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의 경제현장노트]
지금의 일자리 창출은 아편주는 것일뿐 "당장 그만 둬라"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 양성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아우성이고
또 정부는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난리다.
오죽하면 잡셰어링을 하면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고 할까.
중소기업중앙회 등 협회들도 나서서임금을 자진 삭감하겠다며 호들갑이다.
얼마 전 신문을 보니 협회장들이 모여 금융애로신고센터 개소식을 한다는 기사를 봤다.
무슨 개소식, 현판식, 결의대회 같은 것 수도 없이 봤지만
우리나라 기업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거나 건강한 일자리가 증가한 적이 있는가.
그런 쓸데없는 코미디에 시간 허비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일자리는 누가 만드는가?
정부가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기업가가 만드는 것인가?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다.
지난 60년 우리나라의 괄목할만한 성과는
바로 앞서간 국가들을 열심히 따라간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 관료들의 강력한 드라이브는 매우 적절하였다.
그리고 국가예산으로 모험을 걸고 추격을 독려했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들은 열심히 달리면 되었다.
이미 달성해야 할 목표가 분명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만 고민하면 되었다.
그리고 막대한 자금도 과감하게 지원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머슴으로 전락하고
수직계열화가 정부 묵인 하에 잘 이루어졌다.
덕분에 0.5%의 법인이 70%의 법인세를 부담하는 기형적 구조가 탄생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제품 구매를 좀 더 과감하게 해 주었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많은 중견기업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의 천문학적 지원자금은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고
기업가들은 향후 문제가 발생해도 정부가 처리해 주도록
어떻게 하든 대규모의 부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70년대 상식이었다.
그러니까 은행에서 100억을 빌리면 밤잠을 못자지만
1,000억을 빌리면 발 뻗고 잔다는 말이 돌 만큼 정부니 금융기관에 의존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지 정부가 알기 힘들다.
늘 일자리를 만든다고만 하고
어떤 일자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는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 관료가 미래를 예측하여
일자리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로지 기업가정신을 가진 기업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기업가라면 어떤 환경에서도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도 기업가는 돈을 벌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기업가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일자리창출을 위해 기업가를 육성하거나 기업가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된다.
10여 년 전 벤처광풍이 불었을 때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투자를 받아 과감하게 성장한 5%의 기업들을 보라.
NHN은 불과 10여 년 남짓에 1조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온라인게임 산업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육성한 사업이 아니다.
그저 판을 만들고 투자자와 기업가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 것이 전부였다.
한 가지 중요한 실수는 95%의 실패를 귀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패한 기업가들은 처참한 모습으로 무대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아니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게임에 참여해 단 한 번의 패배를 경험한 것뿐이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사례인 PayPal 은 2002 년에 설립,
불과 4년 만에 eBay에 1조5000억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받고 매각이 되었고
창업자인 맥스레브친 및 창업자들은 그 돈으로
유투브 등 여러 개의 벤처를 창업하거나 투자를 하여
자본의 선순환을 이루어냈다.
중요한 것은 맥스레브친은 PayPal 을 설립하기 전
이미 4번의 실패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경기가 후퇴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정부는 아편 주듯 국민의 혈세를 풀어 창업을 부추긴다.
기업가가 부족하니 기껏 하는 일이 식당이나 자영업이다.
이렇게라도 창업이 늘어나야 일자리가 생긴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기형적으로 자영업자가 많다.
전체 취업자의 33%나 되며 OECD 국가 중 1위이다.
미국은 7.4%, 일본이나 독일은 10% 내외다.
이렇게 기형적으로 많은 자영업자와 창업자들은
불과 2년 안에 50%가 문을 닫는다.
아마 대부분이 빚쟁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한번 빚쟁이로 전락한 이들에게는
더 이상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나들 수 가 없다.
그들은 이미 정부나 금융기관이 보기에는 폐인으로 간주한다.
금융기관이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면 다시 일자리가 줄어든다.
그러는 사이에 정부가 바뀐다.
다시 아편주사를 놔서라도 단기간에 일자리를 늘려놔야 하기 때문에
똑같이 돈 퍼붓기를 반복하는 데
이 때 수혜자들은 그 전 수혜자들이 아닌 또 다른 사람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몇 년 안에 또 다시 빚쟁이로 전락하게 되어 있다.
이런 악순환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결국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기업가들이
단 한 번의 실패로 용도 폐기되고 있는 이 뼈아픈 현실의 원인은
바로 연대보증이라는 간편하지만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제도로
기업가를 묶어두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기관은 안이하게 연대보증으로
대출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 때문에 기업가는 반복적으로 체화된 훈련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따라서 노련한 기업가를 키우는 것도 매우 어렵다.
왜 금융기관에는 정부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기업보다 훨씬 많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국민의 혈세로 막아주면서 결코 그들 개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정부 관료들도 국민세금을 잘못 사용했다고
개인적으로 책임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유독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막대한 사명을 지닌
기업가에게만 연대보증의 굴레를 씌우는 이유가 무엇인가?
초등학교 수준이라는 금융기관의 판단력 부족 탓인가?
아니면 기업가를 부도덕한 자로 치부하는 사회적 통념 탓인가?
어찌 되었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실패를 자산화 하여 체화된 경험치를 가진 기업가를 양산해 내는 것은
가면 갈수록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과거의 기업가는 이런 환경을 받아들이고 살아갈 방법을 찾았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공정한 게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구조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기업가로 육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모든 정부 및 금융기관의 연대보증제를
법으로 강력하게 폐지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아마도 금융시스템의 대 혼란이 야기될지 모른다.
그래야만 금융기관이 초등학교 수준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기업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것이고
기업가와의 연대도 강화될 것이다.
기업가들도 연대보증에 저항해야 한다.
러시안룰렛 같은 기업 활동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 금융기관이 정신 차린다.
그리고 정부도 기업가를 최상급 애국자로 대접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혈세를 헛돈질만 하는 지금의 구조에 대해
국민적 저항을 받을 날이 올 것이다.
지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은 국민의 혈세 언저리에서
그 돈을 탐하는 무리들의 배만 불려주는 아주 잘못된 정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전하진 사장은 누구?]
전하진 인케코퍼레이션 사장은 벤처업계에서 다채로운 경력과 인맥을 자랑한다.
1984년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금성사 컴퓨터사업부에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이후 픽셀시스템, 레가시 등 벤처기업을 창업해 대표를 맡았다.
지오이월드 사장, 벤처기업협회 실리콘밸리 지부장도 지냈다.
전 사장은 1998년 '아래아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사장으로 전격 영입돼
탁월한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네띠앙, 본웨이브 등 벤처회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벤처기업인을 하나로 묶어
경영 노하우를 나누는 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INKE)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벤처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전 사장은 서라벌고교 시절엔 중학교 동창들을 모아
'위크엔더스'라는 밴드를 결성,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
인하대에서도 '인 디키'라는 록그룹을 만들어 음악연주에 흠뻑 빠져들었다.
입력 : 2009.02.23 14:00 / 수정 : 2009.02.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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