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바닷고기인 점농어가 잡힌다
엊그제 한강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낚시 허용구간인 강서구 염창동 앞 한강변에 낚시질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그래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낚시질하는 것을 곁눈질해보니 강에서 볼 수 없는 낯선 고기들을 연신 낚아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름을 물어보니 바닷고기인 ‘점농어’란다.
요즘, 한강과 안양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성산대교와 선유도 인근 한강변에는 점농어를 낚으려는 낚시꾼들로 북적거린다. ‘점농어’는 서해안에 서식하는 농어과의 고기로 등쪽은 회청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을 띠며, 등쪽과 지느러미에 여러 개의 검은 점이 찍혀 있다. 그리고 다 자라면 두 뼘 크기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째서 바다 물고기인 점농어가 민물인 한강에서 잡히는지 궁금해서 낚시꾼에게 물어보니 원인은 모르지만 이태 전부터 농어가 서해에서 떼지어 한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한강에 점농어를 잡으려는 낚시꾼들이 몰린다고 한다.
한강은 서해에 연해 있는 다른 강들과 마찬가지로 조수간만의 영향을 받는 ‘감조하천’이다. 따라서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한강 잠수교까지 밀려온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전에는 한강에서 바닷고기인 학꽁치가 잡히는 것은 보았으나 점농어가 잡힌 적이 없었는데 어떤 까닭인지 모르겠다.
태종실록이나 지봉유설과 같은 옛 문헌에는 고래가 한강 중류까지 올라왔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인 1922년 9월 18일자 동아일보에 5.4m 크기의 고래가 한강에 나타났다는 기사가 실려 있으려니와 이즈음에도 한강에서 국제멸종위기종인 돌고래 ‘상괭이’의 사체가 종종 발견되곤 한다.
이따금 한강에 고래가 올라올진대 어쩌면 점농어가 잡히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겠다. 낚싯대를 편지 한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낚시꾼의 어망을 들어보니 20~30cm 크기의 점농어가 예닐곱 마리나 들어 있었다. 어쨌거나 요즘 세월이 하수상하니 보이는 것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