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무료한 일상중에 언젠가는 한 번 혼자서 전국투어를
계획하던 터, 5월 딱 좋은 계절 1주전부터 설레며 일정 조율...
할코 진행 스탬프 미션투어겸 전국투어를 나서 봅니다.
스윙암백에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서 동네바리가듯 떠납니다.
우선 서쪽으로 지리산 경유 전라권으로...
비가 많이 묻은 기상청 영상을 신뢰하며
중간에 우의로 갈아입고, 텅텅거리며 지리산을 오릅니다.
비와 이슬, 안개를 머금은 영산 지리산의 자태는
가히 아름다움과 두려움을 모두 품고 있습니다.
지안재를 지나 남원에서 맛있는 짬뽕 한 그릇하며
보성쪽으로 내려 갑니다. 본격적인 우중투어.
빤스까지 젖어도 마음은 왜그리 홀가분하던지...ㅎㅎ
첫날은 보성 죽림다원에서 우인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남도의 넉넉한 인심과 음식맛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인천 상륙 작전~
둘쨋날 아침 차밭은 아침 안개비와 함께 영롱한 초록으로 심신을 안정시키고,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풀과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새벽 풍광을 즐기기에는 오늘 일정이 아쉽습니다.
서둘러 채비를 하고 다시 길을 나서니
보성에서 광주로 올라오는 탄탄한 국도는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길을 나서길 잘 했다고 생각한 순간입니다.. 심장이 터져 버립니다.
그리고 5월의 광주... 가슴 먹먹하고, 괜히 미안하고...
가슴속에 뭔가 뜨거운 기운을 억지로 누르며 지나칩니다.
전주 한옥마을을 지나, 대전, 용인까지 한 달음에 달려갑니다.
경기권에 들어서니 아스팔트의 소음이 배기음을 덮치고
정체되는 차량들 사이로 차가운 도시의 경적소리만 가득합니다.
처음으로 떠남의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입니다.
우여곡절끝에 밤바리로 인천까지 올라가서 겨우 한 평 남짓한 모텔방에
곤한 육신을 뉩니다... 이런 날도 있는 것이지요.
서울에서 길을 잃다~
외박을 잘 못하는 예민한 성격탓에 뜬 눈으로 밤을 지내고
탈옥하듯 새벽바람에 다시 길을 나섭니다.
갈증과 공복감은 혼자 떠나는 여행자의 숙명이겠지요.
인천 차이나타운에 들렀다가 출근시간에 일산, 고양지나
서울로 들어섭니다. 일산대교 하이패스를 지날때는 혹시
길을 잘못 들어섰나하고 긴장했지만...
바이크 후미에 붙은 타지(부산) 번호판이 서울분들의 양보를
은근히 기대하며 연신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합니다.
하마터면 올림픽대로 들어설뻔 한 순간은 지금생각해도 아찔...ㅎ
복잡한 서울 시내를 경유하는데 날씨는 벌써 푹푹 찝니다.
외투를 벗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꾸어 서울을 빠져나와
친한 형님께서 기다리시는 포천으로 말머리를 돌립니다.
25년전 군복무를 연천에서 했지만 전혀 정감이 가질 않습니다.ㅋ
그렇게 집나온지 사흘째 점점 바이크와 라이더 꼬라지가 비슷해져 갑니다.
포천에서 형님과 우인들과 바이크 이야기로 한참 수다에
여독따위는 날려버립니다. 역시 남자들도 시끄럽습니다..ㅎ
하루 700Km 복귀길에서...
새벽 6시에 출발... 강원도를 경유하려면 서둘러야 됩니다.
가평휴게소에서 샌드위치로 대충 허기를 채우고 강원도로 들어서니
굽이굽이 산세가 역시 강원도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납니다.
하지만 아침공기에 산행은 셔츠사이로 파고드는 한기로 즐겁지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우의를 다시 꺼내입고 한결 편안한 라이딩을 즐깁니다.
춘천호와 소양호가 그렇게 아름다운줄 미쳐 몰랐습니다.
떠나오지 않았다면 더더욱 느끼지 못했겠지요.
강원도의 아침은 고요하고 적막하고
할리의 칼칼한 소리가 자연속 생명체에게는 날카로운 기계음으로
들릴것 같아 미안한 마음에 소음기를 막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소양호가 내려다보이는 건봉령 승호대는 혼자 떠난 여행자에게
며칠간의 고생을 충분히 보상해 줍니다.
해가 중천을 향하고 부산까지 갈 길은 아직 너무 멉니다..
'가다 못가면 말지 뭐~~~ㅎㅎ' 그래도 빨리 집에 가고 싶더군요.
신남, 인제, 양구... 이런 낯선 지명들을 지나치고도 한참을 달립니다.
홍천즈음 출출함에 막국수집으로 바이크를 주차하는데
알바하는 젊은 친구가 뛰어 나오면서 바이크에 관심을 보입니다.
'우~와~~ 멋지십니다. 이런거는 얼마쯤 해요?' 라고 묻길래..
'할리는 돈으로 사는게 아니라 '용기'로 사는 거라네' 하고
선문답을하며 식당으로 들어 갑니다...ㅋ
물론 뒤돌아보지는 않았지요.
막국수 한 그릇으로 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달립니다.
할코 원주점에 들러 후미등을 교체하고, 간단히 점검도 받습니다.
첫날 우중투어후 계속 달렸더니 후미등이 습기로 터져버렸더군요.
할리 원주점 여직원분과 정비팀장님 아주 친절하시고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또 달리고 안동지나서 또 달려서 대구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훌쩍 넘었네요. 클럽 형님들 마중으로 함께 저녁식사후 부산 도착.
마지막날은 대략 700km 15시간 바이크만 탔네요..ㅜㅜ
나흘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풍경을 지나치고,
설렘과 아쉬움과 긴장감의 연속이었지만
많은 생각과 다양한 경험이 된 참 된 여행이었습니다.
부끄러운 후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올리는 이유는
우리가 할리를 타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느껴보시라는 것과
두려움에 도전하지 못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과감하게 길을 나서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나흘간 총 주행거리 1710킬로...
20년된 경운기가 버텨준게 신기했네요^^*
힘든 일탈이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을 여행이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8 23:23
참대단한 양반이요 ㅎ 비오는데 소리나보니 스프링거타구 왓는데 허걱 ~~~ 참걱정 되서 중간중간 문자햇는데 무사히 잘끝냇내요 예측 불허 양반임 ㅎ 부산가면 커피한잔줘요 수고햇어요
참많은분들 뵙는데 요분은 괴물로 인정함 ㅋㅋㅋ
형님. 저 괴물아닙니다. ㅋㅋ
짬뽕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또 기억 납니다. 신경 많이 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불시에 또 넘어 가겠습니다.ㅎ
@런어웨이 넘어오면 소주한잔 살께요 은능와 요ㅎㅎ~~~~~~~~
마지막 지도 사진 보니까 형님의 꼼꼼하시고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성격이 보이는듯 합니다.
먼길 어찌 혼자 떠나셨나요?
외로운 전국일주 인듯 하지만 이번핑계로 곳곳에 지인분들 만나고 오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담엔 자네랑 같이 함 가세.
별거 있겠나. 걍 기름만 태우면 가는걸~ㅎ
보고잡소 아우님..
멋진투어 무복을 일단 축하드립니다.
글이 쫀득하니 맛있습니다.^^
먼거리를 함께달려준 경운기 맛있는거 많이 먹여주세요.
부백님 감사합니다.
담에 같이 한바리 합시다~^^*
대단하심 혼자서 홧팅~~
보석상자1님 감사합니다.
그냥 가 보는 거지요^^*
전국일주네요 ㅎㅎ. 예전엔 다들 너무 부러운 일이었는데 요즘은 많은분들이 도전하시네요.
안전하게 복귀까지 멋집니다. 특히나 같은
차를타시니 더 멋져요~~~
뽀빠이님. 사실 이 녀석이 잘 버텨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장거리 다녀오니 배기음과 아이들링이 더 안정된 느낌입니다.
한번씩 스트레스를 날려주는게 컨디션조절에 도움되는것 같습니다.
@런어웨이 그렇죠... 제가 몇년전 전국일주때 그런마음이었었죠. 한번씩 장거리도 좋습니다.
멋지네요~
할리는 돈보다 용기로 산다는 표현에
머어어엉~~~~~~해지네요!
이런 여행을 할수 없다는게 아쉽지만
꼭 내가 여행을 하고 온것같은 묘한 감동이 있네요
잘읽고 보고갑니다~^^
언제나1872님 사정은 알 수 없으나 꼭 바이크 아니더라도 일상을 좀 벗어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게
여행의 의미겠지요.
공감 감사합니다.
멋진사진과 지나오시며느낀표현들이참정감가는 아니 내가그길을지나온것같아요
로드파일럿님
눈으로만 지나쳐서 사진이 많지 않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 잘 보았습니다~^^
글을 맛깔라게 재밌게 잘 쓰시네요.
짝짝짝 박수 보내드립니다.
에릭크립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안전운전하시고 즐거운 할리라이프 되십시오.
우와 대단한 일정을 20년된 애마와 함께 하셨군요. 멋진 여행 무사히 잘 마치심에 짝짝짝 박수 .보냅니다. 멋진 솔로투어 대단히 부럽습니다
행복하루님 그런가요?ㅎ
한번 나가보니 고생스러웠지만 재미도 있더군요.
말씀 감사드립니다^^*
혼자서 장거리
다녀오셨네요
대단하십니다.
FREEDOM 패치는
어떻게 구하신건가요?
지와타네호님 감사합니다.
패치는 각 지점 매장에서 사인해 달라해서 사인해 주니까 주네요^^*
대단하십니다 ,,,
장거리 전국투어를 혼자서 멋진라이딩을 하셨네요 ,,,
체력도 부럽고 열정도 부럽습니다 ,,,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라이딩 쭉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응암동늑대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번 다녀오니까 맷집이 많이 는 것 같습니다.ㅎ
우아~추카드립니다~지도 초기에는 혼자 다녔던 추억이 새롭네여~
관우님 그러시군요.
혼자가 편할때가 많지요.
여러 생각들 정리하기도 좋고요.
식사때가 좀 글킨 하지만요^^
@런어웨이 진 가끔은 식당여사님들하고 먹었습니다ㅋㅋ
와...마지막 지도!!! 감성 최고입니다....멋진 투어기 즐감했습니다..
드니로님 감사합니다.
지도 프린터해서 붙여 만들어서 쓰는게 편하더군요^^*
주머니에 넣어다녀서 많이 구겨진겁니다.ㅋ
멋집니다!!
슬림님 말씀 감사합니다^^*
상남자시네요~~~^^
비글님 감사합니다.
상남자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할리에 살짝 미쳐있는건 맞는것 같습니다.ㅎ
독투를 즐기셨습니다 여유로운 독투는 ~ 자유를 느끼기에 최고이고 또 할리 브ㅗ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지요~
콜롬보회장님 정답을 알려주셨습니다.
독바리로 다니면 세상 편할때도 많습니다.
할리 브로들은 다들 수다쟁이입니다.ㅋㅋ
우~~~와!
정말 멋지십니다.
글도 재미나게... 표현력도 언어 구사력도 좋으시네요..^^
할리 라이더로서 찡~~! 합니다.
나르도님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리면서 느끼는 감정은 글로 다 담을수가 없겠지요.
찡~~~! 함에 공감합니다.
솔투로 대단하시네요!
그 아름다운 풍경들과 행복한 고독도
할리여행으로 충분히 보상받으신듯...
떠나본자만이 그 맛을 알죠?
수고 많으셨어요 글과 사진도 또 20살 에보바이크도 최고네요.
흰무송이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길 위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할리는 돈으로 사는게 아니라 '용기'로 사는 거라네'
절대공감이 가는말이네요 전국투어 생각만하고있지 시간이없어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간접체험으로 고맙습니다
안전사랑님
백년도 못사는 인생.. 한번쯤 나가보면 고생스럽지만
많은걸 경험하실 겁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