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쌘돌이' 서정원(31ㆍ수원 삼성)이 뇌사상태에 빠져 있는 친구 임수혁(프로야구 롯데)을 위해 200만원을 내놨다.
20일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2001 타이거풀스 한국축구대상'에서 MVP와 베스트11에 각각 뽑힌 서정원이 상금으로 받은 600만원 중 200만원을 임수혁의 가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서정원은 "사랑하는 친구가 하루 빨리 병석을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남은 상금도 좋은 일에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원과 임수혁은 고려대 시절부터 친구였다.축구와 야구로 종목은 서로 달랐지만 누구보다도 절친해 나란히 프로로 진출한 후에도 가끔씩 만나 우정을 나눴고 전화통화도 자주 했다.한데 지난해 4월 경기 중에 쓰러진 임수혁이 1년반이 넘도록 뇌사 상태에 빠진 채 지금도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죽음과 싸우고 있다.
문제는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그토록 잦았던 동료 선수들과 주위 사람들의 발길도 뚝 끊겼고,병원비에 적잖이 도움이 됐던 성금도 끊어진 지 오래다.그래서 서정원이 상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게 바로 친구 임수혁이었던 것이다.
서정원은 "시즌 중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한번 들여다보지도 못해 친구로서 면목이 없다"면서 "스리랑카 사운더스팀과의 아시안클럽선수권 2차라운드(24일ㆍ수원)만 끝내 놓고 곧장 달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