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수업시간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시간적 배경 : 2124년 4월 어느날
공간적 배경 : 대학민국 어느 고등학교 교실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들어온다.
하지만 지친 아이들은 모두 엎드려 있다.
선생님 : (출석부로 교탁을 치며) 자, 이제 수업 시작해야지. 이녀석들아. 잠 좀
깨자.
반장 : (자리에서 일어서서) 차렷, 경례.
다같이 : 반갑습니다.
선생님 : 오냐. 저번시간에 어디까지 했지?
지영 : 에이 선생님~ 벌써부터 수업해요?
선생님 : 시끄러워, 이놈아. 네녀석들이 하도 졸아대서 진도가 얼마나 안나가는지 아냐?
오늘은 반드시 목표달성을 하고 말테다.
다같이 : (책상을 두드리며) 싫어요~
선생님 : (무시하며) 자, 그럼 교재 74쪽 펴봐. 니네들이 빨리 따라오면, 수업 일찍 마쳐줄게.
다같이 : 선생님 최고!!!
선생님 : 알았으니까, 지민이가 저번시간에 했던 내용 생각나는대로 얘기해봐.
지민 : (자신없는 듯이 중얼거리며) 으음, 그러니까 말이죠.
아테네 폴리스, 도편추방제, 사회계약설, 로크, 그리고 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수그린다.)
선생님 : (지민을 향해 웃으며) 잘했어. 그 정도면 저쪽에서 수다떨고 있는
서현이랑 유경이보단 낫지, 안그러니?
모두들 시원스레 웃어제낀다. 서현과 유경, 움찔 하고는 고개를 숙인다.
선생님 : 그럼 오늘은 보충학습 부분을 할거야. 서현이가 제목 한번 읽어봐.
서현 : 대한민국의 왕정 부활, 나는 King이 아니라 Leader일
뿐이다.
선생님 : 굉장히 멋진 말이라는 생각 안드니?
2006년 왕정이 부활할 당시 왕으로 추대되었던 한수연의 명언이란다.
유경 : 왕으로 추대되었다면서 왜 King이 아니라 Leader라는 거에요?
서현 : 한수연한테 물어봐 임마.
선생님 : 요녀석들아, 예전 군사정권 같았으면 그런만 한마디에 감옥 갔어.
왜 King이 아니라 Leader라고 했을까? 사전 있는 사람 Lead 한번 찾아볼래?
기영 : (전자사전을 들고) 인도하다, 안내하다, 데리고 가다, 앞장서다..
선생님 : 그래, 바로 그 뜻이야. 현대사회에서 왕이란 국민들 앞에 군림하거나
국민들보다 우월한 그런 존재가 아니라, 단지 국민들을 올바르고 행복한 길로
인도하고, 안내하고 앞장서는 존재라는 거지. 자, 74쪽 세 번째 단락 보자.
“그는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자질 중에 ‘선견지명’과
‘카리스마’를
제일 먼저 손꼽았다.” 왜 그랬을까?
보람 :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국민들을 행복한 길로 인도하는게 왕의 사명이잖아요.
그러니까 당연히 선견지명이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여기저기서 “오-”하며 탄성이 쏟아진다. 보람은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씨익 웃어보인다.
선생님 : 보람이 말이 정답이야. 행복한 일로 인도하려면, 당연히 선견지명이 필요하지.
그리고 선견지명만 있어서는 왕이 될수 없어. 국민들이 자신을 믿고 따라올 수 있을만한
카리스마도 필요하지. 물론, 이 카리스마는 과거 히틀러나 우리 군사정권 때의 박정희
대통령의 카리스마와는 좀 다르단다. 어떤 점에서 다를까, 은경아?
은경 : (졸다가 화들짝 놀라) 예?! 히틀러가 박정희랑 싸웠다구요?
모두들 시원스레 웃는다. 은경,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인다.
선생님 : 자, 우리 은경이처럼 졸지 말자. 알았지?
다같이 : 네!!!
선생님 : 히틀러나 박정희 대통령 같은 경우는, 거의 강제적으로 국민들이
자신을 따르게끔 했어. 그런 카리스마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이지. 하지만
한수연이 말하는 카리스마는, 국민이 자율적으로 따를수 있는 그런걸 의미해.
그래서 자신의 카리스마가 나라를 이끌 수 없는 정도에 이르면 스스럼없이
왕위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단다.
은경 : (책을 뒤적이다가) 선생님, 예전 군주정치 같은걸 보면요- 막 성주같은 사람들한테
땅 놔눠주고 통치하고 그러잖아요. 근데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제 했었을 때처럼
시청도 그대로 있고 구청도 그대로 있는데, 그건 왜그런 거에요?
선생님 : 은경이 졸더만 기특한 질문 하는구나. 예전 군주정치 때는 은경이 말대로
귀족들에게 땅을 놔눠주곤 했었단다. 하지만 역시 실질적인 통치는 왕이 했었지.
그러니까 ‘절대왕정’이라는 말이 있잖니? 근데 왜 우리는 여전히 시청도 있고 구청도 있느냐.
한수연이 가장 이상시 했던 정치형태가 바로 고대 아테네의
폴리스였단다. 우리 제일 첫 시간 때
배웠지, 직접 민주정치 부분에서? 한수연은 비록 ‘왕정’이지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걸
잊지 않았어. 그래서 선거를 하고, 지방자치를 하고, 어느정도의 미주주의 요소를 도입한 거란다.
‘왕권신수’가 아닌, ‘왕권민수’이고
‘국민주권주의’였던 거지. 은경이가 제대로 한건 했는데?
지숙 : (빨간 볼펜을 들며) 앗, 선생님. 그럼 이거 중간고사 문제에요?
선생님 : (찡긋 해보이며) 글쎄?
다같이 : 에이~ 선생님!!!
선생님 : 알아서 손해볼 건 없잖니. 시험에 나오는 것만 외워서 그게 무슨 공부가 되냐 요놈들아.
자, 선생님이 문제 하나 낼까? 독도는 어느나라 땅일까요?
다같이 : 우리나라 땅이요!!
선생님 : 맞아. 우리나라 땅이지. 그런데 말이야. 한수연이 왕으로 추대될 무렵에는
독도가
굉장한 이슈가 되었었단다. 자꾸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들쑤시고 일어났던 거지. 지금이야
명백히 대한민국 영토로 확정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여러 가지로 애매한 부분이었단다.
그래서
한수연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 문제 중 하나를 독도로 꼽았어. 그런데, 일본이 워낙 세게
물고
늘어지니까 방법이 없잖니? 한수연은 이게 다 우리나라의 부실한
경제력 때문이라고 생각했단다.
생각해보렴. 우리나라가 미국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일본이 그렇게 물고 늘어질 수
있었을까?
다같이 : 아니요~
선생님 : 그래서 한수연은 대대적인 경제성장 계획을
발표했단다. 박정희 대통령 때의 것과 조금은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르게. 일자리 창출은 청년과 노인 부분으로 나눠서 하고, 빈부격차의 극대화를
감소시키기 위해 직접세를 강화시키고 강제력을 행사해서라도 비리를 최소화하였단다. 여성들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 혜택을 주기도 하고 무료로 유모를 가정에 보내주기도 했어.
출산율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도 육아비용의 엄청난 부담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자 그럼
..
이때,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린다.
선생님 : (책을 덮으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얘들아, 다음엔 꼭 일찍 마쳐주도록 하마~
(후다닥 교실에서 나간다)
다같이 : 선생님 미워요!!!
첫댓글 [3] 새롭게 답변을 해주셨는데 정작 문제에 대한 답은 조금 부족한 듯 하네요. ^^ 수고하셨습니다.
[4]답변을 개성있게 서술하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각 답변에 대한 부수적 설명이 더 있었다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수고하셨습니다.
[3]개성있는 서술 방식에 비해 답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느껴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4]개성있는 표현법, 그리고 꼭 책을 읽는 듯한 소설같은 이야기네요. 쓰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3] 이상적이긴 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왕정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