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체질은 어떤 형 입니까?”
라는 그의 질문에 불쑥 이 맞는 대답을 내지 못했다.
‘내 체질은.....’
하루 두 시간, 일주일에 이틀씩 달포동안이나 그의 강좌를 꼼꼼하게 메모해 가면서 들었지만 정작 내가 어떤 유형의 체질인지에 대하여서는 선뜻 답변이 나서지를 않았다.
멀뚱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나에게 그는 설문지 한 장을 내 밀었다.
“맞다 고 생각하는 곳에 동그라미표를 하세요!”
그가 내민 설문지의 제목은 「나는 어떤 체질일까요?」이었다.
체형이 말랐는지 살이 쪘는지 뼈대가 굵은지 가는지에 관하여 물음이 있었고 땀 흘리는 정도와 피부의 형편 등등의 장황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문들이 연이어졌다.
설문지 해당사항에 표시를 하면서 나는 그동안 내게서 캐어내지 못했던 내 속을 들켜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성격에 관한 부분에서였는데 원래 나는 아주 활달한 성격이었다.
아니, 선천적인 성격은 지독히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러했던 성격에 환멸을 느끼고 스스로 성격을 고치기 위하여 참으로 애달프도록 노력을 했었다.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꾸는데 큰 몫을 한 곳이 교회였다.
울산의 거의 중심가에 위치해있던 교회였으나 늘 새로운 성도들을 이끌기 위하여서 대외적인 전도를 행해야 했다.
토요일 학생예배가 마치면 홍보물을 들고 여지없이 시청 앞에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숫기 없던 나를 들켜야 했다.
그때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차곡차곡 누적되던 그 개발 된 끼는 점차적으로 내 안의 수줍음을 겉으로 당당하게 드러내게 되어서 나는 어디에서도 뒤쳐지는 성격은 아니었다.
사춘기에 접어들었던 중학교 3학년 시절에 나는 내가 너무 떠들고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괴지심(自愧之心)에 어느 날부터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아는 이들을 만나도 그저 목례만 하고서 지나쳤다.
“정아야, 어디 아프니?”
하루가 지나지도 않고 기하오빠는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너 정말 아픈 거야?”
혜진이언니는 낯 빛깔마저 하얘져서 물었다.
“아니야, 나도 좀 고상해 질려고 노력을 해 본 거라구?”
내 대답을 들은 그들은 킬킬대며 웃었다.
“넌, 명랑할 때가 좋아! 귀엽구, 순수하구, 사랑스럽구...”
사상체질을 들먹일 때마다 나는 내가 양(陽)인 체질이라고 늘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설문서 거둬갔던 다음날에 그는 내가 소음인이라고 판정을 내렸다.
‘소음인(少陰人)이라고? 쩝...’
기왕이면, 우직한 사랑을 하며 양보도 모르고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지도 않는 태음인이던가?
그도 아니면 혁명가적 기질이 강하고 리드쉽도 많고 개척정신도 투철한 태양인이던가?
아니, 차라리 내가 스스로 일거라고 생각을 했던 소양인이던가?
「신장기능은 강하지만 소화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소화기계통의 질병에 약하지만 생식능력이 왕성하고 정력이 강하다.」
엉덩이가 큰 체질이라고 그가 준 인쇄물에 똑똑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가 준 소음인(少陰人)에 대한 자료를 좀 더 살펴보자면
「금방 기쁘고 금방 토라지니 성격은 까다롭고 외유내강(外柔內剛) 형이며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을 지는 편이고 타인의 비위를 잘 맞춤.
마음이 늘 불안하고 신경계통의 병이 많음.
맥이 좀 약함.
기분 나쁘면 바로 체함.
병이 났을 때 누워있는 경우가 없음. (코피를 흘리면서도 주어진 일을 하는 스타일임)
소화기가 약하므로 감기가 와도 위장장애로 온다.」
‘히유, 맘에 드는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네!’
이에 비하여 소양인(少陽人)은
「돌진하는 형이고 눈이 발달 하였으며 건들거리고 걸음.
밖의 일을 좋아하고 집안일은 관심이 적음.
마음이 잘 변하지 않음.
손해 보더라도 남의 일을 잘 봐주고 없으면서도 퍼주는 스타일이며 뒤끝이 없음.
솔직담백하고 실수투성이이며
시작은 잘하고 마무리를 못하는 스타일이다.」
소음인도 소양인도 각각 전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한다고 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아주 많이 생각하고 끝까지 간다는 태음인에 비하여 어설픈 성격의 소음인이 마음을 곱게 먹어야 나라가 평안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스에서는 연일 멈추지 않고 이라크에서 희생양이 된 고(故) 김선일씨에 관한 내용뿐이었다.
「지난 6월3일 AP통신으로부터 김선일씨 피랍 여부를 문의 받고 통화를 했던 외교통상부 직원은 공보관실과 아중동국 사무관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은 전화 문의를 받은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뉴스를 대하면서 그 외교 통상부 직원의 체질은 어떤 체질이었을까 라는 궁금함이 생겨났다.
‘너무 꼼꼼하여 완벽한 성격의 태음인이었다면 그들은 그리 소홀히 넘어가지 않았겠지.’전 인구의 60~70%를 차지하는 소음인과 소양인이 꼼꼼하지 못하기에 늘 우리 민족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수고로움을 반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양인은 너털대며 맘 좋아서 완벽하지 못하고 소음인은 짜대면서 대범치 못하여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니 세월이 흘러도 달라지지는 못하겠다.
벌써 며칠 째 나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식욕을 잃어가고 있다.
특별히 내 신경을 손상시킬 만큼의 큰일은 없으나 아마도 이제 일주일 남짓한 기말시험과 다가올 이사 때문에 마음이 곤두선 까닭이 아닌가라고 생각해본다.
어딜 가도 소화제는 꼭 챙기고 다녀야 하는 나는 소음인이 내 체질인 것이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첫댓글카페를 사랑하시고 돌보시는 모든 님들께... 고맙습니다! 한 며칠 제가 카페에 소홀해질 것 같습니다. 저야 있으나마나 하기도 하지만... 카페를 부탁드릴게요! 제게 주어진 급한 일들 마무리한 후에 곧 달려 오겠습니다! *^^* 모든님들, 고루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 또한 잊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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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 저도 오늘로써 당분간 이 에너지가 사향될 작정인데 (월욜부터 셤시작) 님까지 그러하시오면 ㅎㅎㅎ 있으나 마나라니요 님이 없으면 어떡합니까!!! 예!!!! (아빠가 출♬..엄마가 안와♬)<--뽀뽀뽀 허무쏭~ 허무할겁니다 빨랑 일보시고 오십시오~
우와....저 소양인입니다!! 어쩌면 저리도 똑가트까..밖의 일 좋아하고 집안일 관심없음 마음 잘 안변함 실수 많음 시작 좋으나 마무리 늘 형편없음 ..그런데 퍼주는건 좋아하는데 퍼준만큼 안주면 뒤끝은 있는데? ㅎㅎ 운영자님 덕분에 제가 저를 보고 있네요 ~
흑흑흑 있으나 마나라구....치이...고로코롬 하믄 좋은가벼??? 이 우리 모두는 이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 님이라 부르오면 글케 애기 하믄 우리 모두다 있으나 마나 한사람이 되는겨...긍께 빨랑 수정햐!!(협박임) 안하믄 나 삐질껴!!! 난 무슨 형의 인간이유??
저는 소음인 같군요.기분나쁜 상태에서 무엇을 먹으면 잘 체하는 편인데.. 마음 잘 다스리셔서 무사히 일들 마치시고 귀환하시게 되는 날을 바란다고 아룁니다.
네,언제나 꾸준하고 변함없이 애쓰시는 운영자님 자리를 비우시면 아마 빈자리라는 공허함이 생길것 같은데요.여튼,급한일 잘 마무리 하시고 오시기를 바랍니다.
님이라 부르오면님..사상의학 연구까지...ㅎㅎㅎㅎㅎ 많은 부분 공감이 갑니다. 전 소양인 소음인 다 해당되는것 같은데 이런 사람은 대체 어떤 쪽에 해당되는거지요? ㅎㅎㅎㅎ ^^;
이비사랑님이 소양인이군요. 음..... 소인도 소양인 체질이라고 합니다.... 새 같은 소양인. 위는 좋으나 하체가 부실하지요. 근데 전 운동을 많이 해서 하체가 나쁜지는 모르겠는데 신장이 좋지 않아요. 님이오면님이 이사짐을 꾸리는 거 같군요~~
w저도 제 체질을 모르겟네요...한의원에 가도 모르겟다고 하고....설문지를 봐도 이것도 같고 저것도 같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