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미소, 하회탈의 미소 “주님은 일치의 중심이다”
2026.5.21.부활 제7주간 목요일 사도22,30;23,6-11 요한21,20-26
어제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늘 밤 새벽에도 계속 내립니다. 신록의 5월이지만 여전히 봄비라 부르고 싶은 사랑스런 비입니다. <봄비>란 시와 아주 오래 전 <대화>란 시 둘이 떠오릅니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봄비
하늘 은총
내 딸 아이 있다면
이름은
무조건 봄비로 하겠다”<2005.4. >
“바라봄의 관상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로는 둘만의 긴 대화가 필요하다
하늘 님과 땅
멀리서 보기 만 했지 못 다한 이야기들 너무 많았다
하루 온종일 두런두런 소리 내며 내리는 비
나눠도 나눠도 끝없이 이어지는 하늘 님과 땅의 정다운 대화
사랑의 일치
아, 때로 나누고 싶다
님과의 끝없는 침묵중 대화를!”<2001.7.5.>
강론 쓰는 중에도 두런두런 하늘 님과 땅의 대화는 계속입니다. 어제 이런 봄비 내리는 날, 우리 수도형제들 거의 모두가 수도원에 거주중인 세 형제들과 함께 자동차 셋에 분승하여, 얼마 전 다카이치 일본총리가 방문했던, <세계유산 한국의 역사마을 안동하회>에 소풍 차 다녀왔습니다.
우산을 쓰고 하회마을 곳곳을 걸으며 문화유산을 감상했으며 하회마을의 중심인물로 임진왜란을 온몸으로 버텨낸 명재상 영의정 서애 류성룡에 대해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성웅 이순신을 천거한 것도 서애 류성룡이요 그의 스승 퇴계 이황은 그를 “하늘이 내린 인물”이라 평했습니다. 귀가후 평전을 대충 보니 모든 면에서 모든 덕을 지닌 전인적 인간상을 대하는 듯 했습니다.
생애 말년 서애 류성룡이 머물던 초가삼간 “농환재(弄丸齋;구슬을 가지고 노는 집, 즉 모든 걸 내려놓고 동심으로 돌아가 자연과 더불어 조용히 보내고 싶은 집)”에서 마지막 유언도 감동입니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만큼 하늘님이 서애 류성룡의 겸손한 삶 중심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음을 봅니다.
“나는 세상에 공덕이 없으니 죽으면 마땅히 검소하게 장사 지내라. 남에게 청해서 비명碑銘도 짓지 말고 만장挽章도 내가 만들어 둔 것만 쓰도록 해라... 효성과 화목은 곧 가업을 지켜나가는 도리이고 상례와 제례는 오직 정성과 공경에 있으니 풍성하게 장만하지 마라.”
재무수사에게 청해 “한국인의 미소”를 상징하는 하회탈을 구입했고, 하나는 새 원장에게 선물하도록 청했습니다. 정말 하회탈의 미소를 배우고 싶었고, 새 원장이 하회탈의 미소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에서 욕심 없는 제가 모처럼 낸 청정욕淸淨慾이었습니다. 사실 어디 다니면서 이렇게 기념품을 사기는 처음입니다.
“하회탈의 미소?!”
비결은 단 하나, 바로 오늘 복음 말씀이 답을 줍니다. 일치의 중심인 주님과 우정의 사랑이 깊어지면서 주님을 닮아갈수록 주변 모두를 무장해제 시키는 이런 하회탈의 낙천적 미소입니다. 일치의 중심인 주님과 우정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주님을 닮아 시련과 고통 중에도 저절로 피어나는 내적평화와 기쁨의 하회탈 미소입니다.
슬픈 성인은 자체모순입니다. 심각함이나 우울은 절대 참 영성의 표지가 아닙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이런 기쁨은 신자들의 신분증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중 예수님의 고별기도에서 그 대상은 믿는 이들 모두입니다. 다음 서두 내용이 오늘 복음을 요약합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주님과 상호내주相互內住의 일치의 사랑이 날로 깊어갈 때 그 기쁨은 한결같은 하회탈의 미소로 꽃처럼 피어날 것입니다. 한국은 산의 나라라 어디가나 산입니다. 산을 볼 때 마다 떠오르는, 불암산을 대할 때 마다 늘 되뇌는 <좌우명> 고백시입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꽃같은 하루 꽃같이 살자
시같은 하루 시같이 살자”
안티오키아 교회에 속한 바오로가 제3차 선교여정중 온갖 시련과 박해중에도 내적평화와 안정을 누렸던 까닭은 일치의 중심인 주님과의 깊은 우정관계임이 다음 대목에서 입증됩니다. 분별의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 바오로가 천인대장의 배려로 풀려난 바로 그날 밤 주님은 나타나셔서 그의 사명을 확인해 줍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일치의 중심인 주님과 늘 상호내주相互內住의 깊은 사랑과 신뢰의 삶을 살았던 바오로 사도였음을 봅니다. 참 좋은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일치의 중심인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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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일치의 중심인 주님과 우정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주님을 닮아 시련과 고통 중에도 저절로 피어나는
내적평화와 기쁨의 하회탈 미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