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천둥 번개가 요란스러웠다. 가뭄 해갈이 되나 싶었는데 아스팔트만 살짝 적시고 말았다. 농사를 짓는 분들은 벌써 한 달이 넘게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농작물을 보면서 한숨만 쉬고 있다.
5월 중순부터 시작된 메르스 여파로 학생과 교직원이 격리되고 150여 개 유치원 및 초·중·고교가 휴업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현재 휴업학교가 없지만 학생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야 하는 교육감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실감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감염 우려로 학생들의 교외활동이 줄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큰 모양이다. 또한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문화·예술·체육 활동이 위축되면서 관련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상시적 재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월호 참사나 메르스처럼 국가적인 재난까지는 아니겠지만, 국지적인 재난 상황은 끊임없이 생기고 있다. 폭설, 산불, 가뭄, 폭우,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스 등의 인간 감염병에, 구제역, AI 같은 가축 전염병까지……. 그러고 보면 지방정부와 교육청 단위에서도 국지적 재난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재난의 종류에 따른 대처 방법을 도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강원도교육청도 20만의 학생과 2만여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지난 11일에는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원주를 다녀왔다. 교육지원청을 찾아 15일 휴업이 끝나는 학교의 방역대책과 개인위생 상황을 점검하고 도교육청에서 추가로 지원해야 할 것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16일과 17일은 춘천지역의 휴업학교를 찾아 교직원들을 격려하고 철저한 교내 소독을 당부했다. 다행히 도내에 학생 감염자는 없다. 하지만 의심환자와 접촉을 한 경우는 등교를 정지시키고 보건 당국과 협조해 학생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점검했다.
이처럼 도교육청은 다양한 사례에 대한 지침을 확정하고, 비상대책반을 설치·운영하면서 24시간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개인위생 및 학교 방역을 위해서 △도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 단위 대책반 구성 및 비상사태를 가정한 대책회의 실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30분 이상 개인 위생교육 △1교시 시작 전 고열이나 기침 등 유사 증상 학생 파악 △손 씻기 시설의 청결 상태 유지 △손 세정제(비누) 비치 등의 조치를 했다. 또한,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환자가 발생한 시·도로 떠나는 체험학습을 금지하고 다중이 모이는 교외 체험학습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다. 특히, 학교 단위의 휴업이 아니라도 학부모의 요청이 있으면 개별 학생의 휴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메르스는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학생들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싶다. 가정에서는 우리 아이들 하루 세 끼 꼭 챙겨주시고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으면 좋겠다.
가뭄과 메르스는 특정인에게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감당해야 하는 시련이다. 가뭄이 깊어지면 농산물값이 오르고 결국 가계에 부담이 되듯이 메르스 사태도 우리 모두에게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일상생활은 유지하면서도 가뭄과 메르스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길 바란다. 소나기라도 한바탕 더 쏟아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