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8고지를 공격하라 (67)
따라서 그는, 구역질을 참아내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또한 그는, 견디어 내기가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오줌을 두 번 마신 이후부터는, 목이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참을 수 없었던 갈증이 조금은 해소가 되었다.
때문에 그는, 이제 조금 견딜만하였다. 하여, 갈증이 해소되니까. 염치없는 졸음은 또다시 몰려왔다. 이 같이 생사가 걸려 있는 긴박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염치도 없이 자꾸만 졸음이 몰려왔다.
그는 또다시, 그만 잠이 깜박 들었던 모양이다. 이번에는 꿈속에서 어머니가 나타났다.
<그의 어머니께서는 침울하고 안타까운 표정으로, 권 병장 그를 꼭 끌어안고, 이렇게 울부짖었다. “내 아들은 안 돼 하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내 아들은 절대 보낼 수 없어, 하였다!”바로, 이때였다. 권 병장 그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어머니 품속을 빠져나왔다. 그러면서 그는, 638고지로 돌진해 올라가고 있었다. “올라가면 안 돼 하였다!” “올라가면 안 된단 말이야, 하였다!” 이번에는, “바로 올라가면 위험해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애간장을 녹이는 듯한, 아주 애절하게 이렇게 말하였다. 따라서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절규하였다. 바로 올라가면, 너는 죽는다고 하였다. 제발, 바로 올라가지 말라고, 그의 어머니는, 아주 애절하고 침통한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이렇게 어머니의 절규에, 그는 깜짝 놀라, 꿈속에서 깨어났다.>
어느덧 야광 손목시계는, 1972년 4월 17일 새벽 04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졸린 눈을 비벼 면서,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른한 몸을 간신히 추스르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중대 본부에서 전달이 왔다. 정각 05시에 638고지를 공격하라는 전달이었다.
“전달!” “전달하였다!” 아주 나지막한 복창소리와 함께 옆에서, 638고지를 공격하라는 전달이 왔다.
정각 05시에, ‘피의능선, ‘죽음의 고지로 불리던, 638고지를 공격하라는 전달이었다.
이어서, “공격준비!” “공격준비 하였다!”
따라서 “공격준비를 하라는 전달이 왔다!”
638고지는, 새벽안개가 지척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짙게 내리깔려 있었다.
어제 수색중대 그들은, 개인 참호를 638고지 7부 능선에 일렬횡대로 구축해 놓았다. 따라서 그들은, 만반의 공격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수색중대 그들은, 상부의 공격명령에 따라, 모두가 배낭을 참호 속에 집어넣었다. 따라서 그들은, 일전 불퇴의 각오로, 참호밖에 일렬 전술횡대, 높은 포복자세로 정렬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은, 상부의 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권 병장 그는, 넣을 배낭도 없었다. 또한 파놓은 참호도 없었다. 때문에 그는 별도로 준비할 것이라고는 따로 없었다. 그는 그저, 아무런 대책 없이, 바위 밑에서 몸만 조금 돌려 638고지 쪽으로 높은 포복자세로 엎드리고 있었다.
“다만 그는, 다가올 결전의 순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앙케 패스 638고지 7부 능선 좌측으로부터, 기갑연대 수색중대, 중간에는 기갑연대 제3중대, 우측에는 제1연대 8중대가, 일렬 전술횡대로 정렬하였다. 그 들은 각개 전투자세로 엎드려서 고지를 주시하였다.
따라서 “결전의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있었다.”
드디어,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저 밑에 보이는 기갑연대 제1대대 전술기지에 있는, 제61포병대대, 105-155mm 곡사포와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화력을 다 동원해서, 638고지에다 퍼붓기 시작했다.
“꽈~광! 쾅! 과-꽝!~” 폭탄 터지는 폭음소리와, M-60기관총소리, M-16자동소총소리와 A K-47자동소총소리가, 뿌연 안개 속을 가르면서, 혼을 빼듯 작열하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상부에서 638고지를 공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공격!~ 공격! 공격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상부의 공격명령에 따라, 와-와와… 아-아! 아~” 하는 소리로, 악을 쓰며, 고지로 기어 올라갔다.
그러면서 그들은, 논산훈련소에서 훈련받을 때처럼, 고지탈환 코스에서 와-와!~하는 그 소리를 재연하면서, 용감하게 638고지를 향해 돌진해 올라갔다.
적들도 아군 그들을 향해, B-40적탄통과 방망이 수류탄, 기관총과, A K-47자동소총으로 맞섰다.
“펑-펑~따따따~펑!~”따 콩!~따 콩!~” 정말 글자 그대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하는 처절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들은 적을 죽이지 않으면, 꼼짝없이, 자신의 죽음을 면치 못할, 절박한 순간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었다.
권 병장 그는, 7부 능선에서 638고지 정상을 향해, 정면으로 거의 8부 능선쯤 올라가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조금 전 꿈속에서, 어머니가, “바로 올라가면 안 돼, 바로 올라가면 위험해, 바로 올라가면 너는 죽는다.”고 강력히 만류 하였다. 때문에 그는, 어머니의 애절하고 침통한 울부짖음이, 번개처럼 그의 뇌리를 스쳐갔다.
해서 그는, 뒤를 돌아보면서, 분대장 김 종일 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바로 올라가지 말고, 어제 우리 특공대가 진입했던 곳으로 진격해 들어가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진격방향을 바꿀 것을 그에게 제의했다. 분대장 그는, 권 병장을 봐라보면서, 잠깐 기다려봐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 병장과 김 병장, 이리 잠깐 와 봐, 하였다. 그는 권 병장과, 최 병장, 김 병장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 여기서 똑바로 약 10-15m정도만 더 올라가면, 638고지 정상인 것 같다.
여기, 권 병장은, 바로 올라가지 말고, 어제 특공대들이 들어갔던, 그 코스로, 따라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 고 하는데….
“지금처럼 바로 올라가는 것이 좋겠어?” “아니면 권 병장 말대로, 어제 특공대들이 들어갔던, 그 코스로, 따라 들어가는 것이 좋겠어?”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김 병장과 최 병장에게, 이렇게 물어 보았다.
“여기에서 곧장, 조금만 더 올라가면, 바로 적들과 조우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때문에 어제와 같이, 8부 능선을 따라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김 병장이 이렇게 대꾸했다.
분대장과 김 병장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최 병장 그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은 특공대로 올라오지 않아, 어떤 코스지? 잘 모른다고 하였다. 하지만, 권 병장과 김 병장 말이 다 일리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마치! 황희정승처럼, 두루뭉수리하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여기서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여기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것이 제일 안전하겠지만, 꼭 올라가야 한다면, 권 병장과 김 병장의 말대로, 적들이 철통같이 방어하고 있는 9부 능선을, 피해서, 8부 능선을 따라 들어가는 것이 차선의 방법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주변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들어가는 것이 더 좋겠다고 했다.
공격 루트를, 변경 하자는 권 병장의 제안에, 김 병장과 최 병장의 의견을 듣고 난, 분대장 그는, “그럼 좋아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와 같은 코스로, 진격해 들어가자고,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그들은, 어제 새벽에 특공대로 올라 와서, 적들의 벙커에 수류탄 투척하는 작전을 망설이었다. 해서 그들은, 어제 미루었던, 특공작전을, 다시 시도해 보자고 하였다. 따라서 그들은, 어제 특공대 작전을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한 것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찜찜하다고 생각하였다.
때문에 그들은, 이번 작전은 꼭 성공시키자고, 이렇게 다짐했다
하여, 수색중대 제2소대 3분대 그들은, 8부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돌아 들어갔다. 희미한 안개 속 앞에는, 큰 통나무 하나가 쓸어져 있었다. 그때 앙케 전투 시작, 15일 전, 초저녁에, 638고지에서, 큰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들여왔다.
(앙케의 눈물 제1권) 북 큐브 전자책에서 발췌
글쓴이 : 앙케의 눈물저자 권태준
2017.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