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년기획-전문가 5인의 위드 코로나 소비자진단/소비자경제
미세플라스틱,환경문제도 점차 고도화되고
김동환(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경영학박사)
공해, 대기오염, 폐수, 쓰레기, 악취 등 산업화시대의 1차적 환경오염에 이어 경제적 발전과 도시화시대에서의 소음, 조망권, 지하수와 토양오염, 해양오염 등 산업화에서 방치되고 버려진 후유증으로 인한 2차적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버려진 환경오염물과 자연환경의 동화작용에 의한 항생제와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고도화된 2차 오염 물질로부터 온전한 해방을 위한 다이내믹한 행동변화가 절실한 작금이다.
콜레라 등 전염병을 이겨내기 위해 수돗물에 염소소독제를 함유시켜 전염병의 위협으로부터는 벗어났지만 염소 소독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되는 발암물질인 트리할로메탄 등의 2차 오염물질에 대한 대응과 비슷하다.
‘미세플라스틱’은 생활의 편리성을 위해 철기그릇, 구리그릇, 사기그릇(세라믹)을 뒤로 하고 플라스틱시대로 접어들면서 버려진 플라스틱들이 자연과 결합해 발생시키고 있는 2차적 환경오염물질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통상적으로 5mm 미만을 지칭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들에 대한 분석방법의 표준화 등 연구가 최근에서야 이뤄지고 있다.
섬유유연제, 화장품, 생수, 어패류, 소금, 정수기, 활성탄, 수도파이프 뿐만 아니라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품류에서도 검출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수도권 상수원인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 최소 11억 개에 이르는 페인트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원대 김만구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이 2021년 밝힌바 있다.
플라스틱 재질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폴리비닐클로라이드, 폴리비닐알코올 등 다양하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세안제, 샴푸, 치약, 화장품 등에 많고 2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류, 가방, 포장지, 컵, 병, 산업용 및 어업용의 플라스틱 제품이 물리·화학적으로 파쇄되거나 분해돼 만들어진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인 3년 전 미국 비영리언론단체(ORB)가 전 세계 수돗물에서는 83%, 먹는샘물은 93%가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되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2017~2018년 조사,ORB Media : 수돗물(14개국, 159건)와 먹는샘물(9개국 259건)을 조사하면서부터다.
국내에서는 해양수산환경기술개발사업에서 실시한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위해성 연구(2015∼2020)’ 결과 전국 12개 해안에서 서식하는 자연산 굴과 담치에서 1g 당 최대 0.83개(평균값 0.33개, 검출률 96%)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서해·남해 7개 해안 바지락에서 1g 당 최대 1.03개(평균값 0.43개, 검출률100%), 어류 6종에서 개체 당 최대 4.33개(평균 1.54개, 검출률 100%)가 검출되었다.
바닷새 11종 중 5종(바다비오리, 회색머리아비, 바다제비, 괭이갈매기, 바다쇠오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바다제비에서는 최대 20개의 플라스틱(검출률 42.1%)이 소화관에서 검출됐다. 바다거북 폐사체에서도 83%가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는데 1개체에서 최대 229개의 플라스틱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자료에 의하면 한 사람이 일주일간 삼키는 미세플라스틱 알갱이는 2000개 정도로 무게로 따지면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5g ,한 달 기준으로는 칫솔 무게와 비슷한 21g, 연간으로는 250g에 이른다고 했다.
플라스틱이 자외선을 받으면서 광분해로 생긴 2차 미세플라스틱은 그 성분이 완전히 달라지고 체내에 들어가 독성을 발생시킨다. 바닷물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굴과 조개류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듯이 인간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소금은 바닷물로 생산하고 있어 미세플라스틱의 공포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의 소금 등 먹거리와 섬유유연제, 화장품, 생수 등 다양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얼마나 함유되고 있는지는 아직은 자료가 빈약하다.
소비자단체가 최근 분석기관에 의뢰한 시중에 판매 중인 섬유유연제 12종 중에서 피앤지의 다우니 보타니스 코튼, 레노아 해피니스, 다우니 레몬그라스 3개 제품, 피죤의 리치퍼퓸 로맨틱 플라워, 리치퍼퓸 시그니처 미스틱 2개 제품 등 총 5종의 섬유유연제에서 50㎛ 미만의 캡슐로 추정되는 구형(공 모양)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피앤지 3개 제품에서 검출된 물질은 멜라민 수지로 추정되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캡슐로 추정되는 손상된 모양의 구형 입자로 확인됐다. 피죤 2개 제품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폴리아크릴레이트계열로 추정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포장육이나 어류의 포장 용기 안에는 고기 핏물을 흡수해주는 얇은 패드가 대부분 들어있다. 이 흡착 패드는 고기 등 음식물이 닿는 곳에는 부직포로 싸여 있고, 그 안에 SAP라고 하는 고흡수성수지(Super Absorbent Polymer), 폴리에틸렌(PE) 재질로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이뤄져있다.
국회 안호영 의원실이 지난해 3개의 마트에서 소고기 200g를 구입해서 전문시험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플라스틱은 평균 1.60mg이고, 개수는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플라스틱(75µm 크기)이 약 7200개 검출되었다. 그보다 작은 30µm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약 11만개나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기후행동 소속 회원들이 지난해 10월 7일 국회 정문 앞에서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필터 부착 의무화 등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미세플라스틱 분석이 수질분석처럼 범용화 되었다면 건강한 소비자들에 의해 다양한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낼 수도 있다.
국립기관 등에서는 최근에서야 시험분석장비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플라스틱의 생체위험성과 나노플라스틱의 독성 및 표준물질 개발·분석법의 개발 등 기본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적인 동향과 동일선상에서 분석기법을 개발하고 연구에 돌입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환경을 염려하는 사려깊은 유럽의 소비자들은 세탁수를 통해 배출되는 미세섬유가 해양으로 유입되는 비중이 큰 세탁기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만이라도 저감하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프랑스는 미세플라스틱 대응을 위한 규제를 도입해서 세계 최초로 2025년 1월부터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합섬섬유 제거용 필터 장착을 의무화 했다.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기업이 이를 받아들여 상품개발에 나섰으며 정부는 관련 법을 개정하는 친환경 순환경제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세탁수와 같은 시스템에 대한 정밀여과장치는 이미 고도화된 기술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응용만 하면 충분히 국내 세탁기에서도 1년 이내로 출시될 수 있다.
기업도 친환경기업으로 탈바꿈하여 다이내믹하게 제품의 변혁을 꾀할 수 있다. 소비자가 동참하고 기업이 제품의 전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의 원초적 죄의식으로부터 벗어나는 동반자적 친환경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생활환경의 보폭과 활동반경이 좁혀지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과 택배를 통한 배달이 급증하고 외출 및 외식을 자제하면서 플라스틱 및 일회용품 사용량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산기업들은 물론 주방용품이나 식기류부터 플라스틱 재질 사용을 금지하는 법과 소비자들의 실행 의지가 다이내믹스하게 행동하는 사회로 전환돼야 한다.
지금도 우리의 밥상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생선이나 국물 속에 스며 매일같이 올려지고 있다.
(2022.1,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