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경제교육의 시작, 용돈
재테크 붐이 불면서 어린이 경제교육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기 시작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돈의 가치를 깨닫고, 올바른 소비생활이 습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올바른 경제관념을 잡아주는 가장 좋은 수단은 ‘용돈교육’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기적이든 부정기적이든, 많든 적든 자녀들에게 주게 되는 용돈. 얼마나, 어떻게 주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Part1. 경제교육의 시작, 용돈
자녀가 풍요로움 속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돈을 물려주는 것도 좋지만 돈을 잘 버는 법, 더 나아가 돈을 잘 다루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현명할 것이다. 용돈교육은 그 첫 단계이며 절대 변하지 않을 올바른 습관을 기를 수 있는 기회다.
용돈이란 아이들이 부모나 보호자에게 받는 일정한 금액을 말하며, 정해진 기간과 범위 내에서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용돈은 아이에게 최소한의 자유와 동시에 책임감을 준다.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용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초반에 다 써버린다면 일정 기간 안에서는 더 이상 다른 욕구를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 책임은 고스란히 스스로 져야 한다.
무엇이든 부모가 다 해주던 시기를 지나 처음으로 용돈을 받기 시작할 때, 아이는 해방감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무조건 돈을 쥐어줄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용돈 사용법을 가르쳐줘야 하는 이유다.
용돈은 경제교육의 첫걸음
평소 돈을 쉽게 써버리는 성향의 사람은 웬만해서는 욕구를 자제하기 힘들다. 이처럼 한 번 구축된 경제관념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면 어른이 되어서도 좋은 습관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는 법.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 용돈은 경제교육의 첫 단계이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용돈을 통해 아이는 독립심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고 신용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아이가 용돈을 받으면 피자를 사먹거나 오락실에 가는 등 여러 가지 소비를 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기간 내에 잘 분배하지 못하고 초반에 다 써버릴 수도 있다. 이때 돈을 쓴 것에 대해 책임을 묻기보다 지켜봐주는 게 필요하다. 다만 다음번 용돈을 줄 때까지 추가로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약속과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느끼게 되고 계획성 있게 돈을 써야 한다는 것, 돈에 대한 책임감까지도 알게 될 것이다. 용돈을 받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는 일정한 한계 안에서 욕구를 해소하는 과정을 통해 자제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다.
용돈을 주는 법은 따로 있다
용돈의 범위도 정해야 한다. 이왕이면 ‘차비까지 포함한다’거나 ‘간식을 사먹는 것까지 포함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것이 좋다. 아이를 부양하는 입장에서 쓰는 돈과 아이에게 맡기는 돈의 영역은 분명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용돈교육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고 아이로 하여금 정확한 소비 패턴을 익히게 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영역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용돈 사용법을 가르쳐라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면, 용돈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아이에게 돈을 그냥 주어버리고 말면 그건 교육이 아니다. 아이는 용돈 쓰는 법을 통해 물건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시간과 비용적인 측면까지 생각하면서 전반적으로 사고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똑같은 물건의 값이 싸고 비싼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것을 사는 게 더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인지에 대해 설명해주자. 또, 이 과정에서 더 중요한 일에 용돈을 먼저 써야 한다는 것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동화책을 사야 하는데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장난감이 필요하다. 하지만 둘 다 사기에는 용돈이 모자란 상황. 이처럼 한정된 상황 안에서 어느 하나를 택해야 하는 순간은 언제든 있기 마련이다. 그때마다 우선순위를 정해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소비에 있어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건 절약이다. 꼭 필요한 일에 필요한 만큼만 쓴다는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절약의 미덕에 대해 설명한답시고 무조건 아껴야한다는 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배가 고픈데 돈을 아끼기 위해 억지로 참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무언가를 사기 전 꼭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아이에게 용돈 사용을 전적으로 맡겨두면 초반에는 용돈 관리법이 익숙지 않아 골고루 나눠 쓰지 못하고 초반에 몰아 쓰는 등 약간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추가적으로 돈을 더 주면 체계가 무너진다. 아이 스스로 책임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도 추가로 줘서는 안 되는 게 원칙이다. 만일 피치 못할 상황이라면 일정한 대가를 치르게 한 후에 추가로 주는 것이 좋다. 그 대가라는 것은 일종의 아르바이트로 ‘구두닦이’ ‘부모님 안마’ 등이 될 수 있겠다. 물론, 그냥 할 수 있는 일에 용돈을 걸면 나중에 용돈을 포기하고 그 일도 안 하겠다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면에서 다소 조심스러울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자기 방 청소’ ‘책 정리’ 등 본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용돈을 걸면 안 된다.
저축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용돈을 받으면 얼마가 되었든 반드시 저축부터 하도록 습관을 들이자. 여기서 더 나아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알려주자. 적은 돈이라도 모이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의 태도다. 어린이 경제전문가 하태영 씨는 부모가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보다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몇 해 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에게 돈에 대한 교육을 시켜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돈에 대한 것은 부모에게 배웠다고 대답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부모를 보면서 돈에 대해 배운다는 것이죠. 용돈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이 되는 건 부모의 역할입니다. 아이에게 아무리 용돈 기입장의 중요성을 알려주어도 막상 부모가 가계부를 쓰지 않는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