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약물을 꼼꼼히 진짜로 바꿔주며,
누가 먹던 건강하길 빌어주었다.
더불어 한 몫 본 사람도 행복해지길 바란다.
안소니가 주워듣고 온 소식에 의하자면,
제메는, 몰랑쉐라는 연방의, 한 국가이고.
이 연방국은 우리가 건너온, 폭이 제법 되는 강과,
비슷한 크기의 강이 반대편에 하나 더 있는데,
이 두 강이 몬스터구역에서 갈라지는 늪지를 꼭짓점으로,
양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
이렇게 몰랑쉐 연방은 아주 큰 삼각형이고,
크기는 카르마탄 보다는 약간 작고,
코로고바만한 크기의 나라가 여덟 개 정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발칸대륙의 15프로 정도의 면적을 차지한단다.
그리고 제메는 그 한 개의 강 일부를 끼고 있다고 했다.
몰랑쉐연방의 삼각형 꼭지 부분에는,
어느 한 나라만한 큰 늪지와,
그 밑에 방어선처럼 마법사들이 모여 사는,
국가인지 도시인지가 있고,
그로 인해 몬스터 걱정은 안하고 살며,
그 밑의 이 제메라는 국가역시 몬스터와는
아주 거리가 먼 나라다.
해택 받은 땅이랄까? 삼각형의 부채꼴 모양의 꼭짓점에만 몬스터가 있고,
그 꼭짓점을 마법사들이 차지해서 방어를 지나, 실험용으로 몬스터들을 잡으러
가야할 형편이고, 엄청 큰 강이 연방국의 양쪽으로 흐르니, 이 발칸대륙이
몬스터 때문에 멸망한다면 아마도 가장 늦게 멸망할 곳이라는 것이다.
몬스터가 모든 인생을 좌우하는 곳에서 이곳은 제외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발칸대륙의 지상 낙원이라는 얘긴데, 과연 그럴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수시로 국경이 바뀌고, 나라이름이 바뀌고,
늘 전쟁이 있는 곳이 바로 이 몰랑쉐연방이란다.
몬스터와 싸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징집 당하는 게 싫어서 이곳으로 온다면,
몬스터는 못 보겠지만, 사람끼리 죽이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몬스터가 없다면 이 발칸대륙 전체가 이곳 몰랑쉐연방같은 이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일단 새로운 땅에 왔으니, 시장조사를 해야지!
안소니와 어슬렁거리며 이 구석 저 구석을 기웃거리며 다녔다.
이곳 제메가 마법의 도시와 붙어 있다더니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척 보기에도 공부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텔레포트나 해 봤지. 아, 베르시가 통신구슬 쓰는 것도 봤구나. 힐링 치료마법도.
그럼 세 개를 봤는데 또 뭐 신기한 것 없을까?
하긴, 보여 달란다고 보여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지만.
어!
“안소니, 저 앞에 보이는 저 인간, 베르시 닮지 않았니?”
“와, 진짜 똑같이 생겼네요. 키도, 옷도. 신기하다. 그죠, 누나?”
“그래! 갖다가 보여주고 싶다. 야, 우리 쪽으로 온다. 자세히 봐야지!”
베르시가 쌍둥이였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데, 우리 앞까지 턱 와선 말까지 한다.
“미친 오우거!” 오, 마이. 갓뜨다. 진짜 베르시네?
“베르시 여긴 웬일이야, 휴가 왔어? 진짜, 베르시가 반가울 줄 몰랐네!”
“와! 베르시 아저씨 진짜 반가와요.”
“도대체, 머리를 왜 잘랐냐고요. 이 공주님아!”
“왜 이래, 너무 눈에 띄니까 잘랐지!”
“차라리 감자주머니나 쓰고 다니지. 잠깐 사이에 사고를 치다니!
흑색 궁 통신 구슬을 다 박살 내버릴 작정이냐고!”
오! 우리 신랑이 또 화났나 보다.
“그럼, 신전에 잡혀서 평생 그러고 사냐?”
“알아서, 빼내주지 않을 까봐! 요.”
“뭐야, 베르시 그럼 우리 따라다녔어? 한 번도 못 봤는데!”
“들키면서 따라다닐 멍청이 일 까봐! 요.”
“아! 진짜, 또 이래. 말까라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고.”
“됐네! 요.”
“어? 베르시 저 인간은 왜 데리고 왔어?”
변태 은발 크리시안 공작이다. 베르시도 놀라는 걸 보니 같이 온 건 아닌 모양이다.
“각하! 제 뒤를 따라 다니신 겁니까?”
“글쎄! 우연이라고 해두지!” 역시! 계급이 깡패다. 배 째는 것 좀 봐.
“믿지 마, 베르시. 완전 찐득이야, 전하께 일러버려.”
“이런, 이런. 공주, 머리카락을 그렇게 만들다니 거의 범죄적 행동이었소.”
“공작, 당신이야 말로 지금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어떤 범죄 말이요. 공주?”
“
사생활 침해!”
“처음 들어 보는 죄목이오만! 신전 농락이나 국가재산 훼손 이런 건 어떻소!”
“이거 봐, 완전 거머리 협박 꾼이야, 베르시 없애버려. 증거를 남기면 안 돼!”
“이런, 공주. 본인은 명색이 소드 마스터이오만 베르시가 상대가 되겠소?”
“그럼, 나는 어떤가?”
헉! 깜짝이야, 오! 스탠리 공작이네?
“와! 공작님, 오랜만이네요.”
“예, 공주도 별일 없습니까?”
“네, 완전 쌩쌩해요!”
“후후, 완전이라, 여전히 활기차시군요. 실력도 좋아지시고요.”
오, 스탠리공작이야 말로 얼굴이 한결 부드러워 졌는걸! 연애하나?
“그런데 여기, 어쩐 일이세요?”
“베르시 뒤에 뭐가 하나 붙어 다녀서 제거 하려고 왔습니다. 공주”
“와! 잘 오셨어요. 얼른 치워주세요.”
“스탠리, 자네가 내 뒤에 붙었었나? 어쩐지 찜찜하더라니!”
“크리시안, 자넨 왜 베르시를 따라 다닌 거야?”
“그 이상한 가게에 가니, 공주가 없잖나, 그래서 찾다보니 베르시가 걸린 거지.”
“공주님은 왜 따라 다니는데?” 내 말이!
“글쎄, 나도 그걸 알고 싶다네. 그런데 공주, 머리도 잘랐으니, 얼굴에 누런 그건 좀 씻고 다니면 안 되오? 아주 더러워 보이오. 눈앞에 내려온 머리도 좀 치우면 좋겠소만.”
“내가 왜요?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요? 잘 보일 사람은 여기 없구만 뭔 상관이야.”
“쯧쯧, 미인은 만인을 위해 꾸며야 할 의무가 있는 법이오.”
“이 사람이 재수 없게. 누구보고 미인이래, 뻑 하면 잘나지는구먼.
아주 저주를 퍼붓고 있어요. 빨리 세져서, 맞 짱을 뜨던지 해야지 원!”
궁시렁 거리던 내 눈에 이상한 장면이 들어왔다.
“그런데 베르시, 저기 모여 있는 아이들은 뭐야? 열 살도 안 돼 보이는데?”
“마법사의 탑에서 심부름 할 아이들이 랍니다.”
“무슨 심부름할 아이가……. 50명은 돼 보이는구먼, 너무 많지 않아? 너무 어리고,
안소니, 어떻게 생각하니?”
“예, 누나, 보통은 심부름할 아이는 열 살에서 열두 살 정도로 뽑거든요.
쟤네들은 여섯 살부터 여덟, 아홉 정도 된 것 같아요.”
“이상하지? 약해 보이는 것이, 일도 못하게 생겼는데, 안소니. 니가 가서 얘들한테 물어봐. 부모한테 허락받고 하는지 이런 저런 거 다 말이야.”
“예, 누나”
안소니가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아이들 사이로 스며들었다.
“베르시, 가서 물 한 동이, 큰 거로 하나 구해와 봐.”
“......”
저 봐. 대답도 안하고 가는 거!
“무슨 일입니까 공주?”
“스탠리 공작님, 공작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신전에 사기를 쳤잖아요.”
“그랬죠.”
“그런데, 사실 그게 완전한 사기가 아닌 것 같다는 거죠. 여기저기서 애들이
툭툭 걸리는 것이 해결하고 가라는 것처럼 느껴진다니까요.”
“그렇군요.”
“스탠리, 뭐가 그렇군요 야, 몬스터 때문이기도 하고, 여기 몰랑쉐 연방은
전쟁이 잦아서 당연히 고아가 많이 생기는 거지. 여기저기 고아 없는 데가 어디 있나.
우리 우덴은 몬스터도 전쟁도 없는데, 고아는 거리마다 다른 나라만큼 있단 말일세.”
“어이구, 자랑이셔요? 부끄러운지도 모르시고. 쯧쯧 ”
“공주, 내가 왜 부끄러워해야 한단 말이오? 내 자식도 아닌데.”
“특권계층이면 누린 만큼 베풀어야죠. 환경 좋은 나라에서 왜 길거리에 고아들을 놔 두냐고요. 외모만 가꿀 때 알아 봤다니까. 그 나라 귀족들 꼴이 어떤지 안 봐도 비디오네요.”
부끄러워 얼이 빠진 찐득이 대신 스탠리 공작이 물었다.
“공주, 비디오가 뭡니까?”
“아! 네, 뻔하다. 그 말이죠, 신경 쓰시지 마세요. 제가 혼자만의 언어가 좀 있답니다.”
베르시가 자기 만 한 물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 들고 왔다.
주위를 슬쩍 둘러보고, 손을 항아리에 집어넣어 신성력을 쭉쭉 뽑아냈다.
아따, 시원하게 나가네. 멈춘걸 보니 풀로 찼나보다.
베르시가 갖다 주자, 안소니가 애들에게 뭐라고 했다.
아이들이 최대한 들이 마신다. 먹고 조금 쉬고 다시 먹고,
앙상한 아이들이 금세 볼록 올챙이배가 되었다.
뭐든 건강이 일단은 제일이니까!
베르시가 물 항아리를 들고 왔다. 바닥에 물이 조금 남아있었다.
물을 보니 목이마르네, 몇 개 띄워진 바가지에 물을 퍼서,
스탠리 공작부터 한 사발씩 돌렸다.
조용히 한 사발씩 하는걸 보니, 다들 몸에 좋은 건 아는 모양이다.
삐져있던 찐득이도 슬그머니 한 바가지 마신다.
저건 이뻐지려고 마시는 거야……. 분명히……!
“안소니, 뭐라고 그러든?”
“예, 누나, 고아들이래요. 마탑에서 먹여주는 걸 조건으로 모아들였데요.
여기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모아 오는데,
여기에서 마법사가 마탑까지 인수해 간대요.”
아구. 우리 덩치만 커진 안소니 또 삐질 거린다.
가게에 놔두고 온 애들 생각하는 게다.
“우리 강아지, 일루 와봐. 누나가 업어주게.” 냅다 도망간다…….
“자,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 아주 불길한 생각이 수십 가지 지나가는 데요?”
영화를 많이 본 탓이다. 아니, 꿈에 봤던 마법사들의 행태가 생각나서다.
“마탑에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면 어떻겠소?” 이 찐득이 머리 나쁜 소드마스터다. 분명……!
“일단 전하께 보고해 봐야겠습니다.” 베르시, 이것이 혹시 배위에서의 그 스파이?
“나와 크리시안이 쫓아갔다 오겠습니다. 베르시와 여기서 기다리세요. 공주님.”“같이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애들이 다쳤거나 했을 것 같아서요. 불안하네요.”
“나와 크리시안이 갔다 오는 게 훨씬 빠릅니다. 전하께 보고하면 다른 정보도 받을 수 있을 거구요. 베르시 말을 잘 들으세요. 약속하세요. 공주님.”
첫댓글 아 웃겨라..우리 신랑이 또 화났나보네... 이젠 아예 남편이라고 인정하는군하....이왕이면 얼른결혼하지..ㄷ; 도대체 저 신성력에 정체는 뭐에요; 애들용 영양제같은건가 흐음..자드가 가는곳마다 아는사람을 만나네요......얼른 얼른 자드가 이쁜미인으로 다시돌아와서 결혼을+ ㅅ+여기선 또 무슨일을 할지...기대되요
ㅎㅎ 이쁜미인으로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