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련
심곡 김병곤
갈잎처럼 형형의 흔들림들
쓰러지다를 반복한
영혼의 저 영금이
끝내 제 몸 버리지 못하고 새롭게 살아난다.
시차의 꽃 피우는 바람 있었지
별로 가는 길
달에 닿은 몸짓
어둠을 밝히는 반전 있음이니 벼랑의 설레임 있다.
그리움이여
미완의 사랑이여
푸르게 일구어 가는 희망이여
제 빛을 잃어 실의에 찬
조각나 사랑을 얻지 못함 있었드라도
자신의 참의지 아님이여
멈추어 있는 생각
숨겨져 있는 눈으로 도도한 사랑의 협곡을 찾지 못함 뿐인 것을
... 하여
심곡 김병곤
일상의 올곧지 아니한 토실한 들풀이 하찮을지라도
평정의 마음 일어나는 순종하는 섭리로 자생을 유지
하였느니 이들로 때론 뜰 안에 어둠이 드리워도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작은 꿈 내일에는 있음이여
풀잎들이 조으는듯 고요할지라도
엄숙함을 지배하는 용기 있음이다.
다급할 때 사랑 있음을 인식하는 현명함을 지니니
서둘러 불편함을 지우고 겹겹의 허물 도하에
물결처럼 일렁이어도 당신 앞에 진실한 사랑은 하나뿐인
것을 나 떠난 뒤 자리 비워 있음에 섭섭함이 오네
머무름은 부질 없음이야
신의 목소리처럼 바람 일어도 네게 맞는 것이야 하네.
능소화
심곡 김병곤
밀실 담벼락을 웅켜 진 다정한 금장 꽃
뜨거워 시들지 아니 할 듯이
기울지 않는 기상이 틈틈이 몸을 내려 놓을 줄이야
범할 수 없는 경건하함의 교태가
님을 향한 화사한 기품으로 듣네.
위로만 솟구쳐 오르는 날개옷
가늠되지 아니 하도록
어둠을 삭히고
흩트려지는 심성을 끌어 올려
윤회의 길 밝히는 네 꾸중을 듣는다.
연꽃
심곡 김병곤
고즈넉한 한여름 날
부드러운 흔들림
그대 아는가
깨알 같은 그리움
연두빛으로 승화하니
문밖의 잔잔한 물결마져
하롱거리며 동요하네.
마디 마디
겹겹마다 햇살로 비벼 꿴
무상한 순리
엉켜서 닥아 가며
비워 가는 삶을
낮빛이 배웅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