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잠을 설쳤습니다. 태풍 Irene아이린이 살고 있는 지역을 통과하면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로 인해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라디오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중요한 서류 몇가지와 필요한 물건을 가방에 챙겨 놓고, 아무런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도했습니다. 새벽 2시가 되어서도 강풍을 동반한 폭우는 계속 쏟아 졌습니다.
하수구의 역류현상이나, 별다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잠깐 눈을 붙혔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떴을 때 사는 타운에는 별 피해 없이 태풍이 지나 갔음을 알수 있었습니다. 아는 지인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몇 몇 분들은 강물이 범람하여 대피하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또 어떤 곳에는 강풍에 나가 떨어진 나무들이 전기줄을 건드려 전기가 나가고, 수도 물이 끊긴 곳도 있었습니다. 비는 멈추었지만, 지금 까지도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은 계속해서 불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이 세상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고 있는 동부지역, 특히 뉴저지에는 수 많은 태풍이 남쪽에서 발생하여 올라와도 별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태풍들은 북쪽으로 오면서 세력이 자연히 약해져 소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태풍 아이린의 공습은 그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자연의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위엄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며칠 전 워싱턴 부근에 일어났던 지진으로 인해, 수백킬로 떨어진 북동부지역의 뉴져지 이곳 까지 지축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했을 때도, "이곳도 안전한 곳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태풍을 경험 하면서는 내가 안전히 거할 곳은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겸손한 믿음안 밖에 없다는 사실을 더 확신케 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으랴 내가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 손이 이 모든 것을 지었으므로 그들이 생겼느니라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 -이사야66:1,2-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아이들은, "예수님이 지켜주셔서 집이 물에 잠기지 않고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고 감사의 고백을 하는데, 목사인 나는 감사의 기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태풍의 피해를 입어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어 아픔을 겪고 있을 이들이 생각나 감사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서 하나님을 나쁜 하나님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태풍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감사하게 되면, 태풍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분들이나 집이 물에 잠겨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서는 가족을 지켜주지 않고 피해를 막아주지 않은 나쁜 하나님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가 감사를 하게 되면 누구는 지켜주고, 누구는 지켜주지 않는 공평치 않은 하나님을 만든다는 생각에 감사가 입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고백 대신에 입에서 나온 고백은, "지금 까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고전15:10-는 바울이 한 고백이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호흡하며, 평안하게 잠을 자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가 하나님 아버지의 절대적인 은혜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목사이기 때문에도 아니고, 열심이 있어서 주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나를 호흡하게 하시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나를 향한 계획하심의 은혜 때문이었습니다. 태풍 아이린은, 내가 생각해서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구분없이 언제나 범사에 감사할 때, 그 모습이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의 모습이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하는 믿음이 바른 믿음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떠났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입니다. 태풍의 피해를 입어 실의에 빠진 분들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