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4년만에 찿아온 도토리 풍년해라고 한다
요즈음은 온산에 베낭을 메고 도토리를 줏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어제는 정말 꼬부랑 할머니가 등에 도토리를 한자루 가득 메고
20키로 정도 나가는 도토리 무게 때문에 허리가 땅에 닿듯이 지팽이를 짚으며
산에서 내려오신다.
보통 하루종일 산속을 헤메며 도토리를 줏으면 20~30키로 정도 줍는데
우리는 집 주위에서만 120키로를 줏었다.
8키로가 한 말 이니까 이정도면 한 가마니 하고도 반가마 이다.
우리집 호동이 놀이터에서 빙돌아 누렁이 집까지 온통 도토리 나무인데 동네분들이
도토리를 줏으러 오고 싶어도 우리집 을 거처서 가야 하지만 무엇 보다도 애들이 짖어대니까
아예 우리집 부근으로는 도토리를 줏으로 오지를 안해서 도토리 나무들이 모두가 우리 차지이다.
아침일찍 애들 놀이터를 청소 하다보면 호동이패 놀이터 안에도 도토리가 떨어져 있고
툭 툭 하면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사방 여기저기 들려오는데 청소하고 아침을 먹기전에
우리내외는 집 사람은 누렁이패들 쪽 나는 호동이 놀이터 쪽 을 도토리를 줍는데
그냥 허리를 굽혀가면서 줍는것이 아니라 하도 많이 떨어져서 앉은 자세로 기어 다니면서
그냥 줏으면 된다 ,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번씩 .줍는 재미에 빠져서 어떨때는 아침밥도 굶는다.
집사람은 도토리가 꿈에까지도 보인다고 해서 내가 웃어지만 나도 한번 꿈속에 도토리가 나타나서
우리는 크게 한번웃었다
도토리를 너무많이 줏었다고 동네 아주머니 들이 구경 까지와서 이많은걸 누가 다먹는냐고 .
하면서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데 나는 속으로 웃으면서 그래도 먹을 사람들이 다 있습니다...
줏은 도토리를 두번식 나누어서 읍내 방앗간에 가서 빻아왔다 빻는 삯 만 6만원을 주고 처음 것은
금요일 빻아서 3일간 물에 담가서 물을 갈아주면서 떫은 맛을 우려내고
오늘 고운 보자기에 걸려서 큰통에 담아두었다가 내일 쯤 도토리가루들이 가라 앉으면 물을 버리고
봉지에 도토리 가루들을 담아서 냉동실에 보관 하면 된다.
원래는 이 가루들을 다시말려서 보관 하면 되는데 여기 괴산에서 나는 도토리들은 가루를 말려서
도토리 묵을 쑤며는 묵이 풀어 진다고 해서 이렇게 냉동 보관 해야 된다고 하는데
집사람 도토리 맛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가루를 말려서 도토리 묵을 쑤며는 묵이 조금은 딱닥 해지는데 말리지안한 가루로 묵을 쑤며는
야들 야들 하면서 부드러워 도토리 묵이 맛있다고 한다
.
우려낸 도토리 물을 이렇게 큰통에 퍼담고 나서 다시 촘촘하고 고운 자루에 퍼담으면서
꼭 짜서 찌꺼기를 골라내고 난 물을 몇번 깨끗한 물로 갈아 주면서 하룻 동안 담아두면
도토리 가루는 갈아안고
그위에뜬 물은 퍼 내버리고 갈아앉은 가루를 비닐 봉지에 조금씩 담아서
냉동실에다 보관 해두고 먹고싶을 때 마다 묵을 쑤어서 먹으면 된다.
내일 다시 집사람 한데 물어보고 맛있는 묵을 쑤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장화를 신고 여기에 들어가서 자근 자근 밟으면 도토리 물이 우러 나옵니다.
이걸 한자루당 물을 부어가면서 대 여섯번은 우려내야 되니까
엄청 힘이듭니다.
다행히 오늘 오전은 비가 안와서 오전 내내 밟고 또 밟고 ......
참.. 도토리를 빻을때는 통째로 빻아서 이렇게 자루속에 넣고 밟아 줍니다.
우려낸 물을 여기에 담아서 큰통으로 옮겨갑니다.
이렇게 물속에 넣어두고 물을 갈아주면서 한 이삼일 떫은 물을 우려 냅니다.
도토리의 삽살한 맛은 얼마만큼 떫은 물을 우려내는냐에 달려있습니다.
도토리 때문에 앞쪽에 베어놓은 들께가 다 말랐지만 타작을 못 하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도토리 작업을 끝내고, 모레는 들께를 타작 해야하는데....
해마다 가을 이 되면 내년에는 농사를 줄여서 조금만 해야겠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고생을 사서 합니다.
아직도 밭에는 콩도 있고 케다만 고구마도 있고 또 11월이면 절임 배추도 해야되고.
애들 돌보랴, 밭일 하랴 . 또 밤에는 카페에 글 올리랴....
정말 바쁘게 살아 갑니다.
도토리 묵 만들기가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지 나는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전에는 집사람이 도토리를 가을에 줏어도 20키로 정도 밖에 안되니까
그냥 혼자 살살 하면 되는데 이번에는 너무 많아서 도토리 줏을 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오늘 너무 힘드네요.
아직 60키로 더 남았는데 내일이 걱정입니다.
지금도 글을 쓰다말고 도토리 물을 갈아주고 왔습니다
도토리 묵 장사하는 집 같습니다.
이정도 도토리면 약 40키로 됩니다.
옆에 다라이에 까만것은 더덕 씨앗 입니다.
집주위 빙둘레에 이렇게 온통 도토리 나무들 입니다.
우리만 줍기때문에 가을이면 느긋하게 틈나는 대로 줏으면 됩니다.
하룻밤 지나고나서 윗물을 모두 따라 버리고 바닥에 갈아앉은 도토리 가루를 봉지에 담으면서
우리 성례여사 왈 .. 보물 을 건지는것 같다고 활짝 웃습니다.
이렇게 봉지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 해두었다가 먹고싶을때 먹습니다.
.
첫댓글 우와 도토리묵이 이렇게 많은손이 가는줄 몰랐네요...맛나겠당..
할머님이 하시는거 봤어요
날씨가 추울때는 잘 우러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ㅎㅎ
물도 여러번 갈아두고
그러다 무거운 돌로 지그시 눌러주고
그 다음 말리시는거 ᆞ
입에 오기까지 ㅠㅠ
두분에 사랑이 느껴집니다.
아이구~~도토리묵이 이리 손이가는걸 지금알았읍니다
20일날 맛볼 생각을 하니 벌써 기대가 됩니다.
엄마 애 쓰셨어요.
제가 가서 어깨 주물러 드릴께요.
뭐든지 정성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