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탐구기말과제_음악07234131정해원.hwp
호모 아만스(Homo amans), 서로 사랑하라!
음악교육과 07234131 정해원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을 한 마디로 정의 내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철학적인 논의이다. 사람마다 이 문제에 대해 각자 여러 가지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아마 철학적인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한다면 오래도록 이야기해도 끝이 나지 않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인간에 대해 연구한 자료나 문학작품 등의 내용을 보면, 인간을 정의하며 ‘○○적 인간’, ‘□□적 인간’ 등의 여러 가지 정의를 내린다. 이러한 논의들 중 인간이 어떠한 ‘~적 인간’ 에 속하든 간에, 이렇게 끝이 나지 않는 주제를 깊이 고민해 보고, 생각해 본다는 것이 인간을 살아있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주제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는 나대로의 관점에서 한 번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인간을 이해해보기 위해, 우선 인간이 속해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우리의 일상생활, 일상의 삶을 돌이켜 생각해 보자.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과 연을 맺으며 살아가고.. 그렇다. 이 세상은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아무데도 없다. 생김새 등 외적인 부분에서부터 성격, 가치관, 습관 등 내면적 부분 까지 정말 다양하고 이색적인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아가다보면, 자칫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툼이나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귀찮아서 아예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피해버리면 되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어차피 이 세상은 혼자서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들과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가기 위해서는, ‘나와 다름’ 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반드시 요구된다. 내 입맛에 100% 맞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그런 사람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 보다는 내가 만나는 사람이 누가 되었든, 그 사람의 모습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물론 이것이 언제나 완벽하지는 않고, 쉬운 일도 아니다. 내가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어렵다. 나 역시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인간은, 비록 그것이 어렵고 잘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내 개인적으로, 또 사회적으로도 유리하고 필요한 것임을 알고 있다. 일종의 인간과 인간 사이, 인간과 사회 사이의 ‘합의’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을 잘 알기에, 인간은 그렇게 하리라 노력하고 있다. ‘합의’라고 한 것은, 내가 상대방을 이 정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상대방도 나에게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인간은 자기 혼자서는 ‘인간다움’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 같다. 인간이 오직 자기 혼자서 존재한다면, 야생의 동물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어울리고, 그 사람과 관계를 맺어갈 수 있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그 순간부터가 바로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어 ‘인간’ 으로서의 의미를 찾는 첫 출발점이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인간이 이렇게 사회 속에서 의미를 갖는 존재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나아가서 생각해 보자. 야생의 동물도 필요에 따라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그 안에서 서열이 정해지는 등 나름의 ‘관계’ 를 맺는 것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여러 사람을 만나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것만으로 인간의 의미를 논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인간이든 야생의 동물이든, 나 이외에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는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인간의 경우는 동물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인간에게는 무엇보다 그러한 여러 ‘관계 맺기’ 중에 ‘사랑을 찾는 행위’가 포함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사랑을 찾아 헤매는 동물이다. 이것은 오직 자손의 번식을 위해 이성을 찾는 동물의 경우와는 다른 점이다. 인간도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데 그것이 동물의 경우와 무엇이 다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사랑은 그 자체가 목적일 수가 있다. 그것이 수단이 아니라는 말이다. 인간의 사랑은, 자손의 번식을 위해 이성을 찾는 동물의 행위보다 더 고차원적이다.
결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인간이라고 한다면, 인간은 언제나 타인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존재일지 모른다. 이러한 관심 중에서 가장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 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부모님과 자식 간의 사랑도 있고, 흔히 말하는 연인들 사이의 사랑도 있고, 친구들 사이의 사랑도 있을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달리 동성 간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사람도 있는데, 나와 같이 이성에 대해서만 사랑을 느끼는 일반적인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색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단지 일반적인 관점에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뿐 그것이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사랑은 결혼이라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결혼은 어찌 보면 어느 동물 사회에서도 일어나는 일종의 ‘합의’의 개념일 수 있다. 인간이 누구나 결혼을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일생동안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단 한 번쯤은 사랑의 감정을 품고 살아간다. 그 상대가 누가 되었든 간에 말이다.
때로는 사랑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을 믿지 않는다거나, 원래부터 사랑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고들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사랑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인간의 사랑에 영원한 것은 없다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로 인간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그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고 씻을 수 있는 방법은 다시 사랑을 하는 것이다. 사랑을 부정하지만, 결국 다시 사랑을 원하게 되는 것, 이것은 인간은 기본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인간의 사랑은 단순히 이성에게 순간적으로 끌리는, 그러한 본능적인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사랑이 그렇다면 짝짓기를 위해 암컷에게 다가가는 동물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인간은 감정에서 이끌리는 충동이 전부가 아니다. 인간은 이성(理性)과 감정(感情)이라는,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두 가지 시스템을 모두 통해서 사랑을 한다. 처음에 상대에게 호감이 생기고 관심을 가지게 될 때는 감정(感情)이 앞서지만, 점차 사랑의 감정에 빠지고 상대방과 관계를 지속하게 되면서 인간은 끊임없이 이성(理性)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감정(感情)은 뜨겁지만 이성(理性)은 차갑다. 감정(感情)이 너무 뜨거워서 내 스스로의 행동을 올바로 다스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이성(理性)이 그것을 식혀준다. 이성(理性)이 너무 차가워서 나의 행동이 무기력해 지고 사랑의 의욕을 잃어버릴지 모를 순간이 오면 감정(感情)이 온도를 높여준다. 인간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정의 중에 ‘이성적 인간’ 이란 말도 있듯이, 이렇게 인간은 ‘이성’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물의 그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가슴으로만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도 사랑을 한다. 이성적 사고를 하는 것을 인간이라 정의할 수 있다면, 이렇게 이성으로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점이 아닌가 한다.
인간은 사랑을 하며 내적으로 성숙해 간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기분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 때’ 의 기분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인간을 성숙하게 하는가. 사랑을 하면 그 이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인간을 긍정적으로 만들고, 이 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혹시라도 사랑에 상처를 받아 가슴 아파하게 될 때에도, 인간은 내적으로 성숙해져 그 누군가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간은 사랑을 하면서, 사랑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유 ․ 무형의 가치를 만든다. 어떻게 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내가 그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자신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고,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점을 보완하려 노력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여간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한다면, 이 세상 모든 이들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 기록되어 온 이래 인간의 발자취와 함께 해 온, 사랑을 노래하는 수많은 시와 노래, 작품 등을 생각해 보라. 이 세상에서 오직 인간만이 사랑을 위해, 사랑하는 이를 위해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가슴에서 토해낸다. 이러한 예술 작품은 비단 특정한 예술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랑을 하고 있다면, 적어도 사랑을 하는 순간에는 누구나 자신의 가슴에서부터 예술적 가치를 밖으로 끄집어낼 수 있으니, 어찌 이것을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숭고한 영역이라 하지 않으랴!
이상으로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관점에서 출발해서 나름대로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신이 인간에게 사유(思惟)하는 능력을 주었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한 뜻이 아닐까? 사랑이 없다면, 누군가를 사랑할 줄 모른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각박해지고 무미건조한 사회가 될 것인가? 우리는 이성(理性)을 지닌 동물이다! 우리에겐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머리가 있고, 누군가에게 끌리도록 만드는 뜨거운 가슴이 있다. 호모 아만스(Homo amans), '사랑하는 인간' 들이여, 그러므로 서로 사랑하자! 사랑해서 행복해지고, 우리가 살아있음을 가슴 깊숙이 느껴보자. 그래서 우리가 바로 ‘인간’ 이라는, 존재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