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이후 한국 증시 향배를 놓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는 힘들고 달러 약세, 중국 내수 부양이 예상돼 이제는 주식 투자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반면 여전히 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물가 지표도 여전히 견고해 섣불리 매수에 나서는 건 시기상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수급 동력 3종 세트가 곧 도착합니다’ 리포트에서 “2분기엔 수급 측면에서부터 숨통이 트일 여지가 있다”면서 “한국 주식 시장의 상승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관련해 강 애널리스트는 3가지 포인트를 제시하면서 주식 매수세를 강조했다. 이는 △시중금리의 내림세 △달러 약세 가능성 △중국 내수 부양책 여파다.
관련해 그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정점론이 대두하고 시중 금리를 중심으로 내림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향후 ‘달러 약세’ 상황이 오고 과거처럼 신흥국 주식이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아울러 중국이 3월 양회 이후 경기 부양책을 예고해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반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매수전략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 리포트에서 “어떻게 전개되든 위험자산의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아직까지 주식 매수전략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상 기조 유지 △시장 변동성 확대 및 고물가 지표 유지 △예상보다 낮은 중국 경기 회복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점도표 상단은 12월 5.5~5.75%에서 5.75~6%로 높아졌다. 5.5% 이상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연준 위원의 숫자는 12월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며 “물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사이클을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당분간 달러, 채권금리 반등, 증시 변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주에 확인되는 미국의 2월 소득과 소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는 경기부진과 물가상방 압력을 동시에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중화권 증시에 훈풍을 불러일으켰던 중국 정책 강화, 경기회복 기대도 일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며 “31일 공개되는 중국 통계국 3월 제조업,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월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코스피 2300포인트 초반, 그 이하에서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봤다. 지난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4%(5.74포인트) 하락한 2409.22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