생기지 않을거야. 무엇 보다도 내가 너무도 세상을 편하게 사는법을 알기 때문이지.
다들 어찌 살아가누? 행복한가? 여전히 힘들고 어렵진 않은가?
우리가 옥살이로 들어 간 것만 아니면 단체 사진을 찍어서 그대들을 기억 해볼건데... 사진 한장 없네...
나는 평범하게 살아가는데 나를 좀 알게 된 사람들은 비범하데.
나를 비범 한 줄 알던 사람들은 내가 지극히 평범히 살아가는것에 의아한가봐.
나는 법을 잘 알게 되었어. 내가 말하는 법은
자신을오염하지마라
살생하지마라
간음하지마라
탐욕하지마라
열심히일하라
이렇게 다섯개야 그런데 이렇게 법을 알게 되니까 이 나라가 말하는 헌법도 잘 알게 되고, 모든 사회와 국가의 질서도 잘 이해하게 되었고, 인간의 행동도 다 이해 하게 되었지.
지금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직업은 대리운전이야. 사실 주업은 탁송이지만 늘 대리운전이라고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지.
사람들은 내가 대리운전기사라면 그런가보다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깔보는 사람도 많아. 뭐 누가 누구를 깔보건 그건 그들의 눈이니까 내가 알봐 아니지만, 법적인 마찰이 생겨서 경찰서에 가면 경찰관들도 나를 깔보는 경우가 종종있어. 그러면 내가 왜 비범한지 나 스스로가 느끼지.
예를 들면 위에 다섯가지 법중에 열심히일하라는 법이 있는데 나는 대리운전을 해서 먹고살아. 도둑질을 해서 먹고 사는게 아니고 일을 해서 먹고 산다고. 그런데 경찰관이 나를 깔보고 고소하러온 나를 무시한다면 경찰관에게 말하지. 나는 대리운전을 해서 세금내고 밥을 먹는데 당신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가? 라고, 일을 하지 않으면 생산되는게 없고 생산되지 않으면 얻어먹거나, 훔쳐먹거나, 뺏어먹거나 안먹어야 하는데 안먹고 사는 사람은 없다 말이지. 즉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남의 것을 탐하게 되지 탐욕하지마라는 법을 어기게 되지. 누군가가 자신의 것을 탐한다면 세상사람중에 누가 좋아 할 사람이 있겠어.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그건 예비도둑놈이야. 경찰관 그만 두어야지.
검사고, 판사고, 대통령이고 간에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지 않으면 예비 도둑놈이야. 기생충이야. 도둑놈이 죄안짓고 열심히 일해서 먹고사는 사람을 무시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법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그래 어느덧 나는 판사 검사에게도 법이 뭐냐고 묻는 비범한 사람이 되어있네. 아마도 내가 20살에 법을 깨쳤다면 고생안했겠지. 나를 폭행한 근무자에게 그랬을거야
"야야야! 니도 요 들어와서 앉아라 니도 법을 어겼네." ㅎㅎㅎ
이렇게 법을 안다면 옥살이 하러 가지도 않았겠지.
어쩌다 그대들에게 비범한 나를 자랑했네. 그래 세상에 특별한것이 없고, 대단한것이 없더라. 그러하기에 자유로워졌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대들은 자유로운가? 그대들은 행복한가? 어느덧 나를 잊었는가?
그냥 나는 순수했던 그대들을 추억해보고, 종교적관념이나 경계심 없이 순수하게 그대들이 보고 싶다네.
그대들이 나를 배교자네 본래 침례를 받지 않았으니 형제가 아니네, 믿음이 없네 등등으로 여겨도 괜찮아. 나는 대인이니까. 나는 그대들보다 한두살어리지만 그대들을 어여삐 여긴다네. 나의 건방짐에 보기 싫은 횽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혹여 여호와의 증인교에서나 사회에서 어려움이 있고, 벗이 필요하다면 내가 특별히 도와 줄것은 없지만 나를 찾아.
나는 신을 욕할지언정 신을 배신하지 않고,
여호와의 증인교를 증오할 지언정 인간 그 자체를 미워하지 않는다.
첫댓글 오 좀 멋진데요~
심금을 울리네요
우두머리들이 나쁘지 조정당한 사람들까지 미워할 수 없는 그 마음
역시 님은 깊은 분이시네요
침례받지 않으셨으니 배교자가 될 수 없고 형제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하는건 그 사람들이 웃긴거고
믿음은 각자의 것이니 믿음이 없네 모라고 하는것도 성립이 안되겠죠.
침례받은적 없다는것이 부럽습니다~그래도 인사하고 지낼려면 그렇게 할 수는 있을텐데
글을 잘 쓰는군. 인생은 넓게 보면 참 실망스러운 요소들의 집합이지.
자유로운 그리스도인이다..진정한 자유로움에 건배합니다
저는요... 그리고 또 한 내 삶의 낙이 없다고 하는 날이 이르기 전에, 뭔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는 날이 이르기 전에, 최소한 진리를 아직은 모르겠다. 종교가 거짓되다 허왕되다. 실망스럽다고는 하지만 그 무언가...영적인 필요와 그 무언가를 갈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래도... 지지고 볶고 싸울지언정 훗 날 추억이 되는 시간들이 더 있었으면 해요. 여러분들과요.
건배!
영적인 갈급함으로, 또 현실에 맞서 살아낸 날들이 느껴집니다. 여전히 증인인 제 가족들에게 저는 어떻게 여겨질지 모르나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게 될 것임을, 그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살아낼 것을 희망합니다..
전시 상황도 아니고 살아가는거 별것도 아닙디다. 단지 좋은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더 즐거울 수 있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