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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상징 중의 하나인 마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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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로고 |
| "민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탐오한 관리들을 징치한 암행어사의 신분 증표였던 마패를 원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로 사용" 하고 있는 감사원.
그 감사원이 '중소기업중앙회 등 이익집단의 고용허가제 개입 반대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에서 시민 400여명과 함께 감사원에 청구한 '외국인산업연수생 관리비 등 집행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보면, 과연 민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탐오한 관리들을 징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감사원은 중기중앙회가 산업연수제를 통해 연수생을 고용하고 있는 연수업체들로부터 12억여원의 관리비를 부당 징수하고, 65억여원을 부당 운용하는 등 부적절한 관리를 해왔음을 밝히고 전액에 대한 반환 및 시정을 7월 11일 통보하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 사무처리 규칙 제19조에 의하면, 감사결과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요청(제35조)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중기중앙회의 부당이익 취득과 부당 운용 등과 관련하여 단순하게 반환 및 시정 통보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해당 기관에 대한 고발과 수사요청을 함이 마땅합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부정과 부패 일소에 대한 시민사회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부정과 부패가 없어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교묘하게 부정과 비리를 일삼는 이들이 있어 왔습니다.
그것은 비리를 폭로하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비리 당사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으로 인해 한탕하고 내빼도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왔기 때문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번 감사원 발표가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당하게 돈을 갈취당하고 피해를 본 피해자들은 숱하게 있는데, 피해자를 양산해 낸 이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가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 피해자들이 누구입니까?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제조업을 떠받치고 있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주들과 멀리 이국 땅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우리 땅을 밟은 이주노동자들 아닙니까? 개개인들에게 기름때 묻은 돈이고, 피땀 어린 돈들입니다.
게다가 산업연수생 제도를 운영하며 부실한 산업연수생 사후관리와 인권침해 문제로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도 이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어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 보고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와중에 중기중앙회에 대한 노동부의 발빠른 호의적 행정으로 ‘고용허가제 대행기관’으로 선정되어 또 다시 이주노동자 인권피해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발생했다는 점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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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중기중앙회 규탄 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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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복 |
| 이러한 문제에 대해 13일 오전 11시 중기중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공투본 관계자들은 다들 "감사원의 발표가 실망스러운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권 피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과, 고발 또는 수사 요청 없는 시정 통보는 이익집단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라는 것으로 고기를 두고 고양이에게 먹지 말라고 말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질타하였습니다.
이래저래 이주노동자들의 억울함은 어디 가서 풀 수 있을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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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중앙회 규탄 기자회견 장 시민단체 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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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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