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수영 지역에서 정초에 가가호호 방문하여 지신을 밟아주던 걸립 형식의 민속놀이로 2014년 1월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 22호로 지정 되었다. 수영水營이라는 지명은 좌수영左水營의 준말로, 조선 선조 때에 경상좌도慶尙左道 수군절도사영水軍節度使營이 자리 잡고 있어서 붙여졌다. 현재는 부산 수영구의 수영동·망미동·민락동·광안동 일대를 지칭한다. 수영 지역 사람들은 풍농을 기원하는 의식과 그에 따른 놀이를 즐겨 왔다. 농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지신밟기의 풍물은 농사를 지을 때는 물론, 집터를 다질 때나 마을의 잔치 또는 세시에 마을의 안녕과 잡귀를 쫓는 의례로서의 기능도 했다. 수영 지신밟기는 음력 정월 초사흘에서 나흘경부터 열흘 가량 ‘야류계’가 주동이 되어 집집마다 돌아 다니면서 걸립 형식으로 행해졌다. 마을 주민들의 안과태평安過太平을 빌어 주는 것과 함께 곡식과 돈을 거둬 정월 대보름에 놀았던 수영 야류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였다. 지신밟기는 역사적으로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수영 지신밟기의 시작은 수영 야류의 형성 시기와 경비 조달을 위해 놀았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250∼300년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수영 지신밟기는 단순한 걸립의 목적뿐만 아니라 수영 야류와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행해 졌지만, 현재는 독립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수영 지신밟기의 연희는
① 당산풀이와 우물풀이,
② 대문(인사)풀이,
③ 생원댁 풀이,
④ 마당밟기 및 기旗소각제의 네 마당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마당은 당산풀이와 우물풀이로 마을의 신들에게 지신밟기를 한다고 고하며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먼저 수영 산정머리에 있는 송씨 할매당에 가서 제사를 올리며 당산풀이를 하고, 마을의 동편에 있는 최영 장군당에 가서 제사를 드리며 풀이를 한다. 다음으로 먼물샘에 제사를 올리는 우물풀이를 마쳐야 본격적인 각 가정의 지신밟기에 들어간다. 둘째 마당은 상쇠가 놀이패를 이끌고 미리 알려 놓은 집(생원 댁)으로 가서 하는 대문풀이이다. 상쇠는 문전에 기를 세우고 쇠를 울리며 지신을 밟으러 왔다고 주인에게 아뢴다. 그런 다음 마당으로 들어가 벽사진경을 빌어 주는 대문풀이에 이어, 한마당 춤놀이를 한다. 한마당 춤놀이에는 수영 지역 특유의 덧배기춤 한마당이 이루어지고, 아울러 놀이패는 소고춤과 북춤 등을 춘다. 그 동안 주인은 대청마루에 제상을 차리고 고사를 지낸다. 한편 놀이패는 셋째 마당인 생원댁 풀이를 시작한다. 성주풀이─조왕풀이─장독풀이─고방풀이─삽짝풀이의 순서로 지신을 밟으며 풀이를 한다. 놀이패는 “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라고 외치며 마지막 삽짝풀이를 끝낸다. 집안의 지신밟기가 마치면 주인은 마당에다 주안상을 차리고 놀이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술과 안주를 대접한다. 그리고 주인은 지신밟기의 대가로 돈이나 곡식을 주고, 사령은 이를 받아 야류의 경비로 쓰기 위해 자루에 담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이 고조되면 다시 한 번 마당을 밟아주는 넷째 마당으로 들어간다. 한 마당 춤판을 벌인 후에, 각 가정을 돌아 다니며 지신밟기의 목적인 잡귀 잡신은 물리치고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지신을 밟는다. 마지막으로 문전에 세워 두었던 기를 소각하는 ‘기소각제’에 들어간다. 기를 태우면서 액을 불사르는 ‘기소각제’는 일종의 송액送厄의례로 볼 수 있는데, 올해에 썼던 기는 다시 쓰지 않고 불태우면서 고을의 태평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로서 행해졌다. 수영 지신밟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풍물을 치는 악사들이고, 다른 하나는 악사의 뒤를 따라다니며 춤을 추는 등 극적인 표현을 주로 맡은 잡색들이다. 악사들은 악기로써 잡귀잡신을 쫓기도 하지만 모든 풀이의 반주를 맡는다. 악사 앞으로 기를 든 기수가 선두에 서고, 악사는 상쇠를 비롯해 호적·징·장구·북·소고 등으로 구성된다. 다음으로 악사의 뒤를 이어 선 잡색은 사대부, 팔대부, 집주인(김생원), 주인마님, 포수, 각시, 머슴, 문서잡이, 사령, 총각, 걸인, 마을 사람 등으로 이루어졌다. 잡색은 주로 악사들의 풀이 사이에 재담을 하거나 서로 어울려 촌극을 벌이거나 또는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주위 사람들을 웃기기도 한다. 수영 지신밟기 악사들의 복색을 살펴보면, 설쇠재비와 나머지 풍물꾼은 흰 바지 저고리 위에 옥색 조끼를 입고, 마름모꼴 종이 위로 오색의 종이꽃을 매단 고깔을 쓰고, 짚신을 신는다. 버꾸재비는 흰 바지저고리 위에 어깨 좌우로 청색과 황색의 채단을, 허리에는 홍색의 채단을 두르고 오색 고깔을 쓴다. 또한 잡색은 각 인물의 성격에 맞는 복색을 한다. 수영 지신밟기의 장단은 ‘길쇠장단’, ‘자진 덧배기 장단’, ‘느린 덧배기 장단’, ‘휘모리’ 등이쓰인다. 당산풀이까지는 ‘길쇠장단’으로 이동하고, 당산풀이 이후는 ‘자진 덧배기 장단’으로 우물풀이와 대문풀이 등을 한다. 집주인의 마당에서 이루어지는 한마당 춤놀이에서는 ‘느린 덧배기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수영 지역의 풍물 장단은 느린 메나리조로 시작하여 점차 자진 덧배기(자진모리)장단으로 넘어간다. 다른 지역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기교의 다양함도 부족하여 다소 단조롭게 들릴 수도 있지만, 순박 하면서도 투박한 표현은 수영 지신밟기 장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영 지신밟기는 마을과 각 가정의 안녕, 그리고 풍농을 기원하는 의례적 놀이로 전해 왔다. 특히 걸립의 목적뿐만 아니라 수영 야류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놀았다는 것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지신밟기 가운데 마지막 절차인 ‘기소각제’는 기를 태우면서 액을 불사르는 의미로 이루어졌다. 또한 수영 지신밟기의 풍물 장단은 다른 지역보다 더 느리다는 특징이 있으며, 수영 지역 특유의 덧배기춤과 어우러지는 토속적인 장단이라 할 수 있다
출처 : 한국 민속예술 사전 (수영 지신밟기)
사진 : Google & 수영고적 민속예술 보존회
첫댓글 오늘은 한국의 민속놀이 시리즈 두번째 수영 지신밟기를 소개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밀양 백중놀이를 소개 하겠습니다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