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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선생님은 십 여 년의 현장 경력 중 지난 5년은 구리시종합복지관에서 일했고
이후 5년은 경기도 양평의 한 생활시설에서 일했으며
작년부터 다시 구리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한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에서의 맡았던 일의 대부분은 재가복지사업이었으며
지금도 복지2부 부장으로 지역사회보호사업과 노인복지센터 업무를 맡고 계셨습니다.
아직은 많은 고민만 있고 구체적으로 들려줄 이야기가 없다고 하셨기에
오랜 실무경험 속에 담겨있는 요즘의 고민과 생각을 부탁드렸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인해 고립되는 어르신?
구리에는 구리시종합사회복지관이 유일한 복지관이다.
그렇기에 어르신을 섬기는 사업은 모두 맡아 하고 있다.
가정도우미, 가정봉사원, 독거노인생활지도사, 간병인
그리고 노인복지센터의 노인요양보호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들의 목적은 하나인데 이를 이루기 위한 제도가 많다보니
사업도 많고 내용도 중복된다.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섬기겠다는 목적 하나인데 가는 길이 여럿이다.
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과제이다.
복잡하게 산재해 있는 일들을 ‘돌봄 사업’ 하나로 묶고 풀어내고 싶다.
우리는 이 모두를 한 기관에서 맡고 있으니 가능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 일들을 맡아 진행하면서 고민도 생겼다.
이렇게 복지관에서 파견하는, 제도로 어르신을 섬기는 분들이 각 가정에 파견되면서
어르신 가정에 찾아오던 이웃의 발길이 끊어진 것이다.
요양보호사가 가는 가정이 약 서른 네 가정 정도인데
이 분들이 방문하는 가정에는 평소 왕래하던
가정봉사원이나 간병인 등도 방문하지 못하게 되었다.
‘중복’, ‘누락’ 등의 용어로 방문하는 것이 ‘서비스 중복’이라는
큰 실수를 하는 것과 같은 모양이 된 것이다.
요양보호사는 단지 네 시간만 만나고 오는 것임에도
이 같은 이유로 다른 분들의 방문이 차단된 것이다.
가정봉사원이나 간병인 등은 복지관에서 주선하여
오랫동안 한 동네에서 가까이 지내던 분들이신데
서비스 중복을 이유로 방문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이웃들도 찾아가기 쉽지가 않다.
결국 요양보호사가 방문하면서 오직 요양보호사에게만 의존하는 모습이 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복지관이 중심이 되는 사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복지관의 (행정적)편리를 우선해서 사업을 고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구리시에는 총 열 세 곳의 요양보호사 파견센터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요양보호사파견사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다.
사례관리란
사례관리는 도움을 요청하신 그 분과
주변 이웃과의 관계를 잘 파악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이후 부실한 관계는 도와드리고 튼튼한 관계는 살려야 하고
그러한 주변 관계들이 풍성해짐으로써
지속가능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사례관리의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잘 기록하고 점검하고 살피는 것이 사례관리인 것이다.
현장에 밀착해야
10년 전에 지역신문에 정기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이야기를 실은 적이 있었다.
한 주에 한 가정의 이야기를 실었는데
그 이야기를 담기 위해 꾸준히 동네를 두루 다니며 가정방문하면서 사연을 듣고 정리했고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고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복지인생에서 그 때가 무척 행복했다.
심장수술이 필요했던 아이의 사연이 신문에 실리고
그 사연을 보고 지역주민들이 보여준 관심으로 수술이 잘 진행되었을 때의 감동이란..
그 아이의 눈빛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후 그 사연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였다.
지금도 그 책을 보면 뿌듯하다.
다시 복지관으로 돌아와 일하고 있는 지금,
그때의 마음과 감정으로 일하려고 노력한다.
시간이 흐르고 직급이 올라도 현장과 밀착해서 일해야 한다.
현장과 열정은 정비례한다.
복지관의 한계, 그 속에서 고민해야
학교들이 방학하면 복지관은 아동도시락 사업으로 바빠진다.
구리시 전체의 결식아동을 위해 도시락을 만들고 배달해야하므로
전 직원이 매달린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사업은 한계가 많다.
서비스만 있고 감동이 없게 된다.
아이들의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것들을 극복해야 한다.
시의 지원을 받아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고 일정한 실적도 있어야 하지만
방식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상황을 이유로 안주하는 것이다.
복지관의 한계는 누구나 알 것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큰 숙제이다.
상황 탓만 하기보다는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떤 것을 취해야 할까,
어떻게 일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제 생각도 이와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원 선생이 쓴 글 ‘기관 종사자들이여!
사회복지에 역행한다고 낙담하지 말고 희망을 찾자..’도 이와 같은 이야기죠.
모두들 고맙습니다.)
결국 복지관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일한다면서
새로운 일, 특이한 일 자꾸 만들어내고 감당하지 못하지 말고
이미 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주민들과
잘 풀어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에 올해는 나의 복지 철학을 만들고 다듬는 것이 목표이다.
이렇게 복지관 사업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을 안고
어떻게 풀어야 할지,
무엇으로 중심을 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첫댓글 최은영 선생님 고맙습니다. "고민?"하여 얻는 바, 그 깨달음을 나눠 주십시오.
같은 재가복지 일을 해서 그런지 고민이 닮아 있습니다. 고민은 많은데.. 답은 선뜻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또 고민하며 나아가야겠지요.. 더 나은 방향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