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이정록
어제 오늘
흙비 내렸다.
신나게
축구도 하고
술래잡기도 했다.
배 속에
흙먼지
잔뜩 쌓였겠다.
민들레 씨 날아들면
싹이 트겠다.
내 똥에
샛노란 민들레 꽃 피겠다.
출처: 『콧구멍만 바쁘다』 이정록 동시집
감상글 (권옥)----
황사예보가 있는 날이면 창문은 꽁꽁 닫히고, 황사비라도 내리면 자동차는 흙먼지로 뒤덮여져 세차장의 물줄기가 멈출줄 모른다.
어른들에게 황사는 마치 전염병처럼 막아야 하는 존재다.
하지만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데 황사가 무슨 걸림돌이 되겠는가.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는 '배 속에 흙먼지가 잔뜩 쌓였겠다'는 말에 작가는 황사와 함께 들어간 민들레 홀씨를 배 속에서 발아하여 샛노란 민들레 꽃을 선물한다. 할말을 잃은 엄마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비춰진다.
첫댓글 동시의 각 연이 그림을 보듯 선명합니다.
배 속 흙먼지에 민들레 씨 날아들면 샛노란 꽃이 핀다고,
동심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의미를 확장하네요. 그래서 마음을 울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