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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수출입업자 및 해외주식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환율의 변동성이란 환율이 크게 올랐다가 크게 내리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변동성(volatility)이 크다는 것은 매매거래를 통해 큰 폭의 이익을 실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입업자 및 해외주식투자자들에게는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수출입이나 주식투자를 통해 목표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환차손이 크다면 실현수익이 줄어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환차손 헷지(hedge) 전략을 적극 구사하여야 한다.
환율을 변동시키는 요인은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환율의 방향을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최근 환율변동을 키우고 있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주가 흐름과 대내외 금리격차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의 세계경제와 주식시장, 금융시장, 외환시장은 개방경제(Open Economy) 체제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시장 움직임이 매우 긴밀한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면 일본, 영국, 한국의 주식시장도 덩달아 오름세를 타고,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다른 나라들도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식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보인 데에는 미국 경제지표의 실적 발표가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고용지표 중 하나가 좋지 않게 나오면 미국경제의 `나 홀로 호황` 행진이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가 강세(환율 하락)를 보였다가, 다른 고용지표가 좋게 나타나면 반대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가 약세(환율 상승)를 보이는 식이다. 미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도매물가나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가, 물가지표가 올라가면 반대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최근 원/엔 환율이 급등락을 보인 데에는 일본은행의 금리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31일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등 금융긴축정책을 단행하였다. 그러자 그 다음 날 엔화 가치는 154엔/달러에서 141.6엔/달러까지 8% 가량 급등하였다. 그 반작용으로 달러 가치는 급락하였고, 원화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이처럼 급등한 데에는 그동안 일본투자자들이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한 투자전략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 매각→달러 매입→고금리 달러자산 투자) 거래로 인해 해외로 빠져나갔던 엔화자금이 다시 일본으로 회귀하면서 엔화 매입 수요는 늘고 달러 매각 물량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한국은행도 국내수요 진작 및 중소기업들의 금리부담 완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한국은행이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섣불리 금리를 인하했다가는 국내 금융 및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방경제 체제 하에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은 국제환율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 간의 금리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은 미국경제 상황과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변곡점에 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가 및 환율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천320~1천400원 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변동성이 커짐에 따른 손실위험을 줄일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출입기업은 환차손 헷지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여야 할 것이고,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는 기업들도 적정 환율 수준에서 미리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확보함은 물론 필요시에는 언제든지 외화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의 유동성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