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산에 나물 뜯으러 갈 때마다 당산나무를 향해 인사하고 나물을 뜯어 집으로 돌아올 때는 이 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 가곤 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수고(樹高)는 느낌에 차이가 없어 보인다. 나무도 늙어가면 안으로 나이를 먹는 것 같다. 모두 그리움이 밴 곳이다._()_
아직도 도토리는 열린다. 알갱이가 작고 볼품이 떨어져 그렇지. 그래도 나무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을 사람들의 바람을 잊지 않고 있으니 그저 대견하다. 나이가 들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어미의 본능은 사라지지 않듯이 나무도 비록 몸은 늙어 젊은날처럼 크고 실한 도토리를 맺지 못하지만 아직도 본분을 잊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찾아갈 때마다 숙연해지고 탑돌이하듯이 나무를 손으로 쓸어주며 이야기를 나눈 뒤 마지막으로 "올해도 크게 아프지 말고 잘 지내세요" 라고 하며 안아주고 산을 내려온다.(매년 1월1일)
그러고 보니 참 깊은 산골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 길에 화전민들의 발자국이 연일 가득했는데. 이젠 눈 위에 산짐승 발자국만 간간이 보이니 참 세월의 흐름을 실감한다. 지금 이 길도 당시에는 나무를 실어나르는 삼판? 트럭이 다녔던 넓은 길이었다.
첫댓글 (26.07.07) 다운 저장 정리함(1.2.3번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