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고싱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여행 이야기를 하자니,
어떤 말부터 꺼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음.....다섯번째 마을은,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 Grasse입니다。
영화 '향수'에서
천부적인 후각을 타고난 주인공이
조향술을 배우려고 찾아간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갑자기 막 살인 사건이 발생하죠。 ㄷㄷㄷ)
1. 향수 샘물 (Fontaine Parfumee)
2. 프라고나르 Fragonard로 가는 길
3. 강지똥 치우기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를 타고 그라스로 출발했습니다。
그라스는 칸과 아주 가까워서 기차로 20-3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당시 10월 초의 쌀쌀한 아침 공기가 상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라스 기차역에 내려
어린 학생들로 가득찬 버스를 타고
종점에 다다를 무렵 내렸습니다。
1. (↖) 그라스의 오밀조밀한 동네, 작은 향수박물관
2. (↗) 붉은 지붕 사이의 프라고나르 Fragonard 현수막
3. (↘) 옛모습과 옛기술과 옛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향수제조社 'Fragonard-Parfumerie'
4. (↓ ) 향수의 원료인 꽃이 많은 그라스
▒ 3000kg 꽃송이, 1kg 에센스 ▒
세계의 향수 원액 중 70%가 그라스에서 공급됩니다。
이곳에서도 빼놓지 말아야 할 곳, 프라고나르 Fragonard 社는
1780년대에 세워진 가장 오래된 향수 제조사입니다。
Nº 5 CHANEL도 이곳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추출법, 증류법, 포르말린 법 등 17세기부터 써온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서
1kg의 향수 에센스를 얻으려면, 3000kg 이상의 꽃이 필요하다고 해요。
1. 프라고나르 Fragonard 社의 부티크
2,. 모든 향기를 맡아볼 수 있다 (나중엔 너무 많은 향기로 머리가 아파요, 마이 아파)
3. 굉장히 튼튼해 보이는 향수 용기 (향수 보존에 짱)
▒ HAND MADE ▒
프라고나르 Fragonard 社는 향수 제조 공정을 보여주는 가이드투어를 운영합니다。
무료라 더 좋아요。
햇볕이 들지 않아 어두침침한 실내에는
투박한 파이프와 시커먼 가마솥 등이 있었습니다。(무시무시한 느낌)
파이프를 통해 추출과 증류 과정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드럼통들 안에는 각 과정을 마친 향수 원액들이 다음 과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통 입구에는 이 용액을 언제 만들기 시작했는지,
안에 들어있는 원료들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한 쪽에서는 몇 명이 한가롭게 비누를 찍어내고 있었습니다。
찰진 비누덩이를 달걀 모양의 틀에 넣고 덮개를 씌우면 달걀 모양의 비누가 나옵니다。
모양틀에서 잘려나온 찌꺼기(?)들을 다시 뭉쳐서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 외에 다른 과정을 거쳐 상품이 되는 줄 알았는데
부티크에 가보니
이 비누를 몇 개씩 모아 달걀판처럼 생긴 곳에 담아 팔더라고요。
향수와 비누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손으로 만지고, 코로 향기를 맡고, 눈으로 빛깔을 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힘들고
그런 이유에서 고가일 수 밖에 없나봅니다。
1. 향이 짙은 달걀모양 비누 (Hand made)
2. 꽃잎이 풍부한 비누
3. 증류와 추출 과정를 위한 파이프 시설과 드럼통
▒ 가죽 & 향수 ▒
그라스에서 향수제조업이 발달한 것은 제혁업 덕분입니다。
그라스의 가죽장갑은 유럽 전역의 황실과 귀족에게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단 한가지 가죽에 남아있는 고약한 냄새가 문제였습니다。
그라스의 장인들은 이 냄새를 없애려고 가죽에 향을 첨가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향수 산업이 발전한 계기가 됩니다。
더욱이 그라스는 지중해성 기후라
장미, 쟈스민, 허브, 라벤더 등도 아주 많습니다。
그라스 Grasse 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향수(Perfume :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 아쉬움... ▒
쌀쌀한 아침 칸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마침 그라스로 가는 열차가 있었습니다。
'향수로 유명하다던데, 한번 가볼까'라며 그라스로 향했습니다。
잘 알지 못한 채로 그라스를 찾아갔고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어디를 둘러보나 꽃들이 만발해있다는 그라스의 꽃밭도 보고 싶고
프라고나르 Fragonard 외에도
갈리마르 Galimard라는 향수 제조사에도 가서
향수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요。
2월 미모사 축제
5월 장미 축제
8월 쟈스민 축제도 너무 탐나요。
프라고나르 Fragonard,
몰리나르 Molinard,
갈리마르 Galimard 등
수백년을 거쳐 가업을 이어가는 그라스 Grasse 의 장인들。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겠죠?
Best 5。 그라스 Grasse 마침
첫댓글 그라스의 신선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된 여행기네요.프랑스를 다시 간다면 꼭 다녀오겠노라 리스트에 올려둔 곳인데...정말 딱 1년만 그곳을 즐겨봤음 좋겠네요.너무 지루할까요?ㅎㅎ
저도 그라스에 다시 꼭 가보고 싶어요. 남프랑스를 맛만 살짝 본 터라 그곳에서 1년을 지내는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음,,,,,만일 '저'라면 무척 심심해서 뭐(?)라도 할 거예요 ㅎㅎ
그라스? 처음듣는 지명이라고 생각했는데 향수의 본고장! 언젠가 여행프로에서 보았던 거 같아요... 간만의 여행기 넘 좋아요...!! 꽃축제에 맞춰가면 정말 너무 좋을거 같아요... 또 언능 여행기 고고싱! 해주세용~~ (라벤더 밭 너무 이쁘네요... 지금 2009년 캘린더 그림 셀렉팅하려고 프랑스 작가가 그린 라벤더 밭 그림을 보고 있었는데 매우 흡사해요... 기회되면 이쁜 그림들 모아서 함 올려볼게요.)
한동안 폭풍처럼 바빠서 여행 이야기를 쓰지 못했어요. 지난 주부터는 한가해졌으나, 정신줄을 놓고 실-컷 게으름을 피우다보니 만사가 귀찮아져서 글을 또 못쓰고...ㅡ_ㅡ 정신차리고 앞으로 부지런히 여행기를 올릴게요 ㅎㅎㅎ 매번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09 캘린더 꼬옥 공개해주세요. 기대되요 :)
네, 저도 이곳 티비에서 봤어요. 아름다운 곳이네요. 달걀비누 너무 이뿌네요. 갑자기 가서 경황없었던 님의 아쉬움이 느껴지네요.
당시에는 그라스를 잘 몰랐고 욕심없이 슬렁슬렁 다니던 때라 더 궁금하거나 아쉬운 게 없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깨달았죠, 그라스가 이런 동네였구나!!! 아....흑
무식해서 그라스를 그리스로 읽고;; 남프랑스에서 그리스라니 경로가 좀 뜬금없군 이러면서 들어온 1인;;;;덕분에 또 하나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알았네요.^^ 향수의 고장에서 쟈스민 축제라니 듣기만 해도 로맨틱해요~~
ㅋㅋㅋㅋ 그라스와 그리스의 공통점은, 두 곳 모두 넘 좋아서,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저는 5월의 장미 축제가 끌려요, 로~즈,와우!
10월초 남프랑스의 상쾌한 공기가 막 느껴지는거 같아 괴로워요 ㅠㅠ 가고 싶어서 ^^ 향수의 배경이 이 도시였군요. 주인공이 처음엔 가죽 무두질 일을 하다가 향수에 심취하여 살인을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무진장 괴로웠어요.. 벤위쇼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인지 ㅎㅎ 오늘도 아름다운 사진과 글 잘 보았어요 ^^
저는 케이블 채널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봤어요. 등장인물들 연기도 좋았고, 영화도 밀도있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생선가게, 그 첫 장면부터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ㅜ_ㅜ (낳고 바로....? 그게 가능할까....?)
영화 향수를 보기 전에 소설로 먼저 읽고, 여기 무척 궁금했는데... 덕분에 잘 읽고 갑니다. ^^
소설로 읽으면 더 잼나겠는걸요! 화면에 담기는 건 제한적이니까 ㅎㅎㅎ 책에는 그라스가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궁금해요. 책으로 꼭 읽어봐야겠어요.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polyana 님처럼 그리스인줄 알고 들어왔어요, 향수 책을 잘 읽었는데 배경인줄은 들어와서 알았네요. Gogoxing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가보고 싶은 곳이 또 추가 되네요.
저도 가보고 싶은 곳이 굉장히 많아요. ㅎㅎ 하지만 요즈음 환율이 엄청나게 올라서 잠깐 보류 중 ㅠ_ㅠ 다시 1달러가 1000원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