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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고 하지 말아주세요” | ||||||||||||||||||||||||||||||||||||||||||||||||||||||||||||||||||||||||||||||||||||||||||||||||||||||||||||||||||||||||||||||||||||
행정도시 건설로 문닫는 연양초등학교 제65회 졸업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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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추위가 한풀 꺾여 햇살이 따스했던 16일, 남면 연양초등학교 제65회 졸업식과 병설유치원 제27회 수료식이 열렸다.
이 날 졸업식이 특별했던 이유는 행정도시 건설로 인하여 많은 주민들이 이미 이전을 마친 상태에서 연양초등학교도 2월29일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졸업하는 학생들의 대부분도 이미 거주지는 옮긴 상태에서 “연양”의 졸업생이 되고자 멀리서 통학을 하며 학교를 지켜왔던 것.
연양초등학교는 이날 졸업식을 「잊을 수 없는 ‘우리 연양’ 다시 만남을 위하여」라고 이름붙이고 사라지는 학교에 대한 아쉬움과 다시 만날 날의 희망을 염원하였다.
이 날 졸업하는 초등학생은 총 21명, 유치원수료생 4명으로 여느 시골학교와 다르지 않은 작은 규모의 조촐한 졸업식이었지만 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는 연양초인지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각 방송국, 신문사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식이 시작되고 국민의례에 이어 학교의 역사와 옛 모습, 그리고 학생들의 활동사진 등이 담긴 영상자료를 상영할 때 이미 졸업생 중 몇몇은 훌쩍거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장 교장은 “이제 그동안 정들었던 교실과 운동장, 주변의 나무들과도 헤어져야 한다”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어서 “학교가 사라짐을 아쉬워하고 슬퍼할 일만은 아니다. 행정도시에 더 아름답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연양초가 다시 여러분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호 연기교육장은 치사를 통해 “교육현장에서 애써 온 교장선생님과 교직원의 수고에 감사하다”며 격려했다. 또한 연양초의 혼과 전통을 이어가도록 행복도시 내 연양초 기념관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후 졸업생들에게 모교를 잊지 말고 졸업생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6학년 김 현 학생은 답사를 통해 “정든 모교와의 작별과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서운함, 선생님들과의 이별이 슬프지만 연양초의 졸업생으로 부끄럽지 않게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송사와 답사가 이어지는 동안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쉬운 마음을 애써 감추기도 했고 몇몇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로 시작되는 졸업식 노래 제창 시간에는 주변에 있던 선생님,학부모, 기자까지도 눈시울을 붉혀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1939 년 연양공립심상소학교로 설립되어 오늘까지 졸업생 5,180명을 배출한 연양초등학교는 남면 면소재지의 학교로 행정도시 추진 이전까지만 해도 200여명의 학생수를 유지하였지만 행정도시 건설로 인한 주민이주로 졸업생 21명을 포함한 54명의 학생만이 남아 있다.
16일 졸업식 이후 2월 29일자로 폐교되어 연남초등학교와 통폐합될 예정이지만 실제 연남초로 가는 학생은 4-5명 뿐이며 다른 학생들은 각자 삶의 터전을 옮기는 부모를 따라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오늘 졸업장을 탄 21명의 학생은 각각 조치원중학교 7명, 조치원여중 3명, 금호중학교 3명, 성남중학교 5명,논산 1명 공주 1명,대전 1명으로 진학을 하게 된다.
성남중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는 임규호 학생은 “빨리 중학생이 되고 싶어서 졸업을 하는 것은 기분이 좋다. 하지만 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이 아쉽다”며 “연양초에서 도시문화체험을 갔던 일이 기억이 많이 남는다. 이제 친구들과 헤어진다니 너무 섭섭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지호 학생은 계룡 엄사중학교로 진학하는데 이미 집은 계룡시로 이사간 상태. 지호는 이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6년을 이 곳에서 다녔다. 얼마 전 눈이 많이 왔을 때 친구들과 썰매타고 눈싸움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지호는 역시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가장 섭섭하다고 한다.
이 곳에서 나고 자란 김 현 학생은 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 더욱 서운하다. 이미 대전으로 이사를 갔지만 아버지의 모교이기도 한 연양초를 대를 이어 졸업한 현이는 어른스럽게도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슬프지만 내 고향이 멋진 도시가 된다니 기쁜 마음도 든다”고 한다. 빨리 행정도시가 들어와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한다.
조치원으로 이사간 곽서우 학생은 조치원여중에 진학한다.. 서우도 행정도시가 들어오면 부모님과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행정도시 개발에 기대가 많이 된다. 빨리 도시가 완성되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식이 진행되는 내내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아내던 이진섭 학생은 아직 이주를 하지 않은 상태. 아버지 이주청 씨는 “바로 이사를 해야한다. 내 모교는 아니지만 학교가 사라진다니 참 아쉽다.”며 “행정도시가 들어온다는 것이 반갑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결정되어서 추진되는 것이니 빨리 진행이나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양초 38회 졸업생이라는 김지춘 연양초등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가 폐교되는 것의 의미를 축소하며 “학교가 아예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정도시 건설 후 연양초의 이름으로 다시 66회 졸업생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대전으로 이사했지만 행정도시로 돌아올 것이며 연양초를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행정도시 진행상황은 주민입장에서 서운하고 불만족스럽다”며 “당초 주민들의 협조한 취지에 맞도록 원안대로 추진되어야지 과학도시니 뭐니는 의미가 없다”며 잘라 말했다.
행정도시 건설이라는 국가적인 정책에 의해 연양초등학교는 이제 폐교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지만 연양초를 행정도시 안에서 다시 이어가고 싶어하는 노력과 소망이 연양초 졸업식을 마지막이라고 표현할 수 없게 하였다. 마지막이 아닌 또다른 만남을 준비하는 연양초 졸업생과 동문들 앞날에 따뜻한 빛이 비추기를 함께 소망할 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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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2월 16일 16:2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