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은 부분이고 어둠은 전체다
每水冥海溟 (매수명해명) 매(每, 늘)와 수(水, 물)의 글자를 합치면 해(海, 바다)가 된다.
每木會梅檜 (매목회매회) 매(每, 늘)와 목(木, 나무)의 글자를 합치면 매(梅, 매화)가 된다.
每人侮人悔 (매인모인회) 매(每, 늘)와 인(人, 사람)을 합쳐보니
每日晦光誨 (매일회광회) 남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모(侮, 업신여김)가 나온다.
分明合冥(분명합명)
모든 물은 어두운 바다를 어둡게 하고
모든 나무는 매화와 회화나무가 모인 것이고
모든 사람은 남을 모욕한 걸 후회하고
모든 날은 그믐빛을 가르쳐준다
일주일에 한번씩 YMCA 연경반 강의를 해온 류영모가, 요일마다 새겨야할 뜻을 풀어놓은 것.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했고, 시간을 철두철미하게 재고 활용하는 것을 삶의 방침으로 삼았던 사람이다. 류영모는 금요일에 강의를 나간 기록이 있지만, YMCA의 일정에 따라 특정 요일에 출강을 했을 것이다.
수요일마다 어두운 바다를 어둡게 하고
목요일마다 매화와 회화나무를 만난다
남을 모욕한 일을 후회하는 사람들에게
일요일마다 그믐빛을 가르친다
밝음은 부분이고 어둠은 전체다
[다석일지 1958. 11.22]
매주 수요일 강의를 하는 뜻은 무엇인가. 바다의 물을 더욱 깊게 하여 그 어둠의 깊이를 더해주는 일이다. 심오(深奧)함이란 게 바로 이런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