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경제의 몰락 --
이*혁님 페북에서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쳐 은행 파산 이후 자넷 옐런의 미 재무부는 예금자들을 보호한다며 돈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칙상 은행이 파산하면 예금자 보험 한도 내에서 돈이 지급되도록 돼있는데 이런 조치는 시장 경제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자넷 옐런 장관은 크레딧 스위스 은행 사건 이후 어제 말하기를, 앞으로도 은행들이 혹 망하는 일이 생긴다면 예금자들을 전부 다 보호하겠다. 즉 미 정부가 앞장서서 돈을 마구 풀겠다고 했다.
은행들이 연쇄도산하고 있는 와중에 미 정부가 뱅크런을 막겠다고 이런 발표를 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지금 미국 경제, 세계 경제가 다 황당함과 혼란 속에 헤메고 있다. 미 정부도 연준도 자기들이 맨날 떠들어온 시장경제의 원칙을 완전히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시중에 풀린 돈이 너무 많아, 미 연준이 물가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고 긴축해서 돈을 빨아들이는 와중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있다. 근데 지난 2주동안 연준이 미국 은행들에 1600억 달러. 한화로 214조원을 공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입으로는 풀린 돈을 쓸어담겠다고 금리를 올리면서 뒤로는 돈을 풀고 있었다니. 이게 대체 뭔짓인가?
물가때문에 미국 금리를 그간 무리하게 마구 올렸지만, (사실은 그것도 킹달러를 만들어 세상의 돈을 미국내로 빨아들이고자 한 짓이지만) 그러자 국채 가격이 급락했고 그거에 투자한 은행들이 펑펑 깨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약한 고리는 정부 부채일 수밖에 없다. 그 정부 부채가 지금 한계상황에 내몰려있다. 어디에서 이 상처가 터질까 다들 불안하던 와중에 뱅크런이 발생하며 은행들이 먼저 터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다급해진 미 정부는 예금자를 무제한 보호하겠다고 발표하고 연준은 은행들에 돈을 마구 대준다.
우리가 imf때 저 선진국 경제 관료란 인간들이 뭐라고 했던가? 고통을 감수하라. 망할 은행은 망하게 해야한다. 도와줄 수 없다. 이랬던 인간들이다. 개도국 금융위기에도, Pigs라고 해서 남유럽 국가들의 금융위기때도 시장경제의 원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듯 굴었다. 지금 근데 막상 자기네 은행들이 터져나가자 입장을 180도 바꿔버린다. 시장경제고 원칙이고 싹 다 무시하고 일단 지네들 은행은 살리고 보겠다는 것이다.
이러고도 과연 미국이 시장경제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 미국이 금융위기에 떨어질까봐 예금자 보험 규정도 무시하고 정부가 무제한 돈을 풀겠다고 나선것은 자유 시장 주도 경제가 아니다. 이건 사회주의 경제 관료주의 경제정책에 가깝다. 미국은 시장 자본주의의 나라라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를 결정해 나간다는 자유시장의 이론은 이미 허구이며 환상일 뿐, 사실은 파월이나 옐런같은 관료들이 모든 중요한 결정을 내리며 비틀비틀 술취한 사람 걸음걸이같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물가를 결국 잡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경제침체 속에 들어가고 있다.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는 심각하다. 무엇보다 미국 국채가 휴지보다 못하게 되는 이 상황에 묘수가 없다. 결국 미국 달러의 패권이 몰락한다면 이는 곧 시장 자본주의의 종말을 의미한다. 사실은 금융위기는 2008년 이후 오바마때부터 계속 땅에 묻어온 것이다. 그 판도라의 상자가 이제 열리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 매일매일이 흉흉할 것이다. 그 상자가 열리면서 바람을 타고 이런 외침이 들려온다. 시장 자본주의는 이제 끝났어. 다른 살 방법들을 찾아 봐.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