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겹경사라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오늘은 원효사에 경사가 있었습니다.
경사란 다름 아니고
지난번에 모신 문수보살과 보현보살님께
옻을 입혀 그리는 불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본디 부처님을 조성하면
모시를 덧대고 그 위에 옻칠을 하고
다시 그위에 금을 입혀 드리는 것을
개금불사를 한다 하는데
이번 불사는 금을 입혀드리지는 않고
옻칠만 하는 것으로
동으로 조성된 문수보현보살을
산성비 내지는 여러가지 오염물질로부터
부식이나 산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그런 불사입니다.
이른 아침 대전 불광미술원 조기환 불모가
직원들과 같이 와서 칠장을 만들고
오늘 첫번 칠을 모시고 갔습니다.
다음주 중으로 두어번 더 모시면
그동안 금강경 탑 양옆에 계시던 보살상들이
훨씬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 불자들을 맞이하고
각자 심중의 소구소원을 빌고 기도하면
무엇이나 다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옻칠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동안
열시반경에 장길수 선생님과 공주고등학교
조충식교장 선생님이 다녀 가셨습니다.
오신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보살님 댁에
할아버지께서 공주고등학교 3회 졸업생이신데
졸업 앨범을 빌려다가 학교에 없는 앨범을
재현해 학교에 모시고 싶어 하셨기 때문입니다.
3회 앨범이면 1929년도이니
지금부터 90년 전 앨범입니다.
참고로 공주 출신 김종필씨가 19회 출신입니다.
일단 앨범을 연미사진관에 맡기고
원형을 훼손하지 않도록 정밀하게 사진을 찍고
그것을 다시 책으로 엮는 과정이 진행되는데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엣모습 그대로
복원이 거의 가능할 것이라 합니다.
그리되면 공주고등학교로서는
크나큰 보물 한점이 학교로 돌아 오는 것인데
교장선생님께서 각별한 마음을 내시어 오셨기에
그 앨범 안에 경부자온 즉 가루베지온이라는
선생님 사진이 들어 있음을 알려 드리고
가루베지온이 학생들을 시켜서
자기 사는 고장의 역사와 문물을
상세하게 조사해 오도록 해서 만든
충남향토사지도 한권 복사하시라 드렸습니다.
이 책 역시 가루베지온이
공주고등학교 교사 시절
학생들과 같이 만든 자료인 까닭에
학교로서는 귀중한 전적이 될것입니다.
가루베지온은 교사로 근무하며
틈 나는대로 공주 전역을 다니면서
문화유적을 관찰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옛무덤을 도굴도 하는 등
행실은 본받을게 없으나
백제의 절터인 대통사지가 대략
이런 저런 규모로 반죽동에 있었음을
밝혀 낸 사람이기도합니다.
일본이 패망하고 일본으로 쫒겨 갈 때
한트럭분의 짐을 싣고 갔다 하는데
아마도 우리 백제 역사의 문화유물을 모았다가
일본으로 반출해 가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이 책을 나는 윤여헌교수님으로부터
소장하고 계신 것을 빌려 복사를 한 것이기에
공주고등학교로 환지본처한다는 마음으로
복사를 하시도록 하는 것인데
마침 도서관을 넓혀 서가가 많아졌으므로
학생들이 책을 보존하고 살펴 보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공주고등학교 본관 건축을 하고
교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한장 제공하였는데
1960년 사진입니다.
거기에는 김재덕교장선생님과
윤여헌 선생님 그리고 원효사 어른스님이신
정영희 선생님도 함께 하시는 사진이라
학교로서는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만하면 금요일의 겹경사라 할만 하지 않은가요.
더 많은 경사가 있어도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하니
요정도로 7월의 두번째 금요일 복날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여름 더위에 더욱 건강하세요.
-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글:해월스님 2019년 07월 1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