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 본 안계중고, 이젠 교정도 위치가 다소 바뀌고 좀 달라졌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옛모습 그대로이니 어찌 감회가 없을소냐? 36년전 처음 이 학교에 입학하여 6년동안 다녔으니, 우리 아버지께서는 안계중고 다니면 다 큰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 학교 다니면서 다 컸다.
처음으로 신어본 운동화에 가방, 교복 빳빳이 줄세우고 안계애들 겁나 고개도 바로 못들고 조심스럽게 들어서던 안계중고, 부끄러워 여학생들과는 말도 못하고 앞에오면 길을비켜 지나가던 수줍음 많던 소년이었는데, 그 소년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으니, 아니 소녀들도 함께 모이고 선후배 동문들이 모두 함께한 자리였으니,
경북에서도 빠지지 않던 운동장 스텐드가 있는 자전거가 1500대나 되는 큰 학교 안계중고, 안계중학교 다니는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뺏지 반짝반짝 빛나게 어깨 폼재며 들어서던 일이 엊그젠데 이렇게 많은 세월이 흘렸구나. 호구지책으로 이리저리 옯겨 다니며 살아온 무정세월이었지만 다시금 이자리에 서니 옛 감회가 새롭구나!
어떤 친구는 기억은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고, 어떤 친구는 이름은 아는데 얼굴을 모르겠으니 때로는 난감하지만 그냥 웃으면서 악수부터 하고 본다. 이쁜 여학생들도 몇몇 보이는데 친구부인인지 여중동기인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끼리 할 때 보다는 휠씬 활력이 넘치고 기분 UP되니 역시 모임에는 남녀가 어울려야 좋은가 보다.
등록을 하는데 참가비가 얼마냐 물으니 카페지기님이 알아서 내란다. 노트에 주소 성명 연락처 자필로 기재하고 참가비 내라는데, 순서에는 27번까지 기재되어 있고, 대부분 5. 10만원으로 적혀있는데 내지갑에는 3만원 밖에 뿐이니, 카드는 또 안된다고 하고 이런 낭패가 있나? 에라 모르겠다. 내미는 손이 부끄럽지만 3만원으로 기재할려니 손이 떨리더라
담부턴 카드도 받으시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두런두런 이야기에 술도 마시고 경기 관람에 응원도 하고 친구들 연락처도 적고, 카페에서 만난사람들 실물도 보고 조금 흥분했지. 맑고 높은 파란 가을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떠가고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빨간 고추잠자리, 이제는 반백이 된 머리카락과 눈가의 주름이 어느덧 학창시절 앳된 모습으로 오버랩 되니, 따가운 햇살만큼이나 나의 마음은 따사롭고 행복했다오! 우리함께 힘차게 나아가자.
첫댓글 그때 그 순간!! 내 마음도 흐믓했었다네. ㅎ^^
표현력이 대단하심....나는 맨날 꼴찌만 했다우...
자네는 어찌그리 표현도 잘~하는가....? 우리 모두의 감회로운 느낌을 낱낱이 자세히 적어내려 가는게 예사롭지 않네 그려~~~ 자네와 오랫만에 나눈 소주잔에 추억을 담고 올라왔다네~~
근데 간온 말도 업시 사라졌더구만 .자네랑 한잔하려했는데.......
사정이 있어 줄행랑쳤네 마나님이 엄청 화를 낼 것 같아서, 에고 공처가인지 애처가인지 돈도 못버는 주제에 연삼일 술 마셨으니. 미안하고 다음에 한잔하세
빡빡머리 학창시절을 아스라이 떠 오르게 하는 자네의 고운 마음씨가 담겨진 솔직한 표현의 글 잘 읽었네 잠시나마 추억에 잠길 수 있어 고아웠네 그려 ~~~ 건강하시게나 칭구
늘 정겹고 구수한 표현력으로 울 칭구들 가슴을 뭉클하게 해줘서 고마우이...환절기 감기조심하게나..
체육대회 못가서 미안타~ 다음에 갈것을 약속하고 *^_^*
남영수는 공부도 잘했지만 글도 잘쓰네~~ 운동도 잘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