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한국 축구팬이라면, K리그부터 사랑하라!?"
요사이 불거져 나오는 K리그 관련 논쟁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문장입니다.
이에 대해, 지금은 사라져 버린 천안일화의 팬이었던 저로서는 이렇게 반문해 봅니다.
"그래? 그럼 K리그를 사랑하지 않는 축구팬은 진정한 축구팬이 아닌가?"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아무리 진정한 축구팬이라 한들 구미가 당겨야 프로리그
구장을 찾던지 말던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강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저 "진정한 한국 축구팬"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재미없는 K리그"를 억지로 찾아가
관람하라... 이것은 정말 모순 된 일이죠.
축구팬을 끌어들이고 싶으면, K리그 자체가 재밌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 지금도 많은 K리그의 서포터 분들도 계시고 그 분들은 K리그를 관람해보고 재미없네
있네하라 하십니다. 그렇지만 반문해 봅니다. 드넓은 프로리그의 홈 관중석이, 단 한 번
이라도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적이 있습니까?
이것은 즉 일반인들이 K리그를 보고 지루하다, 재미없다라는 반응을 보인다는 반증입니다.
숱한, 월드컵에만 열광하는 일반인들을 K리그에 끌어들이려면 K리그 자체가 "정말"
재밌어져야지요.
저는 솔직한 심정으로 일본의 J리그를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J리그, 우리나라보다 늦게 출범했습니다. 그들도 출범 초기에는 열렬한 열광 속에 리그가
진행되다 중반 쯤되자 흥미를 잃은 일반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렸습니다.
이에 일본축구협회는 특단의 대책을 내립니다.
"일본리그를 재밌게 만들어라!"
가끔 우리는 일본리그를 시청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본리그, 재밌습니다. 골 많이
터집니다. 골이 안터져도 박진감나는 순간들 자주 있습니다.
그렇게 일본리그를 만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주심들은 공격수에게 유리하게 판정하라. 수비수에게는 엄격하라."
이런 무언의 지침이 일본리그를 재밌는 리그로 탈바꿈했습니다.
일본리그를 시청하며, 간단한 스루패스에도 붕괴되어 버리는 일본프로팀의 수비라인에
우리는 조소를 보내지만 결국 그것은 득점으로 이어지며 경기를 재밌게 이끕니다.
주심이 쓸데없이 공격 상황을 파울로 끊어먹는 일도 정말 적습니다.
이러니 일본리그는 공격적이고, 멋진 스루패스를 자주 볼 수 있는 그런 재밌는 리그가
된 것입니다.
돈 많은 일본처럼 거창한 자금 지원까지는 바랄 수 없더라도, 사소한 이 만큼이라도
바꿔준다면 K리그도 지금보다 훨씬 재밌어지리라 믿습니다.
이제 곧 2006 월드컵입니다. 해마다 월드컵 직후에는 반짝하는 K리그 열풍이 있습니다.
올해의 그 반짝 열풍을, 이제는 영원한 열풍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일단 반짝 열풍을 타고 들어온 일반인들도, "어? 골도 많이 터지네? 야, 저 패스 멋있다!"
하며 관람하면 다음 경기를 기대하며 다시금 프로리그 경기장을 찾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곧 2부리그 강등제가 시행되면 그 재미는 더해지겠지요.
결론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팬들에게 무조건적으로 K리그를 관람하라 강요하지 말고
K리그 자체가 재밌어져서 일반인들을 저절로 불러들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 일본리그와 같은 무언의 지침을 내리면 수비수들의 기량이 꺾일지도 모른다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프로리그에서 그리도 허접해 보이는 일본 수비진이, 국대
에서도 허접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아시아의 맹주인 우리나라의 수비라인과 대등
한 위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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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토론장
[의견]
"진정한 한국 축구 팬이라면 K리그부터 사랑하라!?"
아이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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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06
06.01.12 00:34
댓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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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는 요소는 관중을 많게 하는데 일시적인 효과만 줄 뿐입니다... 지금 K리그 좋아하시는 분들은 단순히 어떤 선수의 패스가 멋지다거나 골이 많이 터져서 좋아하는게 아닙니다. 만약 그런 이유로 K리그를 좋아했다면 0:0. 1:1 1:0 이런 스코어가 계~속 났을 땐 케이리그를 떠났겠죠.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은 재미가 아닌 감동입니다.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이 골든골을 넣었을 때의 그 감동, K리그에서도 충분히 느낄수 있기에 K리그에 미쳐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감동은 호나우딩요가 수비수 5명을 상대로 안드로메다 관광을 하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고 마음속에 훨씬 오래 가죠.
재미로 보시는 분들께 K리그가 재미없는 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이란 사람은 아무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죠. 한국 사람하고 일본 사람은 슛 하나 패스 하나에 초초해하고 있을테지만
좋아하는 팀을 하나 만드시라고 한게 그렇게 강요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축구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응원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번이라도 시도는 해보셨는지요??? 언제까지 제 3자 입장에서 K리그를 보면서 재미없다고만 하실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