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즐겨 보았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오랜만에 다시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번 본 영화이지만 나이가 든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낡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예전보다 훨씬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거의 세 시간이나 계속되는 영화를 지루한 느낌 하나 없이 행복하게 보고 난 뒤 참 보기 드문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쉼 없이 흐르는 시냇물처럼 많은 노래를 즐길 수 있었지만, 요즘처럼 겨울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기에는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My favorite things)이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봄을 맞아 녹아 가는 은백색 겨울”이라는 이 노래의 가사 한 대목 때문입니다. 또한 “내 콧잔등과 속눈썹에 떨어진 눈송이”가 기분 좋게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겨울을 지내기가 힘든 것처럼, 우리 삶에서도 마음을 시들게 하며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겨울의 시간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음까지 에는 듯한 추위가 말없이 우리를 얼려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은백색 겨울의 추위가 어느덧 봄을 맞아 녹아 가듯, 설이라는 큰 명절을 지내면서 아무리 퍼 마셔도 마르지 않는 옹달샘같은 정(情)들로 인하여 우리의 삶에 온기가 돕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자리 잡은 얼음도 깨집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샐리의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라는 싯구(詩句)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어느새 이 겨울의 힘든 시간을 이겨 낼 힘을 얻을 것입니다.
첫댓글 제가 Sound of music 영화를 1968년도 신학교 1학년때 너무나 감명깊게 봤던적이 있습니다.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깊이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좋은글 귀하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 전 스무 번도 넘어 본 영화네요. ^^ 닥터 지바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도 여러 번 본 영화 목록에 들어가구요, 명작은 그저 얻는 명성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