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프랑스, 1887~1985
나와 마을
I and the Village, 뉴욕, MoMA
고향의 꿈을 그린 화가, 아름다운 시와 같은 그림을 그린 화가 샤갈의 그림을 감상해보자. 샤갈은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사회적 천대 속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단다. 하지만 고향에서 경험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은 샤갈의 순수한 감성으로 남아 있었지. 그래서 샤갈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꿈을 그림으로 표현했단다.
그의 그림 속에는 항상 그리운 고향마을과 사랑했던 가족이 보이는구나. 뿐만 아니라 민속예술 및 어린 시절 정신적 자양분이 된 성경의 이야기도 가득하구나. 출애굽기, 알지? 기원전 13세기 모세의 일화가 나오는 얘기 말이다. 모세는 신으로부터 게시를 받고 유대 민족을 이끌었지. 애굽 (egypt)에서 노예살이하던 유대 민족은 겨우 가나안 땅으로 탈출할 수 있었단다. 그 이후로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에게는 핍박과 고난의 역사가 시작되었지. 샤갈 역시 유대계 예술인을 향한 편견에서 벗어나려 애썼단다. 그래서 본명인 모세 시갈(Moses Segal)을 마르크 샤갈로 바꿀 정도였어. 그는 그 어떤 유대인 예술가보다도 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단다. 그렇지만 항상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은 샤갈의 예술정신의 기초가 되었지.
사갈은 러시아인이지만 대부분의 예술활동은 프랑스에서 했단다. 파리에서 입체주의, 야수주의, 표현주의를 가까이 하며 고루 영향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을 개척해냈지.
샤갈은 러시아를 떠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 "제정러시아도 소비에트러시아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불가사의 이방인이었다." 정치적으로 어느 쪽에도 안착할 수 없었던 쓸쓸함이 묻어나지 않느냐. 파리를 활동하던 시절에는 이렇게 말했지. "나는 이곳 파리에서 마음속에 있는 행복한 감정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리는 방법을 찾았다!"
그럼 샤갈의 동화적인 고향세계를 보자. 이 그림은 고향을 떠나 파리로 온 이듬해에 24세의 청년 샤갈이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을 그린 작품이다.
곳곳에 뭉클거리는 그리움이 느껴지지? 우선 특이한 구성부터 시선을 잡아끄는구나 화면의 왼쪽에는 염소가 오른쪽에는 초록색의 자기 얼굴이 있구나. 눈망울이 그렁그렁한 이 염소의 눈동자는 사람처럼 친근하고 푸근하게 안부를 묻는 것 같구나. 여기에 초록색 얼굴의 샤같은 흰 눈동자와 흰색 입술, 그리고 초록색 손톱의 손으로 나무를 쥐고 있지? 염소와 샤갈은 지금 이 큰 얼굴을 서로 마주보고 무슨 얘기를 나누는 걸까? 염소의 뺨은 면으로 분할해 한쪽에는 푸른색과 흰색, 붉은색들이 교차하고 있구나. 어딜 보나 자신의 상상력과 그리움으로 불러낸 자신만의 독특한 염소의 모습이구나. 샤갈의 색채감각은 이토록 기이하면서도 신비롭단다. 염소의 뺨에는 염소젖을 짜고 있는 엄마의 모습, 상단으로는 삽을 메고 밭으로 나가는 아빠도 보이는구나 그 앞에 거꾸로 선 소녀는 동생일까, 애인일까? 샤갈과 염소 사이로난 길을 따라가면, 샤갈의 고향마을이 보이는구나. 유대인들의 교회와 건물들, 그리고 심지어
샤갈은 고향마을의 집도 뒤집어 그랬단다. 건물들의 화려한 색감들과 이 모호한 공간들은 그리움으로 충만한 샤갈만의 고향을 보여주는구나.
동시의 제목처럼 <나와 마을>은 샤갈의 향수로 가득하구나. 마치 꿈속에서 본 것 같은 이미지들이 겹쳐져 이곳은 비현실적 고향으로 완성되는 거란다. 향수에 젖은 초현실주의적 그림이라고 할까? 마티스는 시를 그림 속에 끌어들인 화가이기도 하단다. 시적인 것, 그러니까 명료한 이성보다는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더 중시했지.
색이나 형태나 구성 그 무엇보다도 화가가 느끼는 마음, 이를테면 첫사랑 벨라에 대한 샤갈의 마음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했던 거지. 그럼에도 샤갈 자신은 감각적인 색채주의자였다. 그래서 마티스와 함께 '색의 마술사'로 칭송받았지. 마음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색채를 감각적으로 배치했고, 덕분에 우리는 샤갈의 신비로운 고향의 밤을 만나게 되는구나. 샤갈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다음 시를 남기기도 했단다.
"내 고향은 영혼 속에 있네,
외로워질 땐 고향이 보여요.
고향은 나를 눕혀 잠재우고,
포근히 나를 덮어주어요."
와인잔을 든 이중 자화상
파리 퐁피두센터
샤갈은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와인잔을 든 이중 자화상)을 보면 샤갈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담겨 있단다. 사람의 일생 중 가장 기쁜 날아라면 단면 자신의 결혼식 날이 아니겠니? 이 자화상은 결혼식을 치루고 2년 뒤에, 그때를 회상하며 그렸단다. 행복한 신부 벨라와 그녀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신랑 샤갈이 함께하는구나. 1906년, 그러니까 샤갈이 22세였을 때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미술 공부를 하던 중이었단다.
그러다 고향 비테프스크(Nielsk)에 잠시 돌아왔지. 그때 자신보다 아홉 살이나 어린 벨라로젠펠트(Bella Rosenield)를 보고 한눈에 반했단다.
오랜 연애 끝에 그는 1915년 28세에 벨라와 결혼했지. 당시 샤갈의 집안은 가난했고, 벨라의 집은 보석상을 하던 부유한 집안이었거든. 아직 성공하지 못한 가난한 화가였기에 샤갈은 베라의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끝내 첫사랑을 아내로 삼았단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샤갈은 벨라를 무척 사랑했던 모양이구나. 작품 곳곳에서 벨라로부터 받은 영감을 보여주고 있거든. 특히 벨라와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주제는 자신의 행복한 모습을 묘사할 때 즐겨 쓰던 기법이란다. 보통 하늘을 나는 것들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어울릴 텐데 당시로서는 꽤나 특이했지. 샤갈은 <생일(birtliday)>, <산책(The Walk, Promenacle>, <도시 위에서 Over the
city)> 등의 대형 작품을 통해 자신의 행복한 순간들을 담았단다.
이 커플의 행복한 순간으로 들어가 보자. 샤갈의 그림들은 대체로 동화의 나라에 온 것처럼 보이거든. 이 그림 역시 마찬가지야. 이곳은 우리가 사는 지구와는 조금 다른 초자연적인 곳 같구나. 고향인 비테프스크의 풍경이 멀리 보이고, 정동 원근법과는 달리 우뚝 그곳에 벨라가 서 있구나.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핑크색 스타킹을 신은 걸 보험, 샤갈의 색감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겠지?
자신의 예술적 영감은 빌라에서 나왔기에, 샤갈은 벨라의 어깨 위에 올라탄 모습이란다.
붉은색 재킷과 거기에 녹색 셔츠를 받쳐 입었어. 이런 독특한 보색의 사용으로 이 공간의 환상적이고 행복한 느낌을 더욱 고조시켰어. 실제 벨라가 샤갈을 이렇게 목마 태울 수는 없었겠지. 벨라의 어깨 위에 올라간 샤갈은 장난스럽게 벨라의 한쪽 눈을 가리고 있구나. 게다가 한손으로 와인잔을 들고 축배를 외치고 있어. 샤갈의 얼굴을 보렴. 장난기 가득한 표정에 행복에 겨워 가득 웃고 있지 않니.
그의 머리 위에는 천사와 같은 영혼이 내려오고 있단다. 이 아기 영혼은 샤갈의 첫 딸인 이다를 암시하는 거란다. 역시 여기서도 자줏빛 핑크와 녹색의 구름을 표현해 신비로운 공간으로 만들었지. 전체 구도가 우뚝 선 벨라로부터 시작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다의 영혼까지 수직으로 이어지고 있구나. 이런 특이한 구성 방식 역시 샤갈의 상상력과 감각을 잘 보여주는 거란다. 샤갈은 벨라와 자신의 결혼을
담은 이 그림을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다가 1974년 퐁피두에 기증했단다.
샤갈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했단다. 회화는 물론 도자기, 판화, 조각에서도 두각을 보였지. 특히 스테인드글라스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단다. 나치 치하에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1944년 아내 벨라가 불의에 사망하게 됐단다. 깊은 실의에 빠졌지만 샤갈은 다시 파리로 돌아왔단다. 이곳에서 예술을 위해 여생을 보내다 98세(1985년)로 사망했지. 예술에 대한 샤갈의 열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연 이 그림처럼 벨라를 향한 사랑, 그리고 그로부터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적 에너지까지. 이 낭만적인 시공간에서 웃고 있는 샤갈의 행복이 너에게까지 느껴지지?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 명화 101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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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첫인상을 소개하자면
샤갈은
"그녀의 침묵은 내 것이고, 그녀의 눈동자도 내 것이었다. 그녀는 마치 내 어린시절과 부모님, 내 미래를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았고, 나를 관통해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벨라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예술가들이 있긴 하지만, 이 남자와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은 없다.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예술가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그 마음이 나에게 닿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 그러나 내가 아는 화가들은 자기 주위의 공기조차 움직이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 그림자가 되어 나를 따라다니는 이 예술가는 반짝이는 별과 같다."
정말 성숙해보이지만 이때 두 사람의 나이가 샤갈 22살, 벨라 13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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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위에서/샤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