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돈 천만원에 457억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 '꿀꺽' 하더니 결국 ‘뒷탈’ | ||||||||||||||||||
'대박' 쫓던 동원산업, '위험한도박' 실체 알려지자 '쪽박' 위기 | ||||||||||||||||||
| ||||||||||||||||||
| ||||||||||||||||||
지난해 순천에코그라드 호텔 18층을 점유하고 있던 A씨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6개 시중은행이 출자한 ‘유암코(UAMCO)' 라는 자산유동화 회사가 갖고 있는 호텔 1순위 근저당채권액인 245억원에 호텔을 경매로 인수하라는 것.
고민 끝에 단돈 천만원짜리 자본금에 불과한 동원산업이란 회사가 만들어졌고 대표이사에는 호텔 객실부장 출신의 정 모씨를 세웠다.
당시 호텔은 감정가 457억원에서 첫 경매가 진행됐지만 연거푸 4차례나 유찰되면서 164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매입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
그 이유는 무려 135억원의 공사대금을 떼인 진성 채권단 때문이었다.
호텔을 둘러본 매수 희망자들은 유치권을 주장하며 호텔 1층에서 농성중인 공사채권단의 135억원이란 피해금액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경매전문가들 사이에선 135억원의 공사대금과 복잡한 채무관계까지 계산하면 150억원 안팎에서 호텔이 낙찰된 것이란 얘기가 중론을 이뤘다.
하지만 자본금 천만원짜리 회사는 이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유암코’의 뜻에 따라 최저가인 164억원보다 무려 80억원이 많은 245억원에 호텔을 사들였다.
단돈 천 만원짜리 회사로 밑져 봤자 본전이었기 때문에 이런 '위험한 도박' 을 감행한 것 이었다.
이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로 하고 공사채권단과 일체의 대화 없이 법적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사회적대타협이 필요하다는 본보의 제안에 따라 토론회에 참석한 공사채권단이 경매비용과 이후과정에서 소요된 경비를 부담할 용의가 있으니 차라리 회사를 넘길 것을 요구한 타협안도 들려왔지만, 이들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다.
마침내 지난 3월 말에는 법원으로부터 인도명령을 받아 호텔 1층을 점유하고 있던 공사채권단을 밖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단돈 천만원으로 457억원에 달하는 호텔을 ‘꿀꺽’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위험한 도박’ 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밖으로 내쫓겨난 이들 공사채권단은 그날부터 순천시 전역을 돌며 억울함과 부당함을 하소연했다.
트럭에 현수막과 방송스피커를 설치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순천시 주요 도로를 돌아다니며 순천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순천 아랫장, 순천 웃장, 순천역,순천시청, 순천법원, 순천중앙교회, 순천의료원 등을 돌아다니며 순천시민께 자본금 천만원짜리 회사의 실상을 알려나갔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앞에선 낙찰자인 동원산업 A씨의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A씨의 그간 행각을 낱낱이 까발렸다.
순천시 민원 담당부서,문화관광과,보건위생과,허가민원과,경제통상과 등과 잇단 회의와 대화를 통해 이 사건의 실체를 알렸다.
그 와중에 호텔내 침구류, TV, 식당기구 등 호텔과 식당영업에 필요한 유체동산과 비품 소유권도 확보했다. 마침내 순천시도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전 부서가 합심해 도울 의사를 내비쳤다.
순천시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4일 이들의 억울한 사연을 접하고 호텔 낙찰자의 위법논란이 있는 영업재개 문제와 관련 “여러 법령을 검토해 불법이 있는지 확인 하겠다”고 밝혔다.
허가민원 담당 관계자도 4일 오후 “동원산업 측이 찾아와 호텔 숙박업 영업 재개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허가에 필요한 시설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는 허가가 곤란하다”며 “공사채권단과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 관계자는 호텔내 침구류와 TV·주방시설 등 각종 비품이 공사채권단의 소유임을 상기시키며 “공사채권단의 사용 허락없이는 정상영업이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공사 채권단 유성재 대표는 오는 5일 저녁에는 호텔 앞에서 촛불시위를 통해 “단돈 천만원으로 457억 호텔을 집어삼킨 이들의 위험한 도박행위를 규탄하겠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