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모래가 그린 절경, 대청도
삼각산 및 서풍받이 종주트레킹 약 6시간
서풍받이 조각바위 수직절벽 특히 장관
대청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202km, 북한 황해도 장산곶과 불과 19km 떨어진 섬이다. 최서북단인 백령도와 함께 국가안보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15.56㎢의 면적에 인구는 911세대, 1,466명(2021년 2월말 현재)이다.
대청도는 옥죽동 모래사막, 농여해변의 나이테바위, 1km에 걸쳐 폭 100m의 넓은 백사장이 있는 모래울해변 등도 유명하지만, 대청도의 최고봉인 삼각산(343m) 등산 및 하얀 규암덩어리로 웅장한 수직절벽을 형성하고 있는 수풍받이 트레킹은 단연 압권이다.
삼각산 등산코스는 들머리를 어디로 하는가에 따라 대청면사무소, 매바위전망대, 광난두정자각, 서내동, 고주동 등이 있지만, 이 중 대청면사무소와 매바위전망대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어느 코스로 오르던 삼각산 정상까지는 보통 편도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필자는 면사무소가 위치한 선진포항에 숙소를 정했기 때문에 편의상 면사무소를 들머리로 택했다.
중간에 정자를 만나고 정자에서 몇분 더 가면 임도 끝. 좌측 숲길로 500m만 더 가면 삼각산 정상이다. 면사무소 들머리로부터 1.6km 지점이다. 직진하면 가장 빠를 것 같은데 직진방향은 등산로가 아니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등산객들이 자주 다니지않아 숲길이 거의 보이지않는다. 희미한 오솔길, 중간중간 만나는 목제계단을 따라간다. 25분 정도 산허릿길을 오르면 로프 난간을 만나고 다시 35분쯤 더 오르면 능선전망바위를 지나 삼각산 정상(343m)에 이른다.
삼각산 정상에는 표지석과 함께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 전망데크에 서면 사방이 일망무제로 한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백령도가 보이고 서쪽 방향으로는 서풍받이가 내려다보인다.
하산은 광난두정자각 쪽으로 내려갔다. 하산길 내내 울창한 숲길이다. 여름철이라 산속은 온통 매미소리 뿐이다. 다른 등산객들도 보이지않는다.
혼자 숲길을 걸으니 나 역시 한 그루의 나무가 된 기분이다. 삼각산 정상에서 광난두정자각 날머리까지 약 1시간 30분. 산행시간 전체 3시간 남짓 걸렸다.
광난두정자각에서 잠시 쉰 후 서풍받이 트레킹을 이어갔다. 대청도 안내팜플렛에는 광난두정자각-조각바위언덕-하늘전망대-마당바위까지 편도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있다. 왕복으로 원점회귀하면 5시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꽤 긴 코스라고 생각했는데 안내소 상주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소요시간은 관광객들이 여유있게 걸을 경우의 예이며, 등산객의 트레킹 기준으로 하면 2-3시간이면 가능하다고 귀띔해준다.
광난두정자각에서 마당바위까지 거리는 1.66km, 왕복 3.33km거리이다. 필자가 실제로 걸어보니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돌았는데도 3시간 밖에 걸리지않았다.
대청도에서 삼각산 등산이 시간이나 건강관계상 여의치못할 경우 서풍받이 트레킹 만은 꼭 해보기를 권하고싶다. 경관이 대청도 최고의 절경이면서 코스 자체가 완만하여 부담없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광난두정자각 들머리에서 40분 정도 걸으면 ‘조각바위 언덕’에 이른다. 이곳은 대청도 최고의 경관 포인트로, 100m 가 넘는 절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약 700년 전 중국 원나라 마지막 임금 순제가 유배를 와서 사색했던 장소 중 단연 으뜸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곳이다.
조각바위언덕 전망대에서 경관을 즐긴 후 조각바위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조금 오른 후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전망대 해안선이 그림같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각바위 절벽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 20여 분 후 또 하나의 하늘전망대를 만난다.
이곳 하늘전망대는 조각바위 언덕 뿐 아니라 모래울 돌출해안, 광난두해변까지 서풍받이의 대표적 경관들을 좌우로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하늘전망대에서 10여분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표가 없어 어느 방향으로 가야 마당바위 쪽인지 감이 오지않는다. 일단 우측숲길로 가보니 절벽끝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조각바위정상과 조각바위언덕 전망대가 절경이다. 조각바위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마당바위는 반대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이곳으로 와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멋진 조망에 왜 이정표가 없는지 모르겠다.
이제 서풍받이 트레킹의 끝단인 마당바위로 향한다. 하늘전망대에서 약 400m 거리. 마당바위는 대청도 남서쪽의 끝자락에 있으며, 면적이 꽤 넓은 완만한 비탈바위이다.
마당바위에 서면 소청도가 손에 잡힐 듯 지척으로 건너다 보인다.
아슬아슬한 바위끝에서 여유를 즐기는 두 남녀 모습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보인다.
6시간여의 대청면사무소-삼각산 정상-광난두정자각-조각바위 언덕-하늘전망대-마당바위-갈대원-광난두정자각 트레킹을 마치고, 민박집에 자동차 픽업을 부탁하여 모래울해변-농여해변 및 나이테바위-옥죽동 모래사막 등을 거쳐 숙소로 돌아왔다.
모래울해변은 1km에 걸쳐 폭 100m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해안이다. 매바위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가장 아름답다.
모래울해변 언덕에는 대부분 150살 이상의 노송 2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 동백나무자생지도 유명하다. 이곳 동백나무자생지는 1933년도에 천연기념물 제 66호로 지정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최북단 자생지로 보호받고 있다.
농여해변에는 나이테바위가 특히 유명하다. 암석지층이 다양한 색으로 섞여있어 고목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 지층이 수직으로 선 후 풍화와 침식으로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대청도에서 또 하나의 빠뜨릴 수 없는 곳은 옥죽동 해안사구이다. 옥죽동 해변 뒤쪽에는 ‘한국의 사하라’라고 불리는 모래사막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해안사구 중앙에는 몇 마리의 낙타조형물도 세워져 있어 사막의 운치를 더한다.
모래사막을 다녀온 후 시간여유가 있어 선착장 우측으로 인접해 있는 답동해안산책로를 걸어본다. 산책로 초입은 돌해안, 중간 쯤부터 목제데크길로 되어 있는 산책로는 왕복 1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이다. 해안을 따라 조성되어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울릉도의 도동해안산책로와 흡사하다.(글,사진/임윤식)
*대청도 가는 방법은...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소청도-대청도-백령도행 여객선은 하모니플라워호,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 등이 하루 세번 출항하며 이들은 모두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를 거친다. 하모니플라워호 07:50, 코리아킹호 08:30, 옹진훼미리호 13:00 출항한다. 대청도까지 3시간 20분 걸린다. 대청도에서는 공영버스 1대가 1일 8회 운행하며, 개인택시도 1대 운행한다(032-836-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