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지역의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분석

중앙아시아 지역의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분석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1. 머리말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역사에 새롭게 등장한 중앙아시아 5개국1)은 소비 에트 체제를 경험한 이슬람 국가라는 점에서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 다. 특히 미국의 9?11사태 이후 세계는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행방에 촉각을 세우게 되었으며, 범이슬람주의 및 범투르크주의 세력들의 중앙아 시아로의 진출은 세계인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구하게 되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이러한 정치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부분에서 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 중에서 특히 우즈베키스탄 과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지하자원, 유럽과 아시아를 내륙으로 연결하는 교 통망의 발달, 값싼 노동력 등으로 이미 세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 도해내고 있으며, 철도를 이용해 동양과 서양을 연결하는 제 2의 실크로드 를 계획하는 등 다시 한 번 동서양 경제문화의 교통로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관심은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 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중앙아시아에서 활발한 현지 사업을 진행시키 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대외 교역 면에서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는 기존에 진출한 대기업과 아울러 최근 카자흐스탄이 보유하고 있는 지하자원의 중요성이 더 욱 부각되면서 이와 관련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한국기업들의 움 직임도 나타나고 있다.2) 더욱이 이 지역에 살고 있는 30만명이 넘는 동 포 고려인은 우리의 역사적 책임이며,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 동포로서 우리의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3)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은 편이었다. 한국 은 중앙아시아인들에게 친밀한 '고려사람'들의 고향이었고, 중앙아시아인 들이 구입하기를 희망하는 훌륭한 물건들을 생산하는 나라이기도 하며, 공 장을 만들어 자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현지인들과 한국인들간에 갈등 이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문제는 고려인과 한국인의 사이에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지만 그 근원을 고려해 볼 때 문화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것도 상당한 데, 이러한 충돌과 갈등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상호간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하여 이들 지역의 민족에 대한 이문화관리 차원 의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중앙아시아인들의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연구는 몇 가지 복잡한 문제 를 지니고 있다. 우선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카작인, 우즈벡인, 키르기즈 인, 투르크멘인, 타직인 등의 전통적인 토착민족들 외에도 러시아인, 우크 라이나인, 독일인, 타타르인, 고려인 등의 대표적인 소수민족을 포함하여 대략 130-150여개가 넘는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 따라 서 이 지역의 대표적인 의사소통 방식 연구의 대상으로 어떤 민족을 연구 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본 연구에서는 중앙아시아 5개국 중에서 한 국 기업이 많이 진출하여 한국인의 이주가 활발하며, 가장 넓은 영토를 지 니고 있는 카자흐스탄과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그 대상국가로 선정하였다. 아울러 연구대상으로는 이 두 국가의 다양한 구 성 민족들 가운데 이슬람적 전통을 지니고 다른 소수민족에게 영향력을 미 치고 있는 토착민족인 우즈벡인과 카작인을 그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이들 지역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등장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의사소통방식 에 대한 연구결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반적 인 연구는 시기별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되어지는데, 첫 번째로는 19세 기-20세기 초반까지 영국, 러시아, 일본인들과 중앙아시아 학자들에 의해 행해진 연구이고, 두 번째로는 소비에트 시기의 연구이며, 세 번째로는 독 립이후 최근 10여 년간 행해진 연구이다. 그러나 이들 연구들 역시 각자 의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 첫 번째 시기의 연구는 중앙아시아인들이 소비에트 체제를 통해 문화적 변 화를 경험하기 이전의 시기를 대상으로 하여 현재의 중앙아시아 사회와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지닌 사회에 대한 연구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시기의 연구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하여 소비에트 체제 내에 서는 사회주의적 관점으로 제한된 연구가 대다수이며, 서구의 학자들은 기 존에 연구된 자료를 바탕으로 소비에트 체제 이전의 중앙아시아 사회를 복 원하거나 제한된 자료를 이용하여 소비에트 체제의 모순을 비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소비에트 체제를 겪은 이슬람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이 가능했던 것은 구소련이 해체된 이후인데, 현지에서는 신흥독립국가의 전형적인 '역 사 바로 세우기' 작업에 의해 소비에트 시기의 연구를 비판하고 민족의 역 사를 건설하는 작업에 치중되어 있으며, 외국 학자들의 연구 또한 종교와 민족주의 연구에 집중되어 있어서 다른 지역의 연구에 비해 분량이나 다양 성에서 많이 뒤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문헌에 근거한 연구보다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2년 이 상 장기 거주한 한국인들에 대한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는 경험적인 연구기 법을 이용하여 연구목적에 접근할 예정이다. 본 연구자는 이들 지역에 장 기 거주한 한국인들에게 중앙아시아의 사회구조적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고, 개인적인 경험담을 수집하여 이를 바탕으로 중 앙아시아인의 의식구조 및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분석을 할 것이다. 결과적 으로 이 글은 한국인의 관점에서 살펴본 한국사회와 중앙아시아 사회의 차 이점에 대한 묘사 및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특징 분석이 될 것이다.  2. 중앙아시아의 역사적문화적 특성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황금도시인 부하라와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한 지 역은 시르다리야 강과 아무다리야 강을 중심으로 한 소위 '트란스 옥시아 나'라는 비옥한 경지를 지닌 덕분에 이미 기원전 7세기 무렵의 '大 호레 즘'을 시작으로 고대문명이 발전했던 곳이었다. 잘 다듬어진 수로망과 농 업 문화를 바탕으로 일찍부터 노동분업이 발생하였고, 발달된 수공업과 동 서양의 통로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여 중개무역을 통한 부(富) 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유리한 지리적 환경은 주변 민족들의 정복욕을 자극하게 되어 끊임 없는 정복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 지역을 차지한 국가는 계속되는 전쟁에 지쳐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결국 고대의 '大 호래즘', '소그디 아나', '박트리아'등의 토착 국가 외에도 '그리스-박트리아 왕국', '에프 탈리테', '파르피야', '쿠샨조', 아랍의 점령, '돌궐', '가즈니 조', '카라한조', '몽골제국', '티무르 제국' 등이 우즈벡인과 카작인들 이 민족국가를 건설하기 이전에 등장하였다가 사라졌다. 한편, 중앙아시아의 문화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친 종교인 이슬람이 이 지 역으로 전파된 것은 7세기 중반 아랍 무슬림의 정복 사업으로부터 기인한 다. 이슬람이 전래되기 이전의 중앙아시아 지역의 거주민들 사이에는 토 착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하여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불교, 네스토리우스 파 기독교 등이 혼재하고 있었고, 이러한 다종교 현상은 이슬람이 전래된 후에도 지속되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이슬람이 토착화되기 시작한 것은 통치자들이 이슬람 으로 개종함으로써 비롯되었다. 10세기 중반 이후 중앙아시아를 지배했던 페르시아계 사만조의 통치자들은 모슬렘들이었고, 이들은 '성전'을 내세 워 중앙아시아의 초원지역까지 진출을 하여 점령 지역의 '이교' 사원을 모 스크로 바꾸는 등 투르크집단을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 울였다. 또한 최초의 투르크계 이슬람 왕조였던 카라한조는 동투르케스탄 지역까지도 이슬람화시킨다. 그 후 13세기 중반에 수피 선교사들과 상인들 의 노력으로 중앙아시아의 이슬람은 지배층의 종교에서 벗어나 일반인들 사 이에 자리를 잡게 되었고, 티무르 제국(1370-1520) 시대에는 이슬람 문화 의 전성기를 이루어 부하라와 사마르칸트는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하 기도 하였다.4) 티무르 제국이 멸망한 후 중앙아시아는 여러 개의 작은 한국(汗國)으로 나 뉘어졌고, 이러한 힘의 분열을 이용하여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지역을 향 해 남하하기 시작한다. 16세기 중반 이반 4세의 시대에 킵착 한국의 후예 였던 카잔과 아스트라한이 러시아에 복속되었고, 17세기 말에는 러시아의 국경이 서카프카즈지역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제정러시아가 현재의 카자흐 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영토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19세기 후반으로, 1873년에 부하라와 히바 한국에 보호령을 설치하였고, 1875년에는 코칸 드 한국에도 보호령을 설치하였다. 하지만, 비록 러시아의 보호령이 설치 되기는 하였으나 각 한국은 외교적인 업무를 제외하고는 내부적인 자치권 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주민들은 이슬람 자치 통치법 인 샤리아 율법에 기초해서 이슬람 지도자들에 의해 통치되었으며, 자신들 의 전통을 고수할 수 있었다.5) 한편, 중앙아시아의 다수 민족인 카자흐 민족이나 우즈벡 민족이 형성되 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무렵부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다양한 인종 과 종교를 가진 민족들이 어우러져 15-18세기의 물리적이고 문화적인 동질 화 과정을 거쳐서 현대 중앙아시아 민족들의 '원형민족(proto- nation)'6)이 형성되었고, 제정러시아의 통치권에 들어가서야 오늘날과 같은 민족정체성의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여진다.7) 그리고 이를 토대 로 1920년대에 중앙아시아는 민족구성에 따라 5개국으로 나뉘어진다. 1917년의 혁명 이후 중앙아시아는 소비에트 체제가 안정되기까지 많은 시 간이 걸렸다. 우선 혁명 이전에 발생했던 자디드들의 민족독립운동이 본격 적으로 활기를 띄기 시작해서 러시아 혁명 이후인 1917년 11월 28일(1917 년 12월 11일)에 '투르케스탄 자치 정부'8)의 성립을 선언하였고, 反소비 에트 운동인 '바스마치(Basmachi)'9) 무장투쟁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치정부는 3개월만에 소비에트 군대에 의해 무력으로 해산당하 고, 바스마치 운동 또한 192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 거의 사라지게 된다. 중앙아시아에서 소비에트 체제의 우위가 확고해지면서, 소련 공산당 내부 에서는 이 지역에 적합한 행정구조의 설치 문제가 논의되었다.. 이에 중앙 아시아 전체를 단일한 공동체(entity)로 접근하는 것과, 제정러시아 시대 의 행정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 그리고 새로운 분할단위를 설정하는 방안의 세 가지 방안10)이 제시되나, 결국 중앙아시아를 새로운 분할단위 로 나누는 것으로 결정되어진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1920년 6월 레닌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민족상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하고, 이후 1924년 여름까 지 새로운 민족 경계설정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여, 민족명이 들어가는 민 족 공화국들은 대규모 민족집단을 새로운 분할단위로 설정한다는 기본원칙 을 도출하였다. 따라서 1924년에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 연방 구성 공화국의 위상이 부여되었고,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은 러시아 공화국내의 자치공화국으로,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내의 자치공화국으 로 그 위상이 결정되었다. 또한 카라칼팍스탄과 고르노-바다크샨(동 타지 키스탄)은 자치지역의 위상이 부여되었고, 이후 카라칼팍스탄은 우즈베키 스탄의 자치공화국으로 지위가 격상되었다.11) 그 후 1929년에 타직 소비 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1936년에는 러시아연방의 자치공화국이었던 카자 흐 공화국과 키르기즈 공화국이 연방소비에트공화국으로 분리, 격상되었 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5개국이 레닌과 스탈린의 시기를 거치면서 다민족적인 국가구조를 지니고 탈민족화 정책이 실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연방구성공화 국내에 토착민족의 비중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었고, 일정 수준의 민족어 교육 및 민족어를 이용한 출판 등 제한적인 수준의 문화적인 권리들이 허용 되었으며, 또한 민족 문화를 보존할 수 있는 전형적인 민족마을 공동체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개별 공화국 내의 전통적인 민족적 분위기는 지속되었으 며, 결국 구소련 해체의 시기가 다가왔을 때 이들 소비에트 공화국들은 기 존의 영토를 유지하며 바로 독립을 선언하게 되었다. 3. 중앙아시아의 언어적 의사소통방식과 배경 (1) 의사소통방식 특성에 대한 역사적 배경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의사소통은 중앙아시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수 긍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아시아의 영토에서는 정착문화의 발달보다는 이 동문화(유목문화)의 발달이 두드러졌으며, 따라서 문서중심의 의사소통보 다는 대화중심의 의사소통방식이 주로 통용되었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 다.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에도 많은 정착문화가 발달했었다. 특히 우즈베키스 탄의 부하라와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기원전부터 토착민들이 농 경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수리시설을 갖추고 도시를 건설했으 며, 계급과 분업제도가 갖추어진 국가를 형성했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중 앙아시아에서 가장 비옥했고, 주변 유목민족들은 이 지역을 정복하기 위 해 끊임없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목민족들의 도전은 기존의 정 착문화를 파괴했으며, 새로운 정복자는 그 폐허 위에 다시 정주하기 시작 했다. 점령자의 교체는 거의 100년마다 이루어졌으며, 최장점령기간도 200년을 넘지는 못했다. 이와 같은 잦은 세력교체는 정착문화의 특징인 독창적인 '글'의 발달을 저해했고,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특성 때문에 많은 언어 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언어 는 투르크어와 아랍어, 러시아어와 기타 몽골어 등이 혼합된 것이다. 민 족 고유의 글을 갖지 못한 중앙아시아인들은 아랍어를 이용하여 기록하였었 고, 소비에트 시기에는 키릴 문자로 표기하다가 소비에트 체제의 해체 이 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라틴문자로 기록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에서 는 여전히 키릴문자로 기록이 되고 있다. 현재 중앙아시아에서는 언어적 의사소통과 관련하여 새로운 과제가 대두 하였는데, 국가 공식어와 러시아어의 대립문제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크 고 작은 수십 개의 민족이 존재하고 있으며, 지난 70여년간(본격적인 교육 은 60년 정도이다)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어를 공식어로 사용하고 있었다. 각 민족은 민족 고유어를 지니고 있었으나 각 공화국의 다수를 차지하는 카 자흐민족이나 우즈벡민족, 타직민족 등을 제외하고는 자신들의 고유어를 잊고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해왔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우즈베키스탄 과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는 우즈벡어와 카작어를 공식언어로 선포했고, 공 식언어를 모르고 러시아어만을 사용하는 소수민족 구성원들은 점차 국가 기 관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공식언어의 교체는 언어소통에 있어서 재미있는 현상들을 보여주는데, 도 시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는 우즈벡어나 카작어로 말하는 것보다 러시아어 를 하는 것이 매우 편리하다. 도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러시아어를 할 줄 알지만 우즈벡어나 카작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다. 하지 만 지방에서는 러시아어를 잘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지방에서 러시아어로 깊은 대화를 하기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이런 현상은 소련으 로부터의 독립 이후 토착민 정서가 강한 지방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기 힘 든 러시아계를 비롯한 다른 소수민족들이 지방을 떠나 도시나 다른 나라로 이주했기 때문에 나타나게 되었다.12) 언어사용에 있어서는 지역 차이와 마찬가지로 세대 차이도 나타난다. 독 립 이후 주로 국가 공식어로 교육을 받은 중앙아시아의 토착민족인 우즈벡 과 카작의 신세대들은 거의 민족어로 대화를 하지만 기성세대들은 러시아어 로 대화하는 것을 더욱 편하게 여긴다. 학교 교육에 있어서도 아직 민족어 로 수업을 하는 과정과 러시아어로 수업을 하는 과정이 공존하기 때문에 당 분간 의사소통에 있어서 러시아어와 민족어는 공용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보다 원활한 언어소통을 하려면 러시아어와 민족어의 적절한 사용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국가 공식 기관에서는 모든 서류양식을 민족어로 바꾸었고, 다수를 차지하는 우즈벡인이나 카작인은 자신들의 토착민족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후하기 때문이다.13) 하 지만 민족어로 씌어진 서류를 러시아어로 작성한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하 는 것은 아니고, 보다 섬세한 단어구사가 필요한 경우 민족어는 어휘가 부 족하여 러시아어의 보충이 필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어와 민족어의 적당한 구사는 현지인들을 상대하는데 있어서도 중 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현지인들은 민족어를 사용할 줄 아는 외국인에게는 친절하게 접대하고 무척 신기해하지만,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보다 나은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어 와 민족어를 같이 사용하면 그 사람이 교육도 잘 받았으면 자신들의 문화 도 존중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시장에서 만난 한 우즈벡인은 우즈벡어로 말을 건네자, 틀린 문법의 러시아어를 사용하여 자 신도 러시아어를 할 줄 안다고 화를 내었다. 현재 현지인들 사이에서 민족 어는 생활을 위한 언어이고, 러시아어는 교육수준의 지표로 여겨지고 있 는 것이다. (2) 언어적 의사소통 방식의 특징 1)사적인 영역: 대화 및 말 중심의 의사소통 방식   일반적인 의사소통방식은 언어적인 의사소통 방식과 비언어적인 의사소통 방식으로 구분되는데 각각의 비율은 30%와 70% 정도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개별사회에 있어서 결국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상대방에게 전달하 려는 내용이 우선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전달되었느냐 하는 것이 외부 관찰자의 시각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며, 이러한 측면에서 의사소통에 있어서 우선적인 분석대상은 바로 언어 적인 의사소통 방식이라 할수 있다.14)   언어적 의사소통방식은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 로 '말'을 이용하는 방법과 '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언어적 의사소 통방식은 사회환경에 따라 '대화중심의 사회'와 '문서중심의 사회'로 나 눌 수 있는데, 중앙아시아에서 사적인 교류는 거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이 는 모든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중앙아시아에서는 사 적인 관계에서 '글'보다는 '말'이 보다 정중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 다. 예를 들어 사적 관계에서 '글'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결혼식의 경우, 중 앙아시아 사람들은 청첩장을 우편으로 전하기보다는 직접 만나 전달하는 것 을 선호한다. 이들은 초대한 사람들을 미리 만나서 서로의 안부도 묻고, 자신이 상대방의 방문을 매우 기대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청첩 장을 받지 못했더라도 '말'로서 초대받은 경우에는 청첩장만 받은 사람보 다도 결혼식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높다. 청첩장만 보낸다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생각되며, 부득이하게 초대한 사람을 미리 만날 수 없는 경우에는 전화라도 걸어서 의사를 표현한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글'보다 '말'을 선호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 기와 더불어 개인적인 능력과도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말'로 표현하는 능력보다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난 한국인들과는 반대로 중앙아시 아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보다 뛰어나다. 이는 학교의 교과과정에서부터 유래된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한국의 교 과과정은 초등학교 교육부터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강조하고, 거의 모 든 시험이 '필기시험'으로 치뤄진다. 한국에서는 현재 대학을 졸업할 때까 지 '구두시험'을 치르는 것은 아마도 대학입학시험의 면접과 회화수업의 시험뿐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모든 학생들이 매 년 학교에서 시행하는 글짓기 대회에 참여해야 하지만, 웅변대회에 참여하 는 학생은 극소수인 것이다. 수업시간에도 '발표' 능력력보다도 '필기'하 고 '숙제'를 제출하는 문자적인 능력이 강조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글'을 쓰는 능력보다 '말'을 하는 능력 을 키우는 것이 강조된다. 이 지역의 학교에서는 초중고 통합과정(11년)에 서부터 거의 모든 시험을 '구두시험'으로 실시한다. 수업 중에도 필기를 하기보다는 주로 교재를 읽고 선생님이 주는 주제에 대해 발표를 한다. 대 학 입학시험과 대학원 입학시험에서도 이들은 필기시험을 보지 않는다. 자 신이 입학하고 싶은 학과에 원서를 낸 후 여러 선생님의 앞에서 제비뽑기 를 하여 주제를 선택한 후에 그 주제에 대해서 자신이 아는 것을 설명하면 되는 것이다. 대학 수업에 이르러서야 필기시험의 빈도가 높아지지만, 그 래도 구두시험과 병행해서 치뤄진다. 대학 수업에서는 리포트를 제출하는 과제가 생기지만, 주어진 주제에 대해 여러 자료를 찾아서 연구를 해야 하 는 과제보다는 교재를 요약하여 정리하는 과제가 주종을 이룬다. 결국 이 지역에서 글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대학원 수업에 이르러서야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언어능력을 강조하는 수업의 결과는 일반인들을 만났을 때 쉽게 알 아볼 수 있는데, 현지인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친절하게 잘 대답해주던 사 람들도 그 내용을 써달라고 부탁을 받았을 때에는 아무리 간단한 단어라도 대부분 망설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실제 사회생활에서 중앙아시아인들의 말하기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 은 실생활의 대소사로 벌어지는 여러 가지 파티에서 잘 나타난다. 이와 같 은 자리에서 모든 참석자들은 다들 순서에 따라 축배를 제의하고, 축배에 앞서 상당히 긴 시간 축하의 이야기를 한다. 따라서 이런 문화에 익숙하 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실제로 그런 문화에 대비하여 축하의 말을 준비해 간다고 하더라도 현지인들의 축하 인사와 비 교하면 대단히 짧은 편이다. 이와 함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소련시기에 이루어진 비판 문화의 영향이 다. 자신들이 속한 집단에서 이루어지는 공개적인 논의의 자리에서 자신 의 주장을 확고히 하거나, 자신의 존재가 두드러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 엇보다도 유창한 언변이 필요했다. 또한 공산당이 스스로 선전선동 조직 을 운영했고, 이러한 조직에 필요한 인원을 일찌감치 발굴하기 위한 다양 한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 역시, 사적인 영역에서 말 중심의 의사소통 문화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2) 공적인 영역: 글 및 문서 중심의 의사소통 방식 사적인 관계에서 '말'을 강조하는 것과는 반대로, 공적인 관계에서는 철 저하게 '글'이 강조된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관공서를 출입해본 사람은 필요한 서류의 양에 언제나 놀라게 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관공서에 서 필요한 서류를 전화 한 통화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어서, 이를 미리 알아본 후 해당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미리 준비해 가면 된다. 반면 중앙아시아에서는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물론 이는 현재 중 앙아시아가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사회전반의 제도와 법이 자주 바뀐다는 점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업무에 무슨 서류가 필요한지 분명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공 서에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 현지인들은 우선 일단 해당 관공서를 방문 하여 무슨 서류가 필요한지를 먼저 알아본다. 그 이후 서류를 준비해서 관 공서에 다시 가서 해당업무 담당자를 만나 준비된 서류를 제출하면, 그때 서야 해당 담당자는 미비된 서류의 보완을 지시한다. 아울러 미비된 서류 가 완벽히 보완되면 그때서야 그 서류는 처리 절차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소위 '원-스톱'식의 민원업무 처리는 중앙아시아의 현실에서 볼 때 아직 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도서관에 출입을 하려고 해도 학생증으로 간단하게 해결 되는 한국과는 달리 중앙아시아에서는 몇 가지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 먼저 학교측에 도서관 출입 허가 및 도서 대여를 위한 서류를 요청하기 위한 또 다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서류를 받은 학교측은 관련 서류를 만들어 서 학교 최고 책임자의 서명을 받은 후 학생에게 전해준다. 그러면 학생 은 이 서류를 도서관장에게 제출하고, 도서관장은 서류에 서명한 후 관련 부서로 갈 것을 요구한다. 이와 같이 적어도 서너 차례의 단계를 거쳐야 만 필요한 도서관 출입 허가증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장 간단한 과정인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외국인은 한 번 이사를 한 후 되도록 다시는 이사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이사하는 과정이 힘들어서라기보 다는 이사한 후 등록하는 과정이 힘들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는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도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라면 이사 한 후 동사무소에서 서류에 간단하게 기입을 하면 끝나는 일이지만, 우즈 베키스탄에서는 또다시 여러 서류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집주인과 집을 계약한 서류와 집주인의 거주허락서, 집주인의 여권 사본, 집주인의 주택 소유증명서, 이주자의 여권복사본과 원본, 본인이 직접 작성한 거주지 등 록 허가 신청서 등을 가지고 관할 경찰서를 찾아가야 한다. 회사에 다니 는 사람이면 재직증명서도 첨부해야 하고, 여기에 수수료를 은행에서 지불 한 영수증과 그 수수료를 은행에서 직접 달러를 현지화폐로 환전해서 지불 했다는 서류 등 갖추어야 할 관련 서류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이다. 필요한 모든 서류를 기록해 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름대로 짐작해서 서 류를 갖추어서 경찰서에 찾아가면 담당공무원은 누락된 서류를 지적하고, 누락된 서류를 갖추어서 가면 그때에 누락된 또 다른 서류를 지적하는 경우 도 있다. 친절한 공무원을 만나서 한 번에 필요한 서류를 가르쳐 주는 경 우도 있지만, 그래도 필요한 서류의 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 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 한국인 학생은 자신이 쓴 논문의 양보다 논문통 과 때까지 필요했던 서류의 양이 더 많았다고 불평을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과다한 서류의 제출은 소비에트 체제의 유물이다. 소비에트 체 제에서는 모든 행정과정이 문서로 작성되어 기록으로 남았었다. 이 기록 은 사적인 이해관계에 의해 일이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도 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할 수 있었지만, 중앙기관의 행정처리 를 늦어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었다.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이 독립국가 임을 내세우며 공화국이라는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현행 행 정관리들은 대부분 소비에트체제의 관리들이기도 했었다. 국가조직의 구성 은 바뀌었어도 사람들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따라서 그들은 소비에트 체 제를 답습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소비에트 체제 붕괴 후 러시아는 이러 한 행정과정이 많이 단순화되었는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오히려 강화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히 관공서를 중심으로 공적인 부분에서 문서로 의사소통을 하 는 것에 대해 예민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즉 구두로 특정 안건의 이행을 사전에 약속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해 문서화하여 이행 절차가 시행되는 경우, 이러한 문서에서 나타나는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져서 자신에게 조 금이라도 불이익이 올 가능성이 보이면 사전에 이루어진 구두 약속을 이행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나타난다.15) 3)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의 복합영역 경제적인 활동에 있어서는 공적인 관계와 사적인 관계가 복합적으로 나타 난다. 중앙아시아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면 문서작성도 확실하게 이루어져 야 하지만, 관계자와의 개인적인 친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두 회사간에 혹은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려면 관련 내용 을 문서로써 협의하기 이전에 먼저 관계자끼리의 개인적인 교류와 친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자들은 대화를 통해 대략적인 윤곽을 잡은 후에 그 결과에 맞춰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통례로 되어있다. 현재의 중앙아시아에서는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문서를 통한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에서 문서를 통한 절차는 너무나 오 랜 기다림의 시간을 요구하고 이러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담당자 와 개인적인 교류를 갖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지역에서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은 위와 같은 상황 변화로 인하여 당분간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글'을 쓰는 훈련이 되어 있 는 사람 자체가 소수이며, 현재 '글'을 쓰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은 대 부분 소비에트 체제에서 러시아어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 적 훈련이 되어있는 사람들 중에서 민족어로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며, 따라서 독립한지 1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민족어로 된 책보 다는 러시아어로 된 책이 보다 많이 출판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역사적 전통과 교육환경, 그리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언 어 혼란으로 인하여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글'을 통 한 의사소통보다는 '말'을 통한 의사소통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 다.16) 4. 중앙아시아의 비언어적 의사소통방식의 예와 그 의미 1) 중앙아시아의 전통가치와 의사표현방식 중앙아시아인들만의 독특한 가치관과 생활관습은 의사표현 방식에 많은 영 향을 미친다. 중앙아시아의 전통사회는 혈연사회로서 대가족 단위로 구성 되어 있다. 가족 내부에서는 가장의 권위가 확실하고 가족은 그에 복종하 고 순종하는 형태를 취한다. 우즈벡에서는 이들 가족들은 '마할라'라고 불 리는 마을 공동체에 편입되어 있는데, 마을 공동체는 내부 구성원들의 경 조사를 함께 치루는 단위가 된다. 도시에서는 마을 공동체가 많이 해체된 편이지만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면 상당부분 아직도 존재하고 있으며, 지방 에서는 거의 모든 가족들이 '키쉴락'(kishlak)이라 불리는 각각의 마을 공동체에 속해 있다. 이들 마을 공동체는 남성 연장자들의 자문을 받으며 유지되고 있고, 그 내부는 아주 강하고 끈끈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를 지닌 사회에서는 당연히 권위에 순종적이고, 서로간에 친밀하며, 한편으로는 구성원에게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마을 공동체 내에서의 행동방식에 따른 영향은 사적관계와 공적관계에 많 은 영향을 미친다.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 그들은 항상 과도한 관심을 표 명하며, 정중하고 예의바르며, 개인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는 함께 행동하 는 것을 즐긴다. 그들은 비난받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도 비 난을 하기보다는 칭찬하기를 좋아한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이 비난을 할 때 에는 그 대상은 항상 특정인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우리가 공통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 혹은 일부 사람들)가 된다. 한국에서는 직장에서 야단맞는 것이 비일비재하지만, 현지인들은 이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따라서 비난받을 만한 일이 생겼을 때 비난받는 것을 피 하기 위하여 타인에게 책임을 지우던가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늘어놓으면 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킨다.17) 예를 들어 본인이 보관하고 있던 중요 한 서류가 분실되었을 때에도 자기한테 맡긴 사람이 잘못이라거나 혹은 누 군가 가져간 사람이 잘못이지 자신의 실수는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을 한 다. 또 우리가 보기에 사소한 실수인 수납창구에서 줄서기 차례의 혼돈 등 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면 서로 양보하여 업무를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아니 라, 뒤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끝까 지 잘 잘못에 대한 시비를 가리고 나서야 볼일을 계속 보는 일이 흔히 나타 난다. 가부장적인 관습은 언어에도 영향을 미쳐서 민족어에는 존대말과 낮춤말 이 확실하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이름에 존 칭어를 붙여서 사용하며, 연장자에게는 매우 정중한 존대말을 써서 대화 를 한다. 재미있는 현상은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예의바르고 정중한 태도 는 서로 얼굴을 보고 있을 때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즉, 서로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전화통화에서는 자신이 통화할 대상이 아닌 사람에게는 기본 적인 인사와 존대말이 생략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공적관계에서도 공동체적 관계의 연장현상이 나타난다. 중앙아시아에서 공적관계는 주로 많은 양의 서류를 제출해야하며, 그러고서도 많은 시간 을 기다려야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만약 관계자와 개인적 인 친분이 있다면 모든 일은 매우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직접적인 친분 이 없더라도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으면 역시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데, 이는 소개해준 사람과 관계자 사이의 친분유지를 위한 행동이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권위를 존중하는 태도는 자신도 존경받고 싶어 하 는 태도로 표출된다. 그들은 존경받는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존 심도 무척 강하다. 타인의 자신에 대한 평판에 신경을 쓰며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하여 노력한다.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노력은 사소하게는 예의바 른 행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친절한 인사와 친밀한 행동은 교육을 잘 받았 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다른 행동은 손님 접대 에 돈을 많이 쓰는 것이다.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자식의 결혼식인 데, 부모는 빚을 얻어서라도 혼수를 장만하고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해서 는 마을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대접한다. 이때에는 악단도 같이 불러서 함 께 춤과 노래를 부르고 즐긴다. 손님 접대를 훌륭하게 치른 사람은 자신 이 부유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하며 만족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의 아낌없는 베풂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존경받고 싶어 하는 행위는 과장된 언어표현으로도 표출된다. 중앙아시 아 사람들은 타인 앞에서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은 도움을 기대하는 행위이며, 그것은 자존심 을 손상하는 행위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인들과 교류를 할 때 에는 그들의 말이 약간 과장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모든 일의 진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후에 문제가 발생되었을 때 본인이 직접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도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다. 2)비언어적 의사소통방식의 실제 중앙아시아 사람들과의 만남은 정중하고 다정한 인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성들이 인사를 할 때는 왼쪽 손을 오른쪽 가슴에 대고 오른손으로 악수하 면서 우리말의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의 '아살롬 알라이쿰'이라는 말을 한 다. '아살롬 알라이쿰'은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라는 의미로 이 슬람권에서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인사말이다. 여성들끼리는 가까운 사이 면 포옹하고 양 뺨에 키스를 하고, 자기보다 연장자에게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은 후 가볍게 머리를 숙인다. 인사를 할 때 사무실이나 일반 건 물 내에서 문턱을 사이에 두고 상대방과 악수를 하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문턱을 사이에 두고 인사하는 것은 서로가 원한이 있는 적의 입장에 있거 나 결별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사 동작은 긴 안부인사의 첫 동작에 불과하다. 위와 같은 첫 동 작을 행한 후에 그들은 상대방의 안부부터 시작해서 요즘 하고 있는 일의 진행사항, 상대방 가족 개개인의 안부를 묻고, 하다못해 집에서 키우는 가 축이나 과일나무의 안부까지도 서로 묻는다. 보다 전통을 잘 지키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에는 그 지역의 안녕과 나라와 세계의 평안까지도 묻는다고 한다. 서로 친한 사람들은 안부인사만 10분을 넘게 교환하기도 하는데, 이 것이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깊은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정중한 인사는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도 이루어진다. 자동차를 운전하다 가 교통경찰에게 걸렸을 경우에도 우선은 내려서 악수를 교환하고, 상대방 의 안부를 묻고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대방 가족의 안부까지도 거론한다. 아마도 외국인이 이 광경을 보았으면 두 사람은 매우 친한 사이일 것이라 고 추측할 것이다. 긴 인사는 서로에게 친밀함을 느끼게 해주고, 교통경찰 과 위반자 사이에는 보다 부드러운 대화가 오고가게 된다. 관공서나 은 행, 시장 등지에서도 담당자에게 위와 같은 상냥한 인사를 건네는 것은 기 본 행동이다. 친밀한 인사를 주고받은 후에 본격적인 대화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진 행된다. 정해진 좌석이 있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는 손을 뻗으면 상대방의 어깨에 손을 얹을 수 있을만한 거리에서 대부분 의 대화가 진행된다. 남성들끼리는 악수하던 손을 그대로 잡고 이야기하기 도 하며 여성들은 서로의 손을 잡은 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 은 상대방을 싫어한다고 해도 앞에서는 절대로 표를 내지 않는다. 싫어하 는 상대를 만났을 때에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다정하고 정중하게 인사하며 친밀한 행동을 하는 편이다. 만약 접촉을 기 피한다면 상대방은 자신을 싫어하고 거부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대화는 인사와 마찬가지로 풍부한 감정표현으로 가 득 차 있다. 그들은 상대방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을 해주며, 형용사 와 감탄사의 사용이 매우 많은 편이다. 한국 사람들은 말을 무척 아끼는 데 반하여 이 지역의 사람들은 매우 거리낌 없이 감정표현을 한다. 예를 들어 좋은 그림을 한 점 보았을 때 한국 사람들은 '그림이 참 좋다'라는 표현으로 모든 것을 나타내지만,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그림을 참 잘 그렸 다. 멋있다! 훌륭하다! 아름답다! 최고다!'라는 단어를 순식간에 말한 다. 한국 사람들은 본인의 앞에서는 칭찬하는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이들 은 본인을 앞에 두고 칭찬의 말을 수도 없이 말한다. 그것은 상대방이 정 말로 훌륭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 언어습관상 또 무조건적인 호의의 표현 인 경우가 많다. 중앙아시아인들은 '영리하다, 훌륭하다, 뛰어나다'와 같 은 단어는 거의 습관적으로 말한다. 따라서 말수가 적거나 언어표현이 소 박한 한국 사람들은 중앙아시아 사람들에게 무뚝뚝하고 무례하게 비춰질 수 도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인들은 대화를 할 때에 좋지 않은 내용의 말은 될 수 있 으면 피하는데, '말이 씨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는 '힘들어 죽겠다'거나 '배고파 죽겠다'라는 표현이라든가 혹은 '시험에 떨어지면 어떡하지?'와 같은 부정적인 표현을 이들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언어감정적인 표현이 풍부하기 때문인지 이들에게 대화중의 침 묵이란 상대방의 대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동의를 할 수 없다는 의미 로 받아들여진다. 결과적으로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말'로 하는 서비스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언어적 표현은 실제 내용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 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인들과 중앙아시아인들의 언어표현의 차이 때문인지 혹은 약속의 개 념에 대한 차이 때문인지 양쪽의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이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이 털어놓은 불만은 주로 현지인들의 빈약 한 시간관념에 대한 부분이다. 중앙아시아에 사는 외국인들이 대부분 이야 기하는 것이지만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시간관념이 매우 희박하다. 시간 약 속을 했다고 해도 그 시간에 상대방을 만난다는 것은 대부분 불가능하다. 두 시에 만나자는 약속을 했을 때 한국인은 정각 두 시를 생각하지만, 현 지인들은 두 시에서 세 시 사이의 시간대를 생각한다. 현지인들은 자신들 나라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고려했을 때 정각 몇 시에 만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간 약속의 습관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난 다. 이들은 한꺼번에 여러 명의 사람하고 두 시에 약속을 잡는다. 약속한 시간에 사무실에 가보면 항상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그렇다고 기다리는 순서대로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현지인들과 약 속이 있을 때 몇 시에 끝나리라고 섣불리 추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것이 다. 한국인들이 또 하나 불만을 털어놓는 것은 현지인들이 항상 '내일'이라 는 단어를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서류를 접수시켰을 때 언제 해결이 되느 냐고 물어보면 '내일' 와보라는 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날 방문 은 하면 답은 또다시 '내일'로 바뀐다. 이들에게는 '내일'이라는 단어 가 '그 다음날'이라는 의미보다는 '오늘을 지난 가까운 장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반면 현지인들은 한국인들이 신뢰를 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들은 물건을 거래할 때(시 장 거래가 아닌 사업적인 거래를 의미함) 여기저기 가격을 알아보고 구입 하는데, 이러한 행위를 현지인들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 비록 자신의 가격 이 높다고 하더라도 상세하게 물어본 이상은 자신에게서 구입하는 것이 옳 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본다는 것은 본인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라고 기분 나빠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여행사에 예약을 했다가도 사정이 생기면 취소하는 것이 보편 화 되어있지만, 현지에서 여행사를 하는 고려인의 표현을 빌자면 '한국 사 람들은 믿을 수 없다'라는 것이다. 현지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가격을 물어 보고, 구입 의사를 표현한 이상은 당연히 거래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러한 행동을 시장경제에 입각해서보다 유리한 것을 쫓아가는 당연한 행동으로 여기고 있지만, 현지인들은 신뢰에 바탕을 둔 거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 경제활동 을 하는 한국 사람들은 금전과 관련된 거래 관계에 있어서는 특히 상대방에 게 기대감을 주는 행동을 미리 취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대화에 있어서 다양한 언어표현과 더불어 몸짓도 즐 겨 사용한다. 이러한 몸짓은 러시아어의 오랜 사용으로 인해 러시아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몸짓은 또한 말로 하기 곤란한 표현을 대신해준다. 술 주정꾼이라거나 혹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과 같은 누군가를 비하하는 말 을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너무나 점잖다. 따라서 그들 은 주먹을 쥐고 한 손가락을 펴서 목을 긁는 행동(술주정꾼)이나 역시 비 슷한 손 모양으로 손가락 하나를 쭉 펴서 머리에 대고 돌리는 방법(제정신 이 아닌 사람)으로 입을 더럽히지 않고 의사를 표현한다. 고개를 약간 흔들며 '쯧'하고 혀를 차는 소리는 많은 경우에 통용되는데 주로 부정의 대답에 사용된다. 시험을 잘 봤냐는 질문에 이런 행동을 한다 면 시험을 못 봤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시켰는데, 이런 행동을 한 다면 그 음식은 준비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극장표를 사러 갔는데, 판매원 이 이런 행동을 한다면 표가 다 팔렸다는 뜻이다. 밥 먹었냐는 질문에 같 은 행동을 한다면 밥을 먹지 않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자주 눈에 띄는 동작 중의 하나는 얼굴을 두 손으로 쓸어내리는 행위일 것이다. 이것은 기도 동작으로 감사와 평안을 기원하는 행위인 것이다. 집에 서 모임을 가지고 식사를 하기 전과 식사를 한 후에 감사하는 의미로, 묘 지를 지날 때에는 죽은 사람들의 넋을 기원하는 의미로, 또는 누군가를 위 해 축복의 말을 해 줄 때에도 이와 같은 동작이 곁들여진다. 중앙아시아에서 상대방과 편하게 대화하기 위해서는 의상을 잘 차려입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초대받았을 경우나 처음 상대방을 만나는 자리 에는 정장을 입고(남성은 양복, 여성은 치마차림), 금반지나 기타 장신구 로 화려하게 장식을 하는 것이 좋다. 초대받은 자리에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하는 것은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의미이며, 만약 처음 만나는 사람이 수수한 옷차림이면 그 사람은 무시해도 되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한 국에서처럼 겸양의 표시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이 얕잡아보는 계기 를 제시할 수도 있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인사말에 '겨우 입에 풀칠하고 삽니다'라는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은 바로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다. 이 지역에서는 부유한 사람은 신의 은총을 받은 사람이며, 따라서 없 어도 있는 척 과장을 하는 습관이 있다. 이 지역에서 장신구를 이용하여 부를 표현하는 최대의 방법은 금이빨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빨이 썩어서가 아니라 부를 과시하기 위하여 앞니부 터 금을 씌우기 시작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번쩍이는 금이빨이 불 쾌감을 주기도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러한 이빨을 매우 아름답다고 표현한 다. 그리고 이러한 금이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러움 과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5. 현대 중앙아시아의 사회적 특징 앞서 살펴본 소비에트 중앙아시아의 역사적인 형성과정과 사회적인 특성은 소련 체제 붕괴 후의 중앙아시아 사회에도 여전히 그 영향을 미치고 있 다. 이 장에서는 중앙아시아인들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 하여 외부인들의 눈에 가장 현저하게 나타나는 현대 중앙아시아 사회의 특 징적인 사항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권력거리가 큰 사회 다른 사회나 조직의 문화구조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마도 권력거리의 파악일 것이다. 권력거리(power distance)란 한 나라의 기관과 조직 속에서 약한 자가 권력분배의 불평등 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호프 스테드(Geerts Hofstede)18) 는 권력거리가 큰 사회를 정당성보다 힘이 앞서고, 기술부 권력지위가 함께 동반되며, 중산층이 적고, 권력을 가진 자가 특권을 누리 고 있는 사회라고 정의했는데, 이러한 점에서라면 중앙아시아 사회는 한국 보다도 권력거리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서 권력을 가진 사람 의 견해가 판단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사회적으로 권력이 부여되 는 계층은 국가기관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로 이들은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 다. 공무원들은 자신들이 담당한 일의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사적인 이익 을 얻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특히 경찰은 일반인들에게는 두려운 존 재로 그들의 지시에는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며, 공적으로는 결코 만나 고 싶지 않은 계층이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어디에서나 쉽게 경찰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들은 특별하게 의심되는 사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임 없이 일반인들의 신분증과 짐을 검사한다. 물론 법적으로는 사적인 이익 취득이나 이유 없는 검문이 불법에 해당되지만, 이것에 대해 공무원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고, 또한 구조적으로 항의를 접수할 기관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공무원들은 일반 시민들에게 원성의 대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다. 일반인들은 공무원들이 뇌물에 익숙하다는 불평을 하면서도 자신의 친인척 중에 공무원이 있음을 매우 자 랑스럽게 여기며,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는 말을 쉽게 한다.19) 공무원들이 직권을 이용한 사적이익의 취득에 능숙하다면, 부유층은 이들 과의 밀접한 관계를 통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다고 중앙아시아 사람들 은 생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앙아시아에서는 '모든 일이 불가능하기 도 하고, 모든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금전으 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국가에서는 쉽게 이루 어지는 일들이 중앙아시아에서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문제들 도 재정문제가 동반이 되면 가능한 문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의 일반인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다 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지역에서 부는 대부분 세습되는 경 우가 많은데, 부유하다는 것은 곧 가문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며, 좋은 가 문이라는 것은 또한 권력의 고위층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의미한 다. 즉, 경제인이 정치인에게 로비를 통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한국 과는 달리,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몇몇 중요한 가문이 정치를 장악하고 있으며, 아울러 이들은 경제권 또한 장악하고 있는 형편이다.20) 중앙아시아 지역은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권력거리 지수가 한국보다 큰 편 이다. 이 지역의 이슬람 전통을 지닌 거주민들은 자기 부모와 연장자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부모의 권위는 매우 커서 도시가 아닌 지방에 서는 아직도 자녀들의 결혼 상대자까지 부모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또 한 비록 연애를 했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결혼에 이르기가 힘 이 든다.21) 이 지역에서는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의무로 여겨서 자녀가 결혼을 한 후에도 완전한 자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지속적인 도 움을 준다. 반대로 자녀들 또한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며, 대부분 아 들 중 한 명이 부모를 직접 모시고 생활하고 있다. 학교생활에 있어서는 한국보다는 권력거리가 약간 작은 편이다. 한국은 교육과정이 교사 중심적으로 되어있고, 교사가 모든 대화를 주도하며, 교 사의 말은 거스를 수 없고, 수업 중 학생들간의 대화도 교사의 허락하에서 만 할 수 있으며, 학생을 체벌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한 편이다. 중앙아 시아 지역에서도 교육과정이 교사 중심이라든가, 교사가 대화를 주도하 고, 교사가 교실에 들어오면 모든 학생들이 일어서야 하는 등 교사가 존중 받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학생을 체벌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으 며, 학생에게 모욕적인 말을 해서도 안되고, 수업 중 잡담이 자유롭게 이 루어지고, 필요한 경우에는 학생이 임의로 교실을 벗어나기도 한다는 점에 서는 한국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직장내에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이 한국보다 권력거리가 크다고 볼 수 있 다. 이 지역에서 상사는 특권을 누리고 있으며, 부하직원에게 존중을 받아 야한다고 생각하며, 부하직원과 상의 없이 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에 대해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철저히 순종하며, 상사의 지시에 의해서만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임의로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경우는 볼 수 없다. 중앙아시아 지역이 전반적으로 권력거리가 큰 사회가 된 원인은 이슬람 적 전통과 소비에트 체제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대가 족 체제를 유지하면서 연장자에게 복종하고, 전통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족문화는 사회로 확대되어 권력에 순 종하는 형태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전통 위에 소비에트 체제를 거치면서 관료들이 봉사의 지위보다는 통치의 지위를 지니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 은 소비에트 체제에서 독립한 후에도 경제를 회복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한 다는 명목으로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2) 집단주의 문화 집단주의 사회란 집단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되는 사회로, 개인 주의 사회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소비에트 체제에서 독립한 지 이제 10 여 년이 지난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은 거의 모든 신생국가에서 그렇듯이 국 가발전을 명목으로 집단주의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사회의 안전과 경제 발전을 위하여 개인의 권리가 침해당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모든 개개인은 거주 허가증이 있어야 자신이 거 주하려는 지역에 살 수 있으며, 우즈벡의 경우에 일년에 서너 차례는 경찰 이 직접 각 가정을 방문하여 거주자를 확인하고 기록하며, 대학교 외국인 학생 기숙사에는 수시로 이러한 방문 조사가 실시된다. 모든 외국인들은 자신이 사는 장소의 거주등록증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만약 거주등록증 에 기록되지 않은 장소에서 거주할 경우 벌금을 물거나 심한 경우 추방을 당하기도 한다. 언론 통제 또한 매우 심하며, 개인의 전화통화도 임의로 녹음되어 검사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통제는 소비에트체제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 중앙아시 아 지역의 통제는 러시아에 비교할 때 더욱 심한 편이다. 러시아 지역도 아직 거주허가증 제도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명목상인 경우가 많고, 개인 의 자유는 소비에트체제 때보다 많이 확대되어 있는 편이다. 이는 러시아 의 TV프로그램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러시아에서는 정부의 정책을 비난하 는 토론 프로그램이라든가 시위 장면이 뉴스 시간에 방송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뉴스가 대통령의 일정이나 연설로 시작되고 있으며, 시위 소식은 전혀 방송되지도 않고 선전적인 성격이 강한 프로그 램이 방송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 대하여 대부분의 일반 시민들은 당연한 일로 받아 들이고 있는데, 이들은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일반인들은 중앙아시아 지역 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와하비(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를 들고 있는데,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서는 짐뿐만 아니라 각 가정을 뒤지는 것도 용납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다.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에서의 정부의 사생활 간섭이 단순히 소비에트체제 의 유산인 것만은 아니다. 우즈베키스탄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마할 라'(mahalla)라고 불리우는 마을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고, 개인 의 행동은 마을 공동체에 의해서 관리되어 왔었는데, 현재에도 이러한 마 을 공동체는 지방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상당한 부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 다.22)마을 공동체는 적게는 100여 가구에서 많게는 1000여 가구까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구성원들은 서로의 얼굴을 대부분 알고 있을 뿐만 아니 라 이름까지도 반 정도는 알고 있다고 한다. 마을 공동체에는 노인들이 모 여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찻집이 반드시 있고, 남성들의 모임과 여성들의 모임도 각각 조직되어 있으며, 각 가정에 대소사가 있을 경우에는 모든 일 을 함께 결정하고 진행한다. 카자흐스탄 역시 전통적으로 유목민인 카작인 들은 이동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유르타를 중심으로 소규모 촌락인 '아 울'23)(aul)을 구성하여 살아왔다. 따라서 같은 '아울'내에서 이들 역시 공동체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 의해 개인에게 발생하는 일은 비밀을 유지할 수 없으 며, 타인의 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타인에 대 한 관심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지 않는다. 중앙아시아에 처음 도 착하면 만나는 사람들마다 던지는 끊임없는 질문에 아무리 남의 일에 관심 이 많다고 평가받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당황하기 마련이다. 택시 를 타더라도 어디에서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를 시작으로 해서 나이와 이 름, 가족상황, 직업, 보수 등을 마치 심문이라도 하듯 상세하게 묻기 때문 이다. 뿐만 아니라 묻지 않아도 자신에 대해서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또 한 예전에 택시를 탔던 사람 중에 인상적이었던 사람의 신상명세를 끊임없 이 이야기한다. 만약 귀찮다고 이들의 질문에 성의 없이 대답하면 다음의 만남에 당황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평소에 상대방의 대답 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며 대부분의 대답을 기억하여 다음의 예정 없는 만남 에 이 정보를 활용한다.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사회가 용납하는 선에서 이루 어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집단주의가 현대사회 의 인간소외라는 병폐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은 중앙아시아에 사는 러시아인들과 자신들의 노후를 비교하면서 러시아인 들은 나이가 들면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굶주리는 경우가 있지만, 전통 중앙아시아인은 결코 굶주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마을 공동체에서 자 라난 자식들은 그곳에서 쫓겨날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부모 공경에 소홀 히 할 수 없고, 만약 자식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마을 공동체에 속한 이상 은 마을 공동체에서 그들의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아시 아 사람들에게 집단주의는 이상적인 사회유지 방법인 것이다. (3) 기타 다양한 현상들 한 사회의 남성과 여성의 지위도 그 사회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되 는데, 특히 중앙아시아 사회가 이슬람문화권이라는 점에서 여성의 지위는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여성의 권리는 사회와 가 정에서 이중적 지위를 지닌다. 사회생활에 있어서는 남녀의 구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데, 만약 여성이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총책임자의 지위 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 따라서 한국보다도 쉽게 종합병원의 원장이나 대학교 총장, 국회의원, 혹은 고위 공무원 직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가정생활에 있어서는 여성의 지위가 가정에 종속적인 경우가 많 다. 일반 사무직에 종사하는 여성이라면 여성이 원치 않더라도 남편의 요 청에 의해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집안에서 시 부모를 모시고 아이를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TV 드라마를 보면, 남편은 바람을 피거나 무능력하고, 아내는 시집살이를 하 면서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많은 여성들이 눈 물을 흘리며 공감을 하면서 TV를 본다.24) 이 지역에서 여성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이 누리던 생활을 포기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독신으로 남게 되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여 결 혼을 서두르게 된다. 이것은 아마도 집단생활에 익숙한 중앙아시아(특히 우즈베키스탄 및 카작스탄 농촌지역)의 여성들이 소속을 얻지 못하게 되 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 따라 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성이 20세에 이르면 이미 결혼 적령기에 이르 고, 25세를 넘기면 사회적 압력으로 인하여 결혼을 하지 않고 남아있기란 매우 힘이 든다. 이러한 이중적인 여성의 지위도 소비에트 체제와 중앙아시아 전통과의 만 남의 결과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소비에트 체제가 시작되면서 여성 의 사회활동이 보장되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법적으로 보장될 수 있 었다. 남녀구별 없는 초등교육의 결과로 러시아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 앙아시아 지역에서도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매우 활발했다. 하지만, 전통 적인 마을 공동체는 소비에트 체제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어서 마을 공동체 내부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전통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25)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여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는 외국인을 만날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타인에 대해서 호의적이지만, 다른 지 역에서 온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의 기준을 적용시키는데, 연장자 우선의 법 칙과 남성 우선의 법칙이 적용된다. 따라서 외국인 여성이 현지인들을 직 업적인 관계에서만 만난다면 지위에 따른 대접을 받을 수 있지만, 개인적 인 만남으로 연결이 된다면 직업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즉, 상사나 정책 결정자로써의 지시가 남성이 내리는 지시만큼 효과를 보 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 사회의 문화적 특징 중 언급되어야 할 또다른 것은 '체면'에 대한 문제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중앙아시아 사회는 마을 공동체를 형성 하고 있는데, 그 내부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을 받는다는 것을 매우 중 요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과장되 게 표현하고, 미화시키며, 자랑을 서슴치 않는다. 따라서 한국 사람들의 겸손이라는 단어와 행동은 그들에게는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져서 정말로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특히 경제적인 능력의 과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어 아이들의 돌잔치 나 결혼식 등은 빚을 내서라도 최고의 대접을 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한다. 신 랑신부들이 생활능력이 없는 시기에 결혼하기 때문에 결혼식은 전적으로 부 모의 책임이고, 또한 부모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체면 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즈벡인들은 평소에 굶고 빚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자 녀들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려고 노력한다.26) 만약 남성이 여성과 데 이트를 하는데 물건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남성은 경제적 능 력이 부족한 것으로 바로 판단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급되어야 할 것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서 미치는 영향이다. 많은 외국인들은 중앙아시아 지역을 방문하고는 중 동 지역과 비교하면 이 지역은 이슬람 문화권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는 한 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흔히 이슬람 문화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여성 의 차도르 차림이라던가 하루 다섯 번의 예배를 찾아볼 수가 없고, 스피커 에서 나오는 기도 소리로 새벽을 깨우는 일도 없으며, 매주 금요일마다 사 원을 방문하여 기도를 올리는 사람도 전체 인구 수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자신들을 기꺼이 '모슬렘(이슬람을 믿는 사 람들)'이라고 일컫는데, 이들은 이슬람문화는 종교라기보다는 조상들이 전 해준 전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가 중앙아시아 사람들에게 미 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들은 이슬람 문화의 전통에 따라서 손을 씻는 방법도 모든 사람이 똑같고, 식사전후에 연장자가 조상과 신에게 감사 기 도를 올리는 방식도 가정마다 같으며, 가부장제라든가 노인 공경 사상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며, 하다못해 테러를 경계하는 이유도 폭력을 싫어하는 이슬람 문화의 전통에 따른 것이라고 이 야기한다. 결국, 한국 사회에 종교로 유입된 유교가 현재는 종교적 역할보다는 사회 규범의 역할이 더욱 강하게 남은 것처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이슬람 은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행동양식 등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5. 맺음말 처음으로 중앙아시아의 사회와 접하는 사람은 소비에트 체제를 겪었다는 사실이나 이슬람 국가라는 사실에서 이들 사회를 단순히 하나의 틀이나 시 각으로 해석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앙아시아를 조금이라 도 경험해본 연구자들은 중앙아시아 사회는 러시아와 같은 소비에트 체제 를 경험한 사회의 틀이나 혹은 중동과 같은 이슬람 체제의 틀로서 분석하기 가 힘들다는 것을 쉽사리 파악하게 된다. 그렇다고 개혁이슬람 노선을 걸 어왔으며 같은 혈연을 지닌 터키의 사회를 분석하는 틀을 이용하기도 힘들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중앙아시아 는 고대로부터 수많은 민족이 거쳐 간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박트리아라 는 자생적인 고대 문화가 발생했었으며, 고대 그리스의 식민지도 건설되었 었고, 중국과 아랍 이슬람, 몽골의 군대가 휩쓸고 지나갔었다. 뿐만 아니 라 티무르 제국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고, 오스만터키와 러시아의 식민지 였으며, 소비에트체제의 한 구성원이었던 것이다. 또한 이 지역은 사람들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종교의 교류 지이기도 했었다. 페르시아에서 발생한 조로아스터교가 이 지역에서 부흥 하여 전파되었으며, 마니교, 네스토리안교(경교), 불교, 이슬람 등이 이 지역에서 번창하여 다시 동방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복합적인 종교적 요소 에 유물론이라는 특수한 체제가 결합되어 다른 지역과는 매우 독특한 양식 을 띄게 된 것이다. 결국 우즈벡과 카자흐를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의사소통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변천을 통한 다양한 문화의 유입 과정을 살펴보 고, 소비에트 시대에 실시된 여러 가지 민족정책들이 파악되어야 하며, 이 로 인한 실생활의 변화를 추적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소련체제 해체 이후 에 나타나고 있는 토착문화적인 요소의 재건과 소비에트적인 특성의 공 존, 혼합의 양상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중앙아시아 사회의 문화적 특징과 의사소통 방식의 실제를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연구에서는 중앙아시아적인 특성이 형성되어온 역사적인 요인과 그 과정을 살펴,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의사소통방식의 특성을 더욱 효과적 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자흐스탄 심켄트에서   <DT><IMG alt=출처 src="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static.naver.net%2Fkin%2F09renewal%2Fico_end_source.gif" width=29 height=16></DT> <DD>[타인글이나 자료 인용] <A class="bl04 u" href="http://cafe.naver.com/erm15.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43" target=_blank>http://cafe.naver.com/erm15.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43</A> </DD>

카페정보

카자흐스탄 정보마당

골드 (공개)
카페지기 zhanna
회원수 5,696
방문수10
카페앱수4

카페 가입하기

카페 전체 메뉴

▲

카페 게시글

카정마 일반정보 중앙아시아 지역의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분석

zhanna 추천 0 조회 221 14.07.07 01:5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저작자 표시 컨텐츠변경 비영리

미리내
14.07.07 09:14

첫댓글 와~ 소중한 자료 고맙습니다.^^*
알하지
14.07.08 15:06

어느 분이 쓰셨는지...참, 기가 막힌 분석입니다. 저도 가족 모임(아내가 현지인이라...)이나 친지 모임 할때 축배하면서..뭔 말들을 하나같이 늘어놓는지^^ 신기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절차에 따른 서류, 서류...겪어보지 않으신 분을 모르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