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군락과 깎아지른 기암괴석, 쪽빛 청정해역이 조화를 이룬 삼산면 거문도. 여수항에서 약 120km, 뱃길로 2시간30분가량 달려 닿는 거문도에 가면 계절별로 꼭 맛봐야 할 먹거리가 있다. 바로 참돔과 해풍쑥 그리고 갈치가 주인공이다. 지금부터 거문도 3대 특산품으로 유명한 이들을 만나보자.
◆해풍쑥
푸른 빛깔, 고운 향내 가득한 봄 전령
- ▲ 거문도의 효자작목 '해풍쑥'/여수시청
동백나무 군락과 깎아지른 기암괴석, 쪽빛 청정해역이 조화를 이룬 삼산면 거문도. 여수항에서 약 120km, 뱃길로 2시간30분가량 달려 닿는 거문도의 효자작목은 바로 자연이 준 보약 '해풍쑥'이다.
거문도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자리 잡은 해풍쑥은 풍부한 일조량과 화강암계의 토양 등 거문도만의 천혜의 지리적 특성으로 품질이 좋다.
또 청정지대의 소금기 섞인 해풍과 해무로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고유의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1960년대부터 자생 쑥을 농가에서 재배하기 시작했고, 80년대 들어서는 이를 상품화하면서 서울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하기 시작했다.
쑥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 중 하나로 한방에서 '애엽'으로 불리며, 예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비타민A·비타민C가 많아 피부를 좋게 하고 병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해주며,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쑥은 따뜻한 성질이 있고 위장과 간장의 기능을 강화해 복통치료에 좋으며, 우리 몸속에 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 거문도 해풍쑥은 인체에서 합성이 불가능한 필수아미노산인 '히스티딘'(Histidine) 등 7종을 다량함유하고 있고, '치네올'(Cineol)이라는 정유성분이 있어 항균활성과 항산화 활성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가격은 ㎏당 7500원으로, 4㎏(1관)을 3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거문도농협에서는 쑥을 수집한 당일 야간에 서울, 대구 등지의 농산물시장에 직접 출하하고 있다.
[문의] 영농조합법인 061-644-6968
◆참돔
행운과 복을 불러오는 물고기
- ▲ 참돔/메트로신문
참돔은 고단백·고칼슘 식품으로 특히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격이다. 봄부터 여름, 4~8월까지가 제철인 참돔은 행운과 복을 불러오는 물고기라 해 옛부터 생일, 회갑 등의 잔칫상에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참돔이 어민들에게 불행을 불러왔다.
2012년 kg당 1만6000원 정도였던 참돔은 2013년 1만5000원, 지난해 1만500원까지 떨어지더니 올해는 7000~8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kg참돔 한마리를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사료비 9000원보다 낮은 가격이다. 이마저도 판로가 막혀 거문도에만 700~800톤의 참돔이 쌓여 있다.
일반적으로 800g~1kg의 참돔 한 마리를 회로 쳤을 때 3~4명의 술안주로 적당한 양이 나온다. 때문에 횟집을 비롯한 주요 거래처는 2년 정도 자란 1kg내외의 참돔을 선호한다. 너무 자란 참돔은 오히려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참돔은 판매 시기를 놓치면 사실상 판매가 힘들어진다. 오랫동안 참돔 양식을 해온 거문도 어민들은 "날로 자라는 참돔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한다.
지난달 27일 신세계그룹(부회장 정용진) 이마트(대표 김해성·이갑수)는 '어가돕기'라는 이름으로 거문도 참돔 판촉행사를 했다. 4월 1일 메트로신문은 어민을 돕는다는 이마트가 생산원가에 못 미치는 단가로 참돔을 구입했다는 비판 기사를 게재했다. 공교롭게도 이후로 이마트는 추가적인 구매를 하지 않았다.
22일 거문도의 한 양식업자는 "우리가 키우는 참돔은 청정지역에서 양식해서 그 맛과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며 "물량은 계속 쌓여가는데 판로가 생기지 않아 근심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참돔 양식업자들은 다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구입문의: 참돔 소량구입 SPM(010-8476-2222)
◆갈치
거문도 주민들의 영양제이자 피로회복제
- ▲ 갈치
오후 4시쯤 배를 타고 먼 바다에서 갈치를 잡아 돌아오는 시간은 다음날 아침 7시쯤. 어부들은 야행성인 갈치를 잡기 위해 밤새 집어등을 밝혀야 하고, 은빛 비늘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일일이 낚시로 잡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많은 공을 들여야 잡을 수 있는 갈치는 연간 10만~12만t이 소비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생선이다. 남도 사람들은 거문도 갈치를 단연 최고로 친다. 매년 4월부터 9월까지 여름철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거문도 근해로 올라오는 갈치는 오랫동안 거문도 사람들의 친구이자 삶의 일부였다. 다양한 수산물이 풍부하기로 소문난 거문도에서도 갈치에 대한 편애는 대단하다.
'못 가겠네 못 가겠네 놋잎 같은 갈치 뱃살 두고 나는 시집 못 가겠네' '위도 큰애기 갈치 꼴랑지 못 잊어 섬을 못 떠난다' 등 갈치 뱃살 맛 때문에 육지로 시집가는 것을 망설일 정도라는 옛말처럼 갈치는 뱃살부터 꼬리까지 버릴 것이 전혀 없는, 더위를 이기고 고된 노동의 피로를 풀어내는 영양제 역할을 해왔다.
거문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갈치 항각구 국부터 갈치의 뼈로 만든 튀김 요리까지…. 거문도에서 만날 수 있는 갈치의 맛은 특별하다.
해마다 거문도에서는 '은빛 바다 축제'가 열린다. 여기서 은빛은 당연히 갈치를 뜻한다. 해마다 8월에 열리는 갈치축제에 가면 전통 떼배타기, 횃불들고 고동 잡기, 조냉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 거문도를 오면 최고의 맛과 상품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거문도 은빛갈치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문의] 삼산면사무소 (061)690-2607. 남 선 수 산 망양로 506-12 (오천동) 갈치 전화: (061)654-4001
** 거문도 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