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설마 주소를 잘못 찾아온 건 아니겠죠?”
아빠 곰이 조심스레 살펴보며 물었어요.
“아가들은 절대로 실수하지 않아요. 보세요.
쪽지에 숲길 29라고 쓰여 있어요. 바로 우리 집이에요.”
엄마 곰이 대답했어요.
>> 출판사 서평
곰 엄마 아빠에게 아기 금붕어가 찾아왔어요
달빛이 밝게 빛나던 밤이었어요. 하늘에서 한 줄기 가느다란 별빛이 떨어지더니 숲속으로 쏙 들어와 곰 엄마 아빠의 집 앞에 무언가를 살며시 내려놓고는 사라졌지요. 오랫동안 초조하게 아기를 기다리던 엄마 곰과 아빠 곰이 몹시 반가워하며 문을 열었어요. 엄마 아빠 곰은 지느러미를 흔들며 헤엄치는 아기 금붕어를 보고 혹시 집을 잘못 찾아온 건 아닐까 하고 잠깐 의심하기도 하지만, ‘숲길 29’라고 쓰인 쪽지와 반짝반짝 별 냄새를 확인하고 자신들이 기다리던 아기임을 확신하죠. 그러고는 아기 금붕어에게 꼭 어울리는 ‘별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답니다.
기쁜 소식을 들은 숲속 동물들이 축하 인사를 하러 엄마 아빠 곰을 찾아왔어요. 숲속 친구들을 만나서 기뻤던 별이는 어항에서 신나게 헤엄쳤지요. 하지만 별이를 본 숲속 친구들은 생각했던 모습이랑 다르다고, 털이 없다고,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한다고 수군거렸어요. 심지어 곰 엄마 아빠와 아기 금붕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빈정대기도 했죠. 그러자 아빠 곰이 명쾌하게 대답합니다. “아기 금붕어가 곰 엄마 아빠를 선택한 거야!” 하고요.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 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그림책
아빠 목소리를 알아들은 별이가 뽀글뽀글 거품을 잔뜩 만들었어요. 맞아요! 별이는 엄마 아빠를 선택한 순간을 아주 또렷이 기억하고 있거든요. 엄마 곰과 아빠 곰은 아기를 기다렸고, 아기 금붕어는 엄마 아빠 곰을 선택했어요, 모습이 다르고 사는 방법이 다른 건 가족이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죠. 그리고 엄마 아빠 곰은 아기 금붕어가 좀 더 자유롭고 신나게 헤엄칠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 책 《숲길 29에 찾아온 아기 금붕어》는 ‘알란 헌든 더들리 증후군’이라는 희귀질환을 가진 다비데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다비데의 엄마 아빠는 태어난 지 26일 된 다비데를 입양했는데, 아기가 어딘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깨닫고 원인을 찾으려 무려 12년 동안이나 애쓴 끝에, 알란 헌든 더들리 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의와 관련 약품 부족을 절감하고 사회적 편견에 수없이 부딪혔지만, 천사 같이 사랑스러운 다비데를 바라보며 힘을 낼 수 있었죠. 이들은 다비데가 좀 더 자유롭고 신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또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모든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 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귀한 삶, 특별한 삶”이라는 뜻의 ‘우나 비타 라라 AHDS-MCT8 ONLUS’라는 기관을 세우고, 이 기관과 함께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알란 헌든 더들리 증후군(Allan Herndon Dudley Syndrome, AHDS)
갑상선 호르몬의 한 종류인 T3 호르몬의 불충분한 공급이 신경세포의 발달을 가로막아 발생하는 희귀질환입니다. 유전에 의한 선천성 뇌질환으로, 남성에게만 나타납니다. 알란 헌든 더들리 증후군 환자는 지적 장애를 보이며, 점차 팔다리가 굳고 근육 긴장성이 떨어집니다. 때때로 다비데처럼 뇌전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10여 명, 우리나라에는 단 3명, 전 세계에는 200여 명의 사람들이 이 병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삶이 마련해 둔 놀라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안내장
이탈리아 최고의 아동 문학 작가인 코세타 자노티는 물에서 노는 걸 무척 좋아하는 다비데를 아기 금붕어에 비유하고, 다비데의 엄마 아빠를 곰에 비유해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기 금붕어 별이와 가족이 되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는 곰 엄마 아빠를 통해 “모든 삶은 하나뿐이고 귀하며 특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이며 작가인 루치아 스쿠데리는 코세타 자노이티의 글에 감성적이고 환상적인 그림을 더했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삶이 마련해 둔 놀라움을 발견하도록 돕는 안내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비데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요.
다비데에게
“움직이지 않는 몸 안에서 고요한 삶을 선택한 것은
너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힘과 조건 없는 사랑을 가르치기 위해
네가 이 땅에 왔음을 보여 주는 증거란다.”
- 엄마 로지타와 아빠 조르지오
>> 작가 소개
글쓴이 코세타 자노티 Cosetta Zanotti
아동 문학 작가로 이탈리아 브레샤에 살고 있습니다. 자카북, 라피스, 시노스, 산파올로, 코콜레북스, 에릭슨, 몬다도리 에듀케이션-에이나우디 스쿠올라, 라 스쿠올라, 치타누오바, 에우노 등 이탈리아 주요 출판사와 함께 일하고,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한 이탈리아 대표 작가입니다. 또한 학교와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통한 가족계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자선단체 이탈리아 카리타스의 아동 교재를 기획하고 청소년 문학 관련 행사를 기획했으며, 월간지 〈일 메사제로 디 산안토니오〉에 글을 싣고 있습니다.
www.cosettazanotti.it
그린이 루치아 스쿠데리 Lucia Scuder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이며 작가로, 이탈리아 카타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리졸리, 라테르차, 돈젤리, 지운티, 보헴프레스, 파타트락, 트렉카니, 라피스, 누오바 프론티에라 같은 이탈리아 주요 출판사와 함께 일하고 우리나라, 프랑스, 스위스, 독일, 스웨덴, 미국과 중국에 번역 출간했습니다.
2013년 안데르센 아동문학상에서 최우수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것을 비롯하여 수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 《생명을 품은 바다 이야기》,
《행복을 찾는 작은 곰》, 《닭으로 가득 찬 세상》 등이 있습니다.
www.instagram.com/lucia.scuderi
옮긴이 황지영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 거주하며 현지 학교에서 이탈리아어를 배웠습니다. 대학에서 상담과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졸업 후에는 NGO와 사회복지법인에서 일했습니다. 그림과 글쓰기, 책을 좋아해서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