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에서는 천안에 소재한 야우리 백화점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아라리오(대표 김창일)는 갤러리로 더 유명한 기업이다.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사진)은 사업가로서의 인지도 보다 국내외 미술계에서는 세계적인 현대미술작품 컬렉터로 훨씬더 유명하다. 스스로 화가이기도 해서 '씨킴(CIKIM)'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이런 아라리오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창덕궁 옆에 위치한 '공간' 건물을 '아라리오뮤지엄 인스페이스'로 리뉴얼 오픈 후 미술애호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아라리오뮤지엄 인스페이스'는 패션 유통업계 종사자나 패션 전공자들은 꼭 한번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일단 이곳은 한국의 1세대 건축가인 故 김수근씨가 설계한, 건물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곳이고 그가 설립했던 공간그룹의 사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아름답긴했지만 마땅한 주인을 만나지못해 폐허로 사라져갈 뻔한 이곳을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이 경매에서 150억원에 사들여 새롭게 탄생시켰다.
과거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갤러리로서 다시 꾸며진 이 공간은 옛것과 새로운 것, 한식의 고풍함과 현대의 모던함이 잘 어우러져 있다. 너무 아름다운 갤러리 건물과 정말 입이 딱 벌어지는 작품들, 일테면 그 유명한 데미안허스트, 키스헤링, 백남준, 앤디워홀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눈이 즐겁다. 갤러리의 규모가 크지않아 보인다고 시간을 짧게 계산한다면 당신은 관람료(1만2000원)가 아까워 죽을지도 모른다. 주말을 이용해 최소 1시간 반~2시간은 할애하라고 권하고 싶다.
층층이 나뉘어진 여러개의 방마다 작품이 독립적으로 전시된 독특한 공간 구조에 동선은 자연스럽게 옆방, 다음층으로 이어지며 한바퀴 돌아서 나오면 되돌아갈 수 없게 출구로 나온다. 갤러리 내부에서 촬영이 금지돼있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작품들이 워낙 훌륭해 참을만하다.
맨 아래층에 있는 기프트숍도 다른 갤러리와는 비교가 되지않게 탄탄하니 꼭 들러볼 것. 갤러리와 함께 구성돼있는 카페와 베이커리, 레스토랑(테이블이 많지않아 예약필수), 한국 전통식 찻집 등도 아름다움 그 자체다. 창덕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View)는 가을이 깊어지는 지금 아마도 서울에서 보기드문 아름다운 풍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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