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효과있을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중국 유학을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이나 유럽권이 아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조기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 조기유학의 실태와 준비 가이드를 알아봤다.
우리나라에 중국유학 붐이 인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문이 갑자기 열리고, 많은 학부모들이 중국으로 아이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직 교육체계가 잡힌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곳에서’ ‘서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로’ ‘중국어를 쉽게 마스터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였다.
수치를 봤을 때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한국 학생들이 많다. 지난 6월 28일 중국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의 수가 6만2천 명으로 전체 외국 유학생 중 1위(21%)를 차지했다. 외국인 유학생 5명 중 1명이 한국학생인 셈이다. 이는 미국에 있는 한국 유학생 수보다 많다.
왜 중국인가?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한국학생이 늘고 있는 것은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잠재성과 미래를 연계하려는 계획에서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트렌드다.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존재감은 알려진 대로다.
중국유학이 한국 학부모들에게 어필하는 현실적인 이유는 많다. 우선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이다. 시간 여유만 있다면 언제든지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다. 영어권 국가들에 비해 등록금이 저렴하고 물가가 싸다는 것, 중국어와 영어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중국 유학생의 수가 느는 이유다.
아카데미 이우싼 유학원 김정애 본부장은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지만 학교 시스템은 자본주의로 굴러간다”며 최근 중국의 교육제도가 확실한 방침대로 자리 잡은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북경대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들을 만들었다.
중국정부는 엘리트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정부에서는 일류고등학교에 좋은 학교 출신의 교사를 우선순위로 발령시킨다. 교사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조기유학의 체계가 잡힌 것도 중국유학을 선호하는 이유다. 단순한 중국어 실력 향상이 아닌 명문대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한 유학이라 유학생활의 패턴도 달라졌다.
“대충해서는 중국 현지 학생들과 동일하게 경쟁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아직도 고등학교 진학할 때 당락이 있는 입학시험 제도가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고입 시험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명문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학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중학교 시절이 타이트하게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주 5일 제도가 자리를 잡은 국가다. 주말이 되면 유학생들은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별도의 공부를 한다. 사설학원이 조금씩 생기는 분위기지만, 우리나라처럼 과열되어 있지는 않다.
유학생들은 외국인 특례로 중국학생들과 별개의 본고사를 통해서 북경대 등 중국 명문대에 입학이 가능하다. 한국대학 수시는 중국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전형, 어학특기 전형에 응시할 수 있고 국내 고등학교에서 준비하는 것보다 합격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두 언어를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다는 것도 중국유학의 매력으로 꼽는다. 초·중학생은 매일 중국어와 영어로 각각 4시간씩 수업하는 쌍어 과정을 약 3년간 진행하면 양쪽 언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다.
엘리트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
중국 고등학교는 국가 중점학교를 비롯, 시(市) 중점학교, 구(區) 중점학교 그리고 일반학교가 있다. 중점학교란 국가와 시·구에서 인정한 명문학교다. 국가 중점이나 시 중점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이미 중국 명문대에 입학 초청장을 받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점고를 거쳐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은 중국 엘리트 코스의 기본이다.
중국은 우리보다 소득이 낮지만 다음 세대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21세기 중국의 1백 개 대학과 중점학과를 세계 일류로 만든다는 이른바 ‘211공정’ 교육개혁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중국학교의 재정이나 학생 선발·관리에 학교장의 재량이 매우 크다는 사실도 놀랍다. 재정자립이 원칙인 시 중점학교의 교장들은 우수 학생들을 뽑기 위해 학부모 초청 입시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많은 학교들은 기숙제로 운영된다. 모든 공부는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점심시간에도 자습·숙제·보충강의로 운동장이나 농구장에서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학년별·과목별로 모여 있는 교사들의 사무실 입구는 늘 학생들의 숙제장이 쌓여 있고, 어학 선생님들 사무실 앞에는 과문 외우기 검사를 받는 학생들이 줄을 선다. 언어 학습법으로 ‘외우기’를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공부 외 활동을 등한시하는 것도 아니다. 일주일간 학농(學農 : 농촌봉사) 활동에다 한 달 이상의 학생절 활동도 한다. 학생들은 서예·그림·발명이나 창작 출품에도 자유롭게 참여하고 참관한다. 중국학생들이 국제두뇌올림픽 경기에서 항상 상위권이라는 사실은 중국의 ‘엘리트 공교육’이 학력신장은 물론 창의력 개발에도 상당한 교육성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 상하이는 교육도시?
중국의 경제특별시 상하이는 현대와 전통 두 가지의 모습이 공존하는 곳이다. 교육환경도 좋은 편인데, 외국인들의 거주지로서 특히 손색이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과 함께 상하이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교육기회평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교육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하이에 있는 초·중·고등학교의 수는 1천 개에 육박한다. 이 중 상위 33% 학교가 일류로 불린다. 외국인 학교는 한국과 일본 등 비영어권 출신 학생들을 위한 특별반 편성에 주력할 정도로 기현상이다. 가장 오래된 국제학교인 YCIS는 푸시와 푸동 캠퍼스의 학급 수를 대폭 늘렸을 정도다. 상하이의 국제학교는 한국 학생들이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한국인들이 많다. 무려 20%에 이르는 수준이다. 입학절차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학비는 1년에 3천5백만 원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