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대의원대회를 마치고 아산 도고 유스호스텔에서 운전하는 철도노조 전임국장을 득달하여 해질녘에 도착, 봉화에 가니 영길이가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다. 성연이는 그시간에 대구에서 오는 중이라 전화가 왔고....
함께 온 친구들은 병학, 영길, 동규, 성연, 우현 이렇게 열 명, 혼자 온 친구는 병덕이와 종찬이, 모두 12명 모였다. 늘 6자 회담이라 불렀던 친구들 모임이 12자 회담이 되었다. 부부동반으로 제일 많이 모인 모임이 되었다. 봉화 오리마당에서 오리요리로 식사를 하는데 종찬이가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소맥을 연거푸 주는대로 마시는 걸 넘어 빨리 빈잔을 채우라고 독촉, 따르는 내가 바빴다.
<오리 훈제, 생오리고기, 오리구이로 저녁을 먹고>
<전주가 있는 종찬이가 사진을 찍자 "뭘 찍어? 임마야~하며 기분 좋은 항의, 표정이 일품이다..
<병덕이는 끊었던 술을 다시 이어 주는대로 잘 마시는데 아무리 마셔도 취한 기색이 없다.>
<식사시간에 못 올 것 같다는 병학이도 일찍와서 같이 한자리에>
<종찬이는 돌아다니며 술잔을 권하고 우스개 소리로 좌중 분위기를 이끌고>
<불판을 갈아가며 즐거운 시간은 계속 된다.>
<밥만 먹고 헤어지던 모임이 이날은 노래방까지 갔다. 성연이 부부가 노래하고~>
<종찬이와 병학이가 춤추고~>
<둘이 마주보면서 다리를 들고 아싸~~>
<병학이 부인이 노래부를 때 종찬이도 같이 흥겹게~종찬이는 고장난 벽시계, 뿐이고를 열창~>
<병학이와 부인이 함께 열창~~>
<우현이와 부인이 같이 부르고~>
<병학이는 또 부인네들에게 우스개 소리로 폭소를 자아내고~~>
<영길이 부르는 노래에 성연이가 박자를 맞추고~~>
<동규와 미리내 엄마가 또 병학이 우스개에 웃음을 그치지 못하고~~>
<병덕이의 누이 부르는 것을 여자들이 즐겁게 바라보고~~>
<종찬이는 또 뭔 소리하고는 웃느라 입을 다물지 못하네~>
<우현의 노래~>
<다 같이 열창으로 즐겁고>
<종찬이의 표정은 늘 즐겁다>
<병학이가 종찬이와 즐겁다. 박자도 잘 맞추고 노래도 같이 잘하고>
<성연이 독창할 때~~이날 노래방과 맥주는 성연이가 냈다.>
<성연이 노래 중에 종찬이과 영길이가 장단을 맞추고~~>
<우현이 부인이 노래 부를 때 성연이가 장단을 맞추고>
<병덕이의 노래 찾기>
<종찬이의 아싸 표정>
<종찬이가 웃겨서 웃는 병학이 부부, 그 표정을 내가 찍으려 하니 병학이가 일어서다가 반쪽 얼굴말 찍히고 부인은 즐겁게 웃고~>
<병학이가 미리내 엄마와 우스개~>
밤 10시 반이 넘어 끝난 노래마당~
참 즐거웠다.
마지막 정리하는 자리에서 성연이가 말했다. "영길이, 병덕이 병학이 모두 봉화의 수재들인데....오늘 이렇게 다 모였다...."
그 말은 내가 듣기에는 봉화수재들이 열심히 성실하게 살고 있으니 보기 좋다는 뉘앙스의 말이었다. 이 말을 받아 병학이가 "이 수재들이 봉화서 인생 다 조졌다"고 한다. 한 때 술 잘마시고 제일 많이 놀고 제일 잘 놀았던 병학이가 봉화에서 군청에나 근무한다고 인생조졌다고 한탄한다. 참 역설적이다.
영길이와 병덕이는 내가 바라본 견해는 즐겁게 잘만 지내는 것 같다. 늘 그렇지만 굳이 행복이란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표현은 할수록 고기를 씹는 맛일 것이다. 다른 날은 병학이의 말에 내가 토를 달지 않았는데 이날은 병학이 말이 끝나기 바쁘게 말을 받았다. "지금이 얼마나 좋은데? 인생조지기는 왜 조져? 지금처럼 행복한 때가 또 언제 있었다고? 앞으로도 지금 처럼 행복하면 됐지, 뭘 더 바래? 나는 지금 영주시에 두배 역할을 더 하라고 해도 안간다." 이 말 뒤에 "니가 언제 지금 부인처럼 좋은 사람 만나서 더 좋은 행복을 바랄 거라 생각했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물론 늘 바쁘게 일 많고 몸은 고달프게 석포에서 재산 골짜기까 헤메자니 힘들고 일은 머릿속에서 끝나지 않으니 힘은 들겠지.....그러나 생각해봐라. 그 힘들다 생각되는 일들이 나에게는 내가 내 가족과 살기 위한 밭갈이의 한 부분이니라. 내가 내 밭에서 샘 파서 물 마시고 내 좋으면 그만이지 뭐가 불만이라 인생 조졌다 생각을 하는가? 고장난 벽시계를 되돌려 세월을 돌려주면 그땐 지금보다 조지지 않고 잘 살아, 오늘에 와서 정말 인생대박이다 자랑할 자신이 있는가? 형가의 거문고 가락이 좋아 그 곡조를 듣고자 형가의 눈을 까고 곁에 두고 거문고를 타게 했던 진시황도 죽어서는 시체가 다 썩어 문드러지도록 입관조차 돼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나 하고 하는 말인가? 그러한 진시황도 평생에 마음을 터 놓고 믿은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었다는 것을 아는가? 그래서 영민한 맏아들 호혜도 장군 몽염에게 보내고서 결국은 장군 몽염도 호혜도 간신 조고에게 걸려 자결한 비극을 알기나 하고 조졌다 하는건지?
천하 제후, 인근 속국 사신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잘 먹인다음 깨끗하게 목욕시켜 금귀고리 달고 비단 옷을 입혀 발톱까지 깨끗하게 다듬고, 목에 꽃다발까지 건 다음 황제의 천상 제사상에 올라 목은 찔려 피 다 빠진 이백 근짜리 돼지에게 붙여진 벼슬이 "정일품 영돈영 접반 제후지 백돈공(正一品 領敦令 接盤 諸侯之 白豚公)" 이라 하여 뭇 사람보다 열 일곱 단계는 더 높은 관직을 준들 그게 무슨 영광이랴? 이름하여 정일품인데 천하제후를 접대하는데 쓰이는 백돼지공이라.....보라....국무총리를 달아 대통령의 5%도 안되는 권한을 가지고 0%의 권력을 누리다가 급기야는 저 백돼지보다 못한 신세로 추락하는 세태를......
러셀과 힐티의 행복론을 읽어보면 행복에 대해서 독자에게 이해시키고 그 방법에 대해 논리를 전개하느라 책이 한권인데 나의 행복론은 간단한다. 오늘 즐겁고 기쁜 것을 행복이라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어제가 행복했던 것도 안다. 또 오늘이 행복한 줄 아는 사람이라야 내일이 행복할 수도 있음을 안다. 내년 이맘 때 쯤은 나는 더 큰행복을 누리고 있을 것이다. 세상살이는 소풍이다. 이 소풍 중에 무엇을 하든 잘 다녀와야 하지 않겠는가?
한달에 한번 만나면 그냥 좋다라는 말이 나오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래서 좋은데 뭔 인생타령을 해? 봉화 좋은 곳에서 맑은 공기마시고 맑은 물 지겹도록 보고 푸른 숲에서 다람쥐보다 더 많이 숲을 탔으면서도 아직도 인생 조졌다는 생각에만 젖어 있으니 산림청에 국장 됐다고 전화하면 동기동창에게 예대하는 아무개 보다 내가 더 낫다는 생각을 언제나 할꼬? 그러나 내말에도 병학이 말의 모든 것이 녹아 있을 모순이 어찌 없겠는가?
친구도 좋고 막걸리도 좋지만 막걸리 따라주는 색시가 더 좋아.......삼태기의 이 노래 제목을 알아내서 그 노래를 꼭 배우고야 말리라~~^**^ 병학아~인생 조져서 진짜 행복했다는 것을 알면 그땐 막거리를 퍼 마시거라.
영원히 지지 않는 사랑의 꽃 한 송이, 다음 달에 또 봉화서 만나자.....안녕!
2011.4.2.
영주에서 동규 씀
첫댓글 정겨운 친구들 모습 정말 보기좋네..모처럼 동부인까지 하고.. 동규 자네 글 솜씨는 여전하네..긴 글 재미있게 잘 읽었네..특히 진시황 얘기 , 요즘 교과시간에 진나라 배우고 있는데..다음에 함께 할 시간이 있길 기대하면서.
서울도 지난 3월에 함 모였어-- 허정 창길 수철 주택 그리고 나 --
다들 바쁜데 잘들 모였구나....바쁜 서울에서 많이 모였다....즐겁게 잘 보냈지?
아싸아..........
동규가 사진설명을 사실적이고 재미있게 기록했군. 와이프도 이젠 통과 모임을 좋아하고 앞으로 별일이 없으면 참석하겠다고..동규의 공이 크지...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