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을 실명한 스트라이커,감독도‘외눈 골잡이’출신,가난한 구단,창단후 처음 결승에 오른 만년 하위팀,오기투혼,그리고 우승….
만화같은‘인간승리 드라마’가 2001 한국축구의‘왕중왕’을 가리는 FA컵 결승전에서 펼쳐져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스포츠서울 보도(11월 21일자)를 통해 오랜 왼쪽 눈 실명 사실이 알려진‘샤프’김은중(22)이 감격의결승골로 올시즌 꼴찌팀 대전 시티즌에 창단 후 첫 우승트로피를 안기며 눈물을 흘렸다.
김은중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서울은행FA컵 포항 스틸러스와의 결승전에서 후반 8분 공오균의 대각선 스루패스를 받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1-0승리로 이끌었다.4경기 연속골로 MVP(상금 300만원)와 공동득점왕(4골·고려대 최성국)에도 올라 기쁨을 더했다.
97년 리그에 출전한 이래 항상 최약체로 꼽히던 대전은 빈약한 재정의 설움속에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른 FA컵에서 선수들의 단합된 힘으로 창단 5년만에 첫 우승이란 대어를 낚아 1억원의 상금을 받았다.프로와 아마추어를 포함한 43개 팀이 출전한 가운데 올 한국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왕중왕’전에서 우승한 대전은 프로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와 함께 내년 아시아슈퍼리그(ASL)에 나가 아시아무대에도 처음 서게 됐다.
주전 골키퍼 최은성이 전반 14분 포항 박태하와 머리를 부딪혀 실려 나갈때만 해도 대전 벤치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그러나 대전선수들의 투혼은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전력상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몸놀림으로 포항 문전을 위협하더니 후반 8분 김은중이 수비수 뒤로 돌아가며 공오균의 패스를 반대편 왼쪽골문에 감각적으로 차넣었다.
인간승리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김은중은 감격적인 골뒤풀이를 했고 벤치의하포항도 13,19분 이동국이 결정적인 동점골찬스를 잡았으나 한번은 텅빈허공에,또 한번은 빗맞아 교체GK 이승준의 손에 걸려들고 말았다.포항이 결정적으로 패색을 느낀 것은 후반 25분.이승엽의 촌철살인같은 패스를 코난이골문 오른쪽 45도각도에서 강하게 찼으나 왼쪽포스트를 튕기는 불운에 말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